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그 소소함에 대하여 (李穡 이색 1328~1396) 가을비가 소소히 내리며 서늘함을 보내오니 작은 창 아래 단정히 앉아 있는 그 맛이 깊고 깊도다 벼슬살이 시름 나그네 근심 모두 잊어버리고서 향불 한 심지 피워 놓고 햇차 한 잔 마신다네 秋雨蕭蕭送薄涼 추우소소송박량 小窓危坐味深長 소창위좌미심장 宦情羈思都忘了 환정기사도망료 一椀新茶一炷香 일완신다일주향 - 이색(李穡, 1328~1396), 『목은고(牧隱藁)』 2권 「추일서회(秋日書懷)」 ▒ 한시모음집 ▒ 2022.10.12
가을날에 님 그리워하며 (추사 秋思 - 李梅窓 이매창) 가을날에 님 그리워하며 秋思(추사)-이매창(李梅窓) 昨夜淸霜雁叫秋(작야청상안규추) 擣衣征婦焉登樓(도의정부언등루) 天涯尺素無緣見(천애척소무연견) 獨倚危欄暗結愁(독의위난암결수) 어젯밤 찬 서리내려 가을 날씨에 기러기가 울어대니 님의 옷 다듬질하던 아낙네는 누대에 올랐어라 하늘 끝까지 가신 님은 편지 한 장도 없으니 높다란 난간에 홀로 기대인 채 남모를 시름 그지없어라. ▒ 한시모음집 ▒ 2019.09.13
마흔 아홉, 늙어감에 대하여 (李鈺 이옥 1760~1815) 마흔 아홉, 늙어감에 대하여 李鈺 이옥 1760~1815 余不知, 女之面之昔之秋水之輕明者, 于何枯木之不揚也? 여우지여지면지 석지추수지경명자 우하고목지불양야 나는 모르겠다. 너의 얼굴에서 지난날엔 가을 물처럼 가볍고 맑던 피부가 어이해 마른 나무처럼 축 늘어졌느냐? 昔之蓮暈而霞晶.. ▒ 한시모음집 ▒ 2017.03.19
哈爾濱歌 합이빈가 (安重根 안중근) 哈爾濱歌 합이빈가 합이빈 노래 安重根 안중근 1879-1910 丈夫處世兮 장부처세혜 사나이 이 세상을 살아감이여 其志大矣 기지대의 그 뜻이 크도다 . 時造英雄兮 시조영웅혜 시대가 영웅을 만드는가 英雄造時 영웅조시 영웅이 시대를 만들도다 雄視天下兮 웅시천하혜 세상을 크게 바라봄이.. ▒ 한시모음집 ▒ 2015.01.10
山中 산중 산속에서 (李珥이이 ) 山中 산중 산속에서 李珥 이이 1536~1584 採藥忽迷路 채약홀미로 약초 캐다 홀연히 길을 잃었는데 千峰秋葉裏 천봉추엽리 일천 봉우리가 가을 낙엽 속에 있네. 山僧汲水歸 산승급수귀 산중 스님이 물 길어 돌아가더니 林末茶烟起 임말다연기 숲 끝에서 차 달이는 연기 피어나네. ▒ 한시모음집 ▒ 2014.12.06
물고기 뛰어오르고 솔개는 날아오르고 (李珥 이이) 물고기 뛰어오르고 솔개는 날아오르고 李珥 이이 1536~1584 魚躍鳶飛上下同 어약연비상하동 물고기 뛰고 솔개 나니 위아래가 한 이치 這般非色亦非空 저반비색역비공 이러한 경계는 색도 아니고 공도 아니네. 等閒一笑看身世 등한일소간신세 무심히 미소를 머금고 내 자리를 돌아보니 獨.. ▒ 한시모음집 ▒ 2014.11.08
술은 나의벗 (李眞望 이진망) 술은 나의벗 李眞望 이진망 1672~1737 頭白窮山裏 두백궁산리 흰 머리로 깊은 산속 들어앉아 婆娑獨自娛 파사독자오 한가롭게 홀로이 즐거워한다 淸幽大抵有 청유대저유 이곳은 맑고도 그윽한 곳이라 喧閙一齊無 훤료일제무 세상 시끄러움 전혀 없다네. 得酒花相勸 득주화상권 술 대.. ▒ 한시모음집 ▒ 2014.10.25
