정초(庭草) -완당 김정희- 정초(庭草) 하나 하나 신발 자국 어제 지난 나머진데 / 一一屐痕昨見經 덥수룩이 그새 자라 섬 뜰을 입혔구나 / 蒙茸旋復被階庭 기봉은 가장 이 봄바람이 교묘하여 / 機鋒最有春風巧 붉은 색 발라 놓고 또 푸른 색 점을 찍네 / 纔抹紅過又點靑 [주D-001]기봉(機鋒) : 불가의 용어인데 석씨가 .. ▒ 완당김정희 ▒ 2007.03.14
대정촌사(大靜村舍) -완당 김정희- 대정촌사(大靜村舍) 녹반이라 단목이라 자금우(紫金牛)의 껍질로서 / 綠礬丹木紫牛皮 주묵이 어수선히 가로 세로 발라졌네 / 朱墨紛紛批抹之 공고(工庫)의 온갖 문서 너무도 빛을 내니 / 工庫文書生色甚 뒤집어 벽 발라라 시를 보나 마찬가지 / 背糊村壁當看詩 ▒ 완당김정희 ▒ 2007.03.14
영주 화북진 도중(瀛州禾北鎭途中) -완당 김정희- 영주 화북진 도중(瀛州禾北鎭途中) 마을 안 아이들이 무얼 보려 모였는지 / 村裏兒童聚見那 귀양살이 면목이 하도나 가증한데 / 逐臣面目可憎多 끝끝내 백천 번을 꺾이고 갈릴 때도 / 終然百折千磨處 임의 은혜 멀리 미쳐 바다 물결 아니 쳤네 / 南極恩光海不波 [주D-001]귀양살이[逐臣] : 임금에게서 추.. ▒ 완당김정희 ▒ 2007.03.14
정동록 혼성문집 뒤에 제하다[題鄭東麓渾性文集後] -완당 김정희- 정동록 혼성문집 뒤에 제하다[題鄭東麓渾性文集後] 자고의 시격에다 채진의 놀음이라 / 鷓鴣詩格采眞遊 열 자의 황진 속엔 두각(頭角)을 내지 않아 / 十尺黃塵不出頭 후파(侯芭)를 힘입어서 일판향(一瓣香)을 전수하니 / 賴有侯芭傳一瓣 옛날의 기주에는 현정이 적적하이 / 玄亭寂寂古岐.. ▒ 완당김정희 ▒ 2007.03.14
국오 상인에게 주다[贈菊上人] -완당 김정희- 국오 상인에게 주다[贈菊上人] 법유 또한 세미에 참여한 일 없었는가 / 法乳亦參世味無 둘이 아닌 그 이치 문수에게 증하련다 / 欲將不二證文殊 모를레라 오막집 계산의 외진 곳에 / 未知茆屋溪山處 도리어 권문 세가 부귀도(富貴圖)가 걸렸으니 / 還掛朱門富貴圖 [주D-001]법유 : 불가(佛家)의 용.. ▒ 완당김정희 ▒ 2007.03.14
관악 절정에 올라 읊어 최아서에게 주다[登冠岳絶頂 唫與崔鵝書] -완당 김정희- 관악 절정에 올라 읊어 최아서에게 주다[登冠岳絶頂 唫與崔鵝書] 먼 묏부리 한 가닥에 실버들 천 오라기 / 遙岑一抹柳千絲 갈매기 해오라빈 물안개와 성긴 비에 / 正是鷗煙鷺雨時 용산이라 입구로 배돛을 올리련다 / 帆身欲上龍山口 서녘 바람 고이 불고 썰물은 느릿느릿 / 無恙西風汐水遲 ▒ 완당김정희 ▒ 2007.03.14
김생 여균의 칠가를 조롱하다[嘲金生如筠漆痂] -완당 김정희- 김생 여균의 칠가를 조롱하다[嘲金生如筠漆痂] 대낮이라 산꼭대기 갓 그림자 돌아오니 / 卓午山頭笠影回 노란 게는 속절없이 면지를 시새우네 / 蟹黃空敎面脂猜 인생이 넉넉히도 소상반점 얻었으니 / 人生贏得瀟湘點 칠원이라 노리(老吏)를 만나보고 온 게로군 / 曾見漆園老吏來 [주C-001]칠가 : .. ▒ 완당김정희 ▒ 2007.03.14
