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선생글 ▒

용두동(龍頭洞) 운에 차하여,-이곡(李穀)-

천하한량 2007. 3. 6. 17:31

가정(稼亭)의 용두동(龍頭洞) 운에 차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는 조 교관(趙敎官)을 전송하다. 용두동은 김제군(金堤郡)에 있는데, 장원(壯元) 조간(趙簡)을 배출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산하에 봄기운 일렁일 때 길 떠나는 손 / 湖山春動客將行
전망 좋은 몇 칸짜리 새 집을 지으셨다구요 / 聞說新齋敞數楹
대숲에서 이는 바람 오솔길을 맑게 하고 / 叢竹遣風吹逕淨
매화가지 걸린 달빛 가로 비껴 아롱진 창 / 小梅和月印窓橫
벽골제(碧骨堤) 넘치는 물 농사는 응당 풍년이요 / 渠分碧骨田宜稔
용두동 마을 이름 대대로 인재가 나올밖에 / 洞號龍頭世孕精
유생(儒生)들 서로 와서 강의를 들으리니 / 定有靑衿來聽講
의연히 구십 세 제남생이시리다 / 依然九十濟南生


[주C-001]가정(稼亭) : 고려 말의 학자 이곡(李穀)의 호로,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부친이다.
[주C-002]조간(趙簡) : 고려 후기의 문신으로, 본관(本貫)은 김제(金堤)이며, 충렬왕(忠烈王) 5년(1279) 문과(文科)에 장원 급제하고, 이듬해 문신(文臣)을 대상으로 한 시부(詩賦) 시험에서 또 수석을 차지하였다. 용두(龍頭)는 장원(壯元)의 별칭이다.
[주D-001]벽골제(碧骨堤) : 김제에 있었던 조선 최대 규모의 관개용(灌漑用) 저수지 이름이다.
[주D-002]제남생(濟南生) : 제남(濟南) 출신의 명유(名儒) 복생(伏生)을 가리킨다. 한 문제(漢文帝) 때 《상서(尙書)》를 강의할 사람이 없자, 진(秦) 나라 때 박사(博士)를 역임한 뒤 제(齊), 노(魯) 사이에서 유생들을 가르치던 복생을 불러오게 하였는데, 당시 나이 90여 세의 노인이라서 여행을 할 수 없었으므로 조정에서 사람을 보내 그에게 배우고 오도록 했던 고사가 전한다. 《漢書 卷88 儒林傳 伏生》

 

 

                                                 <택당선생 속집(澤堂先生續集) 제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