菊花 국화 (徐居正 서거정) 菊花 국화 국화 徐居正 서거정 1420~1488 東籬有佳菊 동리유가국 동쪽 울에 아름다운 국화 폈거니 英英黃金色 영영황금색 꽃마다 다 밝고 고운 황금빛이네. 天地旣鍾精 천지기종정 온천지의 정기가 다 모인 것이라 霜露不敢逼 상로불감핍 서리 이슬조차 감히 침범 못하네 隱逸爾所性 은일.. ▒ 한시모음집 ▒ 2014.10.23
曉雪偶吟 효설우음 눈내리는 새벽에 우연히 읊다 (李植 이식) 曉雪偶吟 효설우음 눈내리는 새벽에 우연히 읊다 李植 이식 1584~ 1647 凍水鳴何細 동수명하세 얼음장 밑으로 쫄쫄 물이 흐르고 深宵靜不風 심소정불풍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고요한 이밤 忽聞山木響 홀문산목향 툭툭 가지 꺽어 지는 소리 들려와 知是雪花濛 지시설화몽 눈꽃 펑펑 내리.. ▒ 한시모음집 ▒ 2014.01.24
歸田園 귀전원 전원으로 돌아가리 (鄭琢 정탁) 歸田園 귀전원 전원으로 돌아가리 鄭琢 정탁 1526~1605 朝暮一何忙 조모일하망 아침저녁 온종일 너무도 바빠 塵中不蹔歇 진중불잠헐 먼지 속에 잠시도 쉬지 못 하네. 靑山樂事多 청산낙사다 청산에는 기쁜 일 많을 터이니 歸去茅將伐 귀거모장벌 돌아가서 띠 풀을 베어보련다 ▒ 한시모음집 ▒ 2014.01.09
立春 입춘 생의 마지막 봄을 맞으며 (李象靖 이상정) 立春 입춘 생의 마지막 봄을 맞으며 李象靖 이상정 1711~1781 風雪蕭蕭夜苦長 풍설소소야고장 바람과 눈 스산한 밤은 몹시도 긴데 寒窓睡罷動晨光 한창수파동신광 잠 깨인 찬 창가엔 새벽빛 흔들린다. 梅香漏洩春消息 매향루설춘소식 매화 향기 새어들어 봄소식 전해오니 大地窮陰一線陽 .. ▒ 한시모음집 ▒ 2014.01.09
賦梅 부매 매화를 노래하다 (兪肅基 유숙기) 賦梅 부매 매화를 노래하다 兪肅基 유숙기 1696~1752 未開躁躁常嫌遅 미개조조상혐지 피지 않았을 땐 더디 핀다 마음 조이다가 旣盛忡忡更怕衰 기성충충경파쇠 활짝 피고 나면 언제 질까 애태워하네 始識邵翁透物理 시식소옹투물리 이제야 알겠네 소옹이 사물을 꿰뚫어보.. ▒ 한시모음집 ▒ 2013.12.04
初雪 초설 첫눈 (柳楫 유집 ) 初雪 초설 첫눈 柳楫 유집 1585~1651 兒童報初雪 아동보초설 아이들 첫눈 온다고 알려오건만 却使老夫驚 각사로부경 늙은이는 도리어 깜짝 놀라네 歲律知將暮 세율지장모 세월에 늙어 감을 알고있기에 餘生問幾齡 여생문기령 남은 여생 얼마인지 따져도보네 靑春無舊伴 청춘무반구 젊은 .. ▒ 한시모음집 ▒ 2013.11.14
別蘇暘谷 별소양곡 소양곡과 이별하며 (黃眞伊(朝鮮) 황진이) 別蘇暘谷 별소양곡 소양곡과 이별하며 黃眞伊(朝鮮) 황진이 1506~1544 月下庭梧盡 월하정오진 은은한 달 빛, 뜨락 오동나무는 잎 다 떨어지고 霜中野菊黃 상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게 피었어요 樓高天一尺 누고천일척 누각은 하늘로 한 자나 높아지고 人醉酒千觴 인취주천상 사람은 취하였소, 술을 천 잔이나 마셨다오 流水和琴冷 유수화금냉 흐르는 물소리는 싸늘한 거문고 가락과 어울리고 梅花入笛香 매화입적향 매화나무 피리 소리에 젖어 꽃 없이도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 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우리 서로 이별한 뒤에 情與碧波長 정여벽파장 헤어져도 마음일랑 저 푸른 강물처럼 길이 이어요 ▒ 한시모음집 ▒ 2007.07.13