오수재를 생각하다. 이때 남한에 있었음[憶吳秀才 時在南漢] -완당 김정희- 오수재를 생각하다. 이때 남한에 있었음[憶吳秀才 時在南漢] 현절사 사당 앞의 옛 놀이를 기억커니 / 顯節祠前記舊遊 백 년이라 세상 일은 시름을 못 이기네 / 百年世事不勝愁 묽은 구름 가랑비 아득한 그곳에는 / 淡雲微雨依然處 좋은 국화 시든 난초 또 한번 가을이리 / 佳菊衰蘭又一秋 나무에는 서.. ▒ 완당김정희 ▒ 2007.03.14
작소(鵲巢) -완당 김정희- 작소(鵲巢) 기쁜 까치 째작째작 띠 집을 맴돌아라 / 喜鵲喳喳繞屋茆 창 남쪽의 한 덩이 둥지를 마주했네 / 窓南直對一丸巢 청성 땅을 새로 오면 침도 감히 못 뱉는데 / 新來不唾靑城地 정상 뚫는 은광을 언감히 포기하리 / 透頂恩光敢自抛 [주D-001]청성 땅……못 뱉는데 : 고시에 "不.. ▒ 완당김정희 ▒ 2007.03.14
운종의 산수정에 제하다[題雲從山水幀] -완당 김정희- 운종의 산수정에 제하다[題雲從山水幀] 고모의 난화분은 기이한 정섭이요 / 高帽花盆奇鄭燮 무림이랑 허각은 절묘한 우망일레 / 茂林虛閣妙虞望 오늘에야 진면목 참예하게 되었는데 / 今日同參眞面目 하물며 두근(杜菫)이라 고광도 겸했구려 / 況又兼之杜古狂 [주D-001]정섭 : 청 나라 사람. 호는 판교(.. ▒ 완당김정희 ▒ 2007.03.14
계명(鷄鳴) -완당 김정희- 계명(鷄鳴) 젊어서는 닭 울어야 잠자리에 들었는데 / 年少鷄鳴方就枕 늙어지니 베개 위서 닭울음을 기다리네 / 老年枕上待鷄鳴 삼십여 년 지난 일을 고개 돌려 헤아리니 / 轉頭三十餘年事 소멸되지 않은 것은 다만 저 두어 소리 / 不道銷磨只數聲 ▒ 완당김정희 ▒ 2007.03.14
주야운의 그림에 제하다[題朱野雲畫] -완당 김정희- 주야운의 그림에 제하다[題朱野雲畫] 십 년이라 가슴속에 가득찬 구학의 정 / 十載胸中邱壑情 주야운(朱野雲)의 묵묘는 자연에서 이뤄졌네 / 野雲墨妙自天成 한 거문고 한 학이 도리어 다사하니 / 一琴一鶴還多事 다섯 말은 오직 그림만 싣고 떠나가네 / 五馬惟須載畫行 [주D-001]한 거문고.. ▒ 완당김정희 ▒ 2007.03.14
안시성(安市城) -완당 김정희- 안시성(安市城) 묶어 세운 뭇 봉우리 들은 넓어 펑퍼지고 / 群峯束立野鋪張 거탁(車鐸)은 쩔렁 쩔렁 한벌을 지나가네 / 車鐸連聲度大荒 성 위에는 이제껏 당 나라 시대 달이 / 城上至今當代月 반분은 이지러져 남은 빛을 비추누나 / 半分虧得照餘光 ▒ 완당김정희 ▒ 2007.03.14
부옥도에 자제하여 서원 선생의 전정을 위함[自題蔀屋圖 爲犀園先生篆正] -완당 김정희- 부옥도에 자제하여 서원 선생의 전정을 위함[自題蔀屋圖 爲犀園先生篆正] 떠나는 임 보냈어라 가을 회포 요락하니 / 秋懷搖落送君行 푸른 바다 큰 고래라 정성을 상상하네 / 碧海鯨魚想政聲 연운의 일말은 한만한 것 아닐진대 / 煙雲一抹非閒漫 오마를 거느려도 부옥의 정 잊지 마오 / 五馬無忘.. ▒ 완당김정희 ▒ 2007.03.14
가을날 서벽정에 올랐는데..-완당 김정희- | 가을날 서벽정에 올랐는데 사의가 불결한 병이 있어 따라오지 못했다. 이튿날 빗속에 구첩의 절구를 부쳤는데 모두가 바로 병을 말한 문자였다. 나 역시 제2수 이하에 많이 언급하여 조롱하였다[秋日上棲碧亭 士毅有不潔疾 不能從 翌日雨中寄九疊絶句 專是說病文字 余亦於第二首以下多及之 仍以嘲.. ▒ 완당김정희 ▒ 2007.03.14
