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1246

가을비 그 소소함에 대하여 (李穡 이색 1328~1396)

가을비가 소소히 내리며 서늘함을 보내오니 작은 창 아래 단정히 앉아 있는 그 맛이 깊고 깊도다 벼슬살이 시름 나그네 근심 모두 잊어버리고서 향불 한 심지 피워 놓고 햇차 한 잔 마신다네 秋雨蕭蕭送薄涼 추우소소송박량 小窓危坐味深長 소창위좌미심장 宦情羈思都忘了 환정기사도망료 一椀新茶一炷香 일완신다일주향 - 이색(李穡, 1328~1396), 『목은고(牧隱藁)』 2권 「추일서회(秋日書懷)」

가을날에 님 그리워하며 (추사 秋思 - 李梅窓 이매창)

가을날에 님 그리워하며 秋思(추사)-이매창(李梅窓) 昨夜淸霜雁叫秋(작야청상안규추) 擣衣征婦焉登樓(도의정부언등루) 天涯尺素無緣見(천애척소무연견) 獨倚危欄暗結愁(독의위난암결수) 어젯밤 찬 서리내려 가을 날씨에 기러기가 울어대니 님의 옷 다듬질하던 아낙네는 누대에 올랐어라 하늘 끝까지 가신 님은 편지 한 장도 없으니 높다란 난간에 홀로 기대인 채 남모를 시름 그지없어라.

別蘇暘谷 별소양곡 소양곡과 이별하며 (黃眞伊(朝鮮) 황진이)

別蘇暘谷 별소양곡 소양곡과 이별하며 黃眞伊(朝鮮) 황진이 1506~1544 月下庭梧盡 월하정오진 은은한 달 빛, 뜨락 오동나무는 잎 다 떨어지고 霜中野菊黃 상중야국황 서리 맞은 들국화 노랗게 피었어요 樓高天一尺 누고천일척 누각은 하늘로 한 자나 높아지고 人醉酒千觴 인취주천상 사람은 취하였소, 술을 천 잔이나 마셨다오 流水和琴冷 유수화금냉 흐르는 물소리는 싸늘한 거문고 가락과 어울리고 梅花入笛香 매화입적향 매화나무 피리 소리에 젖어 꽃 없이도 향기로워라 明朝相別後 명조상별후 내일 아침 우리 서로 이별한 뒤에 情與碧波長 정여벽파장 헤어져도 마음일랑 저 푸른 강물처럼 길이 이어요

夏雲多奇峯 하운다기봉 여름 구름 봉우리에 가득 (金炳淵 김병연 )

夏雲多奇峯 하운다기봉 여름 구름 봉우리에 가득 金炳淵 김병연 1807~1863 一峯二峯三四峯 일봉이봉삼사봉 한 봉우리 두봉우리, 너네봉우리 五峯六峯七八峯 오봉육봉칠팔봉 대 여섯 봉우리, 일 여덟 봉우리들 須臾更作千萬峯 수유경작천만봉 감깐 동안에 다시 천만 봉우리가 되어 九萬長..

泮宮偶吟 반궁우음 성균관에서 읊다 (吉再 길재 )

泮宮偶吟 반궁우음 성균관에서 읊다 吉再 길재 1353∼1419 龍首正東傾短垣 용수정동경단원 용수산 동편으로 낮은 담장 비껴있고 水芹田畔有垂楊 수근전반유수양 미나리 강에 가지 드리운 수양버들 있다네 身雖從衆無奇特 신수종중무기특 몸이야 사람들과 특별히 다른 것 없어도 志則夷齊餓首楊 지칙..

足夢中聯句 족몽중연구 꿈에 지은 연구를 완성하다 (吉再 길재 )

足夢中聯句 족몽중연구 꿈에 지은 연구를 완성하다 吉再 길재 1353∼1419 古今僚友身新變 고금요우신신변 고금의 친구들 몸이 새로 변하니 天地江山是故人 천지강산시고인 천지강산이 곧 내 친구라네 太極眞君應許我 태극진군응허아 하늘의 옥황상제 당연히 나에게 허락했으니 仁心不老自靑春 인심..

謝監司南龜蓭送酒 남귀암이 술을 보내온 것에 감사하며 (吉再 길재)

謝監司南龜蓭送酒 사감사남귀암송주 남귀암이 술을 보내온 것에 감사하며 吉再 길재 1353∼1419 五湖仙藥到紫荊 오호선약도자형 오호의 선약이 사립문에 들어오니 顚倒開緘手自傾 전도개함수자경 거꾸로 마개 열고 손으로 직접술병을 기울이네 病骨勝酣回壯骨 병골승감회장골 ..

金鼇山大穴寺廣寒樓 금오산대혈사광한루 (吉再 길재 )

金鼇山大穴寺廣寒樓 금오산대혈사광한루 금오산대혈사광한루 吉再 길재 1353∼1419 竹色春秋堅節義 죽색춘추견절의 봄가을 대나무 빛 절개를 굳게 하고 溪流日夜洗貪婪 계류일야세탐람 밤낮 흐르는 개울물 탐욕을 씻어낸다 心源瑩靜無塵態 심원형정무진태 마음의 근원 맑고 고요하여 속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