九月山 구월산 구월산 (金炳淵 김병연) 九月山 구월산 구월산 金炳淵 김병연 1807~1863 去年九月過九月 거년구월과구월 지난 해 구월 구월산을 지났는데 今年九月過九月 금년구월과구월 금년 구월에도 구월산을 지나네 年年九月過九月 년년구월과구월 해마다 구월이면 구월산을 지나니 九月山光長九月 구월산광장구월 구월의 .. ▒ 한시모음집 ▒ 2007.07.12
四脚松盤 사각송반 (金炳淵 김병연 ) 四脚松盤 사각송반 사각송반 金炳淵 김병연 1807~1863 四脚松盤粥一器 사각송반죽일기 사각 솔소반에 죽 한 그릇 안에 天光雲影共徘徊 천광운영공배회 해와 구름 그림자 떠 아른거리네 主人莫道無顔色 주인막도무안색 주인은 조금도 미안해 마시게 吾愛靑山倒水來 오애청산도수래 나는 청산이 거꾸로.. ▒ 한시모음집 ▒ 2007.07.12
元生員 원생원 원생원 (金炳淵 김병연) 元生員 원생원 원생원 金炳淵 김병연 1807~1863 日出猿生員 일출원생원 해 뜨자 원숭이가 언덕에 나타나 描過鼠盡死 묘과서진사 고양이가 지나가자 쥐가 다 죽는구나 黃昏蚊檐至 황혼문첨지 황혼이 되니 모기 처마에 이르고 夜出蚤席射 야출조석사 밤 되니 벼룩이 자리에서 쏘아 대는구나 ▒ 한시모음집 ▒ 2007.07.12
訓長詩 훈장시 훈장의 노래 (金炳淵 김병연) 訓長詩 훈장시 훈장의 노래 金炳淵 김병연 1807~1863 世上誰云訓長好 세상수운훈장호 세상사람 누가 훈장이 좋다고 하나 無煙心火自然生 무연심화자연생 연기도 나지 않는 마음의 불이 저절로 난다 曰天曰地靑春去 왈천왈지청춘거 하늘 천, 땅 지 하면서 청춘이 다 가고 曰賦曰詩白髮成 .. ▒ 한시모음집 ▒ 2007.07.12
自嘆 자탄 스스로 탄식하다 (金炳淵 김병연) 自嘆 자탄 스스로 탄식하다 金炳淵 김병연 1807~1863 嗟乎天地間男兒 차호천지간남아 슬프다, 세상 남자된 이여 知我平生者有誰 지아평생자유수 내 평새을 알아 줄이 있는가 萍水三千里浪跡 평수삼천리낭적 물 위의 부평초처럼 삼천리 흐르다가 琴書四十年虛詞 금서사십년허사 거문고와 .. ▒ 한시모음집 ▒ 2007.07.12
夏雲多奇峯 하운다기봉 여름 구름 봉우리에 가득 (金炳淵 김병연 ) 夏雲多奇峯 하운다기봉 여름 구름 봉우리에 가득 金炳淵 김병연 1807~1863 一峯二峯三四峯 일봉이봉삼사봉 한 봉우리 두봉우리, 너네봉우리 五峯六峯七八峯 오봉육봉칠팔봉 대 여섯 봉우리, 일 여덟 봉우리들 須臾更作千萬峯 수유경작천만봉 감깐 동안에 다시 천만 봉우리가 되어 九萬長.. ▒ 한시모음집 ▒ 2007.07.12
閑居 한거 한가히 살며 (吉再 길재) 閑居 한거 한가히 살며 吉再 길재 1353∼1419 臨溪茅屋獨閑居 임계모옥독한거 개울가에 초가 지어 혼자 살면서 月白風淸興有餘 월백풍청흥유여 바람 맑고 달 밝으니 기분 상쾌하여라 外客不來山鳥語 외객불래산조어 찾는 이 없어도 산새들 지저귀네 移床竹塢臥看書 이상죽오와간서 나는 대나무 언덕.. ▒ 한시모음집 ▒ 2007.07.12
泮宮偶吟 반궁우음 성균관에서 읊다 (吉再 길재 ) 泮宮偶吟 반궁우음 성균관에서 읊다 吉再 길재 1353∼1419 龍首正東傾短垣 용수정동경단원 용수산 동편으로 낮은 담장 비껴있고 水芹田畔有垂楊 수근전반유수양 미나리 강에 가지 드리운 수양버들 있다네 身雖從衆無奇特 신수종중무기특 몸이야 사람들과 특별히 다른 것 없어도 志則夷齊餓首楊 지칙.. ▒ 한시모음집 ▒ 2007.07.12