황산의 묵죽소정에 주제하다[走題黃山墨竹小幀] 4수 -완당 김정희- 황산의 묵죽소정에 주제하다[走題黃山墨竹小幀] 4수 절묘할사 부채 머리 푸른 옥 한 가지여 / 妙絶扇頭綠玉枝 붓 휘두를 그때에 이재가 지켜봤네 / 彝齋親見灑毫時 가을 내내 산중에서 병 요양 한다더니 / 三秋養疾山中日 이 격을 만들 줄은 생각조차 못했거든 / 未料君能此格爲 반갑게도 그대.. ▒ 완당김정희 ▒ 2007.03.14
종씨가 달성에 행차하므로 애오라지 다섯 절구를 부쳤는데 각기 속이 있다[從氏作達城行 聊寄五絶句 各有所屬] 5수 -완당 김정희- 종씨가 달성에 행차하므로 애오라지 다섯 절구를 부쳤는데 각기 속이 있다[從氏作達城行 聊寄五絶句 各有所屬] 5수 꿈속에 본 남녘 땅은 사시 장창 봄빛이라 / 夢中南戒四時春 정연만을 위해서랴 심신 또한 서글프이 / 不爲情緣亦愴神 아녀라 풍운이라 의탁한 바 하 많으니 / 兒女風雲多寄托 매화부는.. ▒ 완당김정희 ▒ 2007.03.14
주야운이 유월 초삼일에 술을 걸러 나의 생일을 차리겠다고 언약했으므로 -완당 김정희- 주야운이 유월 초삼일에 술을 걸러 나의 생일을 차리겠다고 언약했으므로 이날을 당하여 가물거리는 회포를 금하지 못해 되는 대로 시 한 수를 짓다[朱野雲約於六月初三 瀝酒作余生朝 當此日 不禁黯然 率成一詩] 하늘가의 한줌 눈물 그림 폭이 새로운데 / 天涯涕淚畫圖新 오늘은 유월 .. ▒ 완당김정희 ▒ 2007.03.14
추일만흥(秋日晩興) 3수 -완당 김정희- 추일만흥(秋日晩興) 3수 도황 해자 좋은 철을 서울에서 지내자니 / 稻黃蟹紫過京裏 기러기 나는 -원문 결- 가에 가을 흥이 끝이 없네 / 秋興無端鴈□邊 어정이라 저기 저 낚싯줄 늘인 곳에 / 最是漁亭垂釣處 갈매기 해방인 양 자유로이 조으누나 / 任放沙禽自在眠 지붕머리 은하수라 유기는 빗겼.. ▒ 완당김정희 ▒ 2007.03.14
전추(餞秋) 4수 -완당 김정희- 전추(餞秋) 4수 말을 주며 비끼인 저 기럭 글자 바라보니 / 贈言爭看雁書斜 서녘 바람 서글픈 구우의 집이로세 / 惆悵西風舊雨家 늙은 국화 철을 따라 가지를 아니하니 / 老菊不隨時節去 가을 꽃이 내일이면 바로 겨울 꽃이로세 / 寒花明日是冬花 몇 섬들이 조각배는 지는 잎 싣고 가니 / .. ▒ 완당김정희 ▒ 2007.03.14
서벽정 가을날[棲碧亭秋日] [2] -완당 김정희- 서벽정 가을날[棲碧亭秋日] [2] 하나 둘의 새소리 옛 거문고 간맞추고 / 一二禽聲叶古琴 사양은 빤히 비쳐 긴 숲을 지나가네 / 斜陽明瑟過脩林 이름 난 샘 한가로운 공양과 흡사하니 / 名泉恰似閒供養 모두 구름에 졸고 돌에 앉은 사람일레 / 俱是眠雲跂石人 ▒ 완당김정희 ▒ 2007.03.14
관서에 노니는 심호 장인을 보내다[送心湖丈人遊關西] 2수 -완당 김정희- 관서에 노니는 심호 장인을 보내다[送心湖丈人遊關西] 2수 도망 노래 멎자마자 최장시를 지었는데 / 悼亡纔罷賦催粧 달밤의 선소소리 다시금 애를 끊네 / 明月仙蕭更斷腸 한가지의 매화가 탄식을 하는 듯이 / 一枝梅花如歎息 바람 앞에 소진왕을 창 불러 보내누나 / 臨風唱送小秦王 추운 겨울 .. ▒ 완당김정희 ▒ 2007.03.14
