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선생글 ▒ 204

경주는 땅은 넓고 민가는 조밀하여, 물산은 풍부하고 (경상도 경주)-李穀-

서거정(徐居正)의 기(記)에, “조령(鳥嶺)의 남쪽은 본래부터 이름난 곳과 경치 좋은 땅이 많다고 일컫는다. 거정은 젊을 때에 사마자장(司馬子長)의 뜻이 있어 영(嶺)을 넘어 상주(尙州)에 들르고, 상주를 거쳐 선산(善山)에 갔으며, 화산(花山)을 경유하여 성주(星州)에 이르고, 김해(金海)ㆍ진주(晉州)..

섬이 해안에서 10리쯤 떨어져 있다.(함경도 안변)-이곡(李穀)-

이곡(李穀)의 기(記)에, “섬이 해안에서 10리쯤 떨어져 있다. 서남 모퉁이로부터 들어가 물가에 흰모래가 흰 비단 같고 그 아래에 평지가 5ㆍ6묘(畝) 가량 된다. 그 모양이 마치 반쪽의 담벽같이 되어 있고, 가운데에 집터가 있는데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중이 살던 곳이라 한다. 그 위엔 산이 고리같이 ..

새벽 안개로 반 걸음 앞도 분간할 수 없더니, ..(강원도 회양)-이곡(李穀)-

새벽 안개로 반 걸음 앞도 분간할 수 없더니, 해가 높이 떠서 맑고 밝으니 용과 하늘에 감사하네, 구름이 이어진 산은 서ㆍ남ㆍ북에 멀리 둘렀고, 눈처럼 희게 선 봉우리는 뾰족한 것이 1만 2천이라네. 한 번 보니 문득 참 면목(面目)을 알겠구나. 다생(多生)에서 아마 좋은 인연을 맺었으리. 밤에 다시 ..

성스러운 천자가 즉위한 7년에 ..(강원도 회양)-이곡(李穀)-

이곡(李穀)의 비문에, “성스러운 천자가 즉위한 7년에 황후 기씨(奇氏)가 원비(元妃)로서 황자(皇子)를 낳았다. 이윽고 황후가 되어 흥성궁(興聖宮)에 거처하게 되자, 내시를 돌아보고 말하기를, ‘내가 전생의 인연으로 황제의 은혜를 입음이 이에 이르렀다. 이제 황제와 태자를 위하여 수명을 하늘에..

천마령(天磨嶺)을 넘어서 (강원도 회양)-이곡(李穀)-

이곡(李穀)의 〈동유기(東遊記)〉에, “지정(至正) 기축년 가을에 금강산을 유람하려고 천마령(天磨嶺)을 넘어서 산 아래 장양현에서 자고, 아침 일찍 잠자리 위에서 식사를 한 뒤에 산에 오르니, 구름과 안개가 덮여 어두컴컴하였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풍악(楓嶽)을 유람하는 이가 구름과 안개 때..

철령은 우리나라 동쪽에 있는 요해지(要害地)로 (강원도 회양)-이곡(李穀)-

이곡(李穀)의 기(記)에, “철령은 우리나라 동쪽에 있는 요해지(要害地)로 이른바 한 사람이 관문에서 막으면 일만 사람이 덤벼도 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철령 이동(以東)의 강릉(江陵)의 여러 고을을 관동(關東)이라 한다. 지원(至元) 경인년에 반왕(叛王) 내안(乃顔)의 무리인 하지[哈丹] 등의..

9월 초하루에 흡곡현 동쪽 고개를 넘어(강원도 흡곡)-이곡(李穀)-

박산(朴山) 고을 북쪽 80보(步)에 있는 진산(鎭山)이다. 황룡산(黃龍山) 고을 서쪽 21리에 있다. 남산(南山) 고을 남쪽 14리에 있다. 치공산(致空山) 고을 남쪽 13리에 있다. 바다 고을 동쪽 3리에 있다. 천도(穿島) 고을 남쪽 16리에 있는데 둘레가 3백여 보이다. 이곡(李穀)의 기문에, “9월 초하루에 흡곡현 ..

관동(關東)으로 출발하여 길이 다하려 하는데, (강원도 울진)-이곡(李穀)-

관동(關東)으로 출발하여 길이 다하려 하는데, 기이한 경치 눈을 스치고는 이어 없어지네. 옛 여관에는 등(燈) 하나 걸려 있고 강의 비는 연이어 내리는데, 9월달 황량한 성에 낙엽 지는 바람이네. 적막한 옛 친구 피리소리 듣고 어긋나는 세상일 누대에 의지해 섰네. 몇 사람이 속세에서 맑은 놀이 그리..

불귀사(佛歸寺)벽에 작은 굴이 있는데 성류굴이라 한다. (강원도 울진)-이곡(李穀)-

불귀사(佛歸寺) 백암산(白岩山)에 있는데 신라 중 의상(義湘)이 창건하였다. 천량암(天糧菴) 백련산(白蓮山)에 있다. 민간에서 전하여 오는 말이, “원효(元曉)가 이절에 거주할 때, 바윗돌 사이에 구멍이 있고 쌀이 나왔기 때문에 이름하였다.” 한다. 진관사(眞觀寺) 백암산에 있다. 검산사(劒山寺) 백..

흥부역(興富驛)해가 부상에서 떠서 두 장대[竿]나 올라왔는데, (강원도 울진)-이곡(李穀)-

해가 부상에서 떠서 두 장대[竿]나 올라왔는데, 한쪽에는 북두칠성이 아직도 비꼈네. 바람에 갈리고 비에 씻겼으니 털끝도 깨끗하고, 안개 흩어지고 구름 걷혔으니 안계(眼界)도 넓구나. 혼자 생각해도 우스운 일, 세상 물정은 바닷속처럼 알 길 없는데, 학술을 가르침은 물결 볼 줄 알겠네. 분분하게 ..

총석정(叢石亭)바닷가 어느 곳에 푸른 봉이 없으랴만,(강원도 통천)-이곡(李穀)-

바닷가 어느 곳에 푸른 봉이 없으랴만, 여기 와서야 짙은 티끌 인연 모두 다 씻는다. 기이한 바위 높게 섰는데 옥을 묶은 듯 나란히 서 있고, 옛 비(碑)가 부서져 떨어졌는데 이끼 봉(封)한 것이 겹겹이네. 꿇어서 신 받드는 일이야 어찌 황석공(黃石公)을 섬김같이 하랴, 비결을 잡아야만 정말 적송자(赤..

전성산(全城山)좋은 경치를 어찌 능히 집대성(集大成)하였나, (강원도 고성)-이곡(李穀)-

좋은 경치를 어찌 능히 집대성(集大成)하였나, 이 호수는 저 백이(伯夷)의 맑음과 같구나. 물은 하늘을 적시니 마음마저 맑게 하여 푸르고, 산은 가을 공중에 기대었으니 괄목할 만큼 밝구나. 구름 사이에서 붉은 절(節)의 그림자 보이는 듯, 때로 달 아래서 옥퉁소 소리 들린다네. 저 단서(丹書) 깎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