足夢中聯句 족몽중연구 꿈에 지은 연구를 완성하다 (吉再 길재 ) 足夢中聯句 족몽중연구 꿈에 지은 연구를 완성하다 吉再 길재 1353∼1419 古今僚友身新變 고금요우신신변 고금의 친구들 몸이 새로 변하니 天地江山是故人 천지강산시고인 천지강산이 곧 내 친구라네 太極眞君應許我 태극진군응허아 하늘의 옥황상제 당연히 나에게 허락했으니 仁心不老自靑春 인심.. ▒ 한시모음집 ▒ 2007.07.12
無題 무제 무제 (吉再 길재) 無題 무제 무제 吉再 길재 1353∼1419 曾讀前書笑古今 증독전서소고금 일찍이 전 사람의 책을 일고 고금을 비웃었더니 愧隨流俗共浮沈 괴수유속공부침 세속에 흘러 부침을 같이 함이 부끄러워라 終期直道扶元氣 종기직도부원기 마침내 기약했네, 바른 도로써 원기를 잡아 肯爲虛名役片心.. ▒ 한시모음집 ▒ 2007.07.11
謝監司南龜蓭送酒 남귀암이 술을 보내온 것에 감사하며 (吉再 길재) 謝監司南龜蓭送酒 사감사남귀암송주 남귀암이 술을 보내온 것에 감사하며 吉再 길재 1353∼1419 五湖仙藥到紫荊 오호선약도자형 오호의 선약이 사립문에 들어오니 顚倒開緘手自傾 전도개함수자경 거꾸로 마개 열고 손으로 직접술병을 기울이네 病骨勝酣回壯骨 병골승감회장골 .. ▒ 한시모음집 ▒ 2007.07.11
金鼇山大穴寺廣寒樓 금오산대혈사광한루 (吉再 길재 ) 金鼇山大穴寺廣寒樓 금오산대혈사광한루 금오산대혈사광한루 吉再 길재 1353∼1419 竹色春秋堅節義 죽색춘추견절의 봄가을 대나무 빛 절개를 굳게 하고 溪流日夜洗貪婪 계류일야세탐람 밤낮 흐르는 개울물 탐욕을 씻어낸다 心源瑩靜無塵態 심원형정무진태 마음의 근원 맑고 고요하여 속기라.. ▒ 한시모음집 ▒ 2007.07.11
卽事 즉사 본대로 느끼어 (吉再 길재) 卽事 즉사 본대로 느끼어 吉再 길재 1353∼1419 盥水淸泉冷 관수청천냉 손을 씻으려니 맑은 샘물 차갑고 臨身茂樹高 임신무수고 앞에 닿아선 무성한 나무 높기도 하다 冠童來問字 관동래문자 관 끈 아이들 찾아와 글자를 물으니 聊可與逍遙 료가여소요 애로라지 그들과 함께 소요하리라 ▒ 한시모음집 ▒ 2007.07.11
三淸洞 삼청동 삼청동(三淸洞) (光海君 (광해군)) 三淸洞 삼청동 삼청동(三淸洞) 光海君 (광해군) 丹壑陰陰翠靄間 단학음음취애간 푸른 아지랑이 사이로, 붉게 물든 골짜기 음침하고 碧溪瑤草繞天壇 벽계요초요천단 골짜기의 아름다운 풀, 산꼭대기를 둘러쌓고 있네 煙霞玉鼎靈砂老 연하옥정영사노 안개와 노을과 옥 솥, 그리고 신령한 .. ▒ 한시모음집 ▒ 2007.07.11
有召命 유소명 소명이 있어 (郭再祐 곽재우) 有召命 유소명 소명이 있어 郭再祐 곽재우 1552∼1617 九載休糧絶鼎煙 구재휴량절정연 구년 동안 양식이 없어 솥에 밥 짓는 연기 끊어지니 如何恩命降從天 여하은명강종천 어찌하여 은혜로운 명령이 하늘로부터 내렸다 하는가. 安身恐負君臣義 안신공부군신의 내 몸을 편안히 함은 군신의 의리 저버릴.. ▒ 한시모음집 ▒ 2007.07.11
歸江亭 귀강정 강정에 돌아와 (郭再祐 곽재우) 歸江亭 귀강정 강정에 돌아와 郭再祐 곽재우 1552∼1617 誤落塵埃中 오락진애중 잘못 속세에 떨어져 三千垂白髮 삼천수백발 삼천 길이나 백발 드리웠네. 秋風野菊香 추풍야국향 가을바람에 들국화 향기롭고 策馬歸江月 책마귀강월 말을 채찍질하여 강월로 돌아오네. ▒ 한시모음집 ▒ 2007.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