중양(重陽) -완당 김정희- 중양(重陽) 솜 갖옷 으시으시 새벽 서리 스쳐 가니 / 緜裘凄薄拂晨霜 붉은 잎 푸른 산에 외길이 기나 기네 / 紅葉靑山一路長 객지의 서녘 바람 나를 아니 저버리니 / 客裏西風還不負 고운의 사당 아래 중양이 맞이하네 / 孤雲祠下展重陽 ▒ 완당김정희 ▒ 2007.03.14
도중(途中) -완당 김정희- 도중(途中) 갓 개인 들녘 물에 해오라비 맴도는데 / 野水初晴白鳥廻 가을 바람 말 몰아라 고성의 모퉁이서 / 秋風驅馬古城隈 밥 아니 먹어도 오히려 배부르니 / 縱然不食猶堪過 뭇 곡식 향기 속에 십리를 거쳐 왔네 / 䆉稏香中十里來 ▒ 완당김정희 ▒ 2007.03.14
취우(驟雨) -완당 김정희- 취우(驟雨) 나무 나무 더운 바람 잎 잎이 나란한데 / 樹樹薰風葉欲齊 두어 봉 서쪽에는 비 짙어 새카맣네 / 正濃黑雨數峯西 청개구리 한 마리 쑥빛보다 새파라니 / 小蛙一種靑於艾 파초 잎에 뛰어 올라 까치 울음 흉 내누나 / 跳上蕉梢效鵲啼 ▒ 완당김정희 ▒ 2007.03.14
간산(看山) 2수 -완당 김정희- 간산(看山) 2수 천 폭의 가을산은 난마준이 이 아닌가 / 秋山千幅亂麻皴 내민 골짝 긴 숲은 점염이 새롭구려 / 陡壑脩林點染新 이로부터 돌 뿌리는 한 자 길이 전혀 없어 / 從此石根無尺大 저울 눈금 접고 포개 날카롭게 만들었네 / 錙銖摺疊作嶙峋 천태산의 시게는 원.. ▒ 완당김정희 ▒ 2007.03.14
연경에 들어가는 조운경을 보내다[送曺雲卿入燕] -완당 김정희- 연경에 들어가는 조운경을 보내다[送曺雲卿入燕] 솔 비람에 돌 솥이라 묵연이 참다우니 / 松風石銚墨緣眞 향연기 한 오라기 생각마다 지난 일들 / 一縷香煙念念塵 만리라 서로 보는 청안이 예 있으니 / 萬里相看靑眼在 소재에 또 하나의 나루 묻는 사람일레 / 蘇齋又是問津人 [주D-001]나루 묻는 .. ▒ 완당김정희 ▒ 2007.03.14
화엄사에서 돌아오는 길에[華嚴寺歸路] -완당 김정희- 화엄사에서 돌아오는 길에[華嚴寺歸路] 부처 머리 가을 산에 푸른 안개 비치는데 / 佛鬘秋山映翠微 백첩이라 수전은 중의 옷을 배웠구려 / 水田百疊學僧衣 종소리 끊기련다 석양이 아슬한데 / 鐘聲欲斷斜陽遠 천 점의 갈가마귀 외론 길손 돌아가네 / 千點寒鴉一客歸 ▒ 완당김정희 ▒ 2007.03.14
북둔에서 꽃을 구경하고 성을 벗어나 구호하다[北屯賞花 出郭口號] -완당 김정희- 북둔에서 꽃을 구경하고 성을 벗어나 구호하다[北屯賞花 出郭口號] 두서너 집 산곽에 아지랑이 갓 걷히니 / 數家山郭翠微開 눈부시게 타올라라 시내 낀 붉은 노을 / 炙眼蒸紅夾磵栽 낯에 부는 번풍이 술 기운을 올리는 듯 / 吹面番風如被酒 곱게 개인 하늘 기운 회대에 가까우이 / 嫩晴天氣近恢台 [주D-.. ▒ 완당김정희 ▒ 2007.03.14
민 행대장의 서장관 행차를 보내다[送閔行臺丈書狀之行] 3수 -완당 김정희- 민 행대장의 서장관 행차를 보내다[送閔行臺丈書狀之行] 3수 인생이 황하수를 건너지 못할진대 / 人生未得渡黃河 요연에 가 본 이도 그 또한 많지 않소 / 看到遼燕亦不多 지구를 감돌자면 무릇 얼마나 될고 / 繞出地毬凡幾許 호도껍질 그 속에서 때 놓칠 걸 한탄하네 / 胡桃殼裏歎蹉跎 우통(尤&am.. ▒ 완당김정희 ▒ 2007.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