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선생글 ▒ 204

강 위의 인가 대숲 밖 마을에(강원도 평해)-이곡(李穀)-

강 위의 인가 대숲 밖 마을에, 기이한 풍경 좌우쪽에 보는 곳마다 평원이로세. 거듭 찾아오니 백발 친한 친구 놀라게 하고, 두어 점 청산은 옛 동산을 격해 있네. 성이 넓은 바다를 꼈으니 바람 자못 사납고, 땅이 해뜨는 곳에 접하였으니 기운이 항상 따스하구나. 우연히 쓴 시구를 지워버림이 마땅하..

월송정(越松亭).가을 바람에 옛 자취 찾아 말 머리 동쪽으로 돌리니, (강원도 평해)-이곡(李穀)-

가을 바람에 옛 자취 찾아 말 머리 동쪽으로 돌리니, 울창한 정자 소나무 좋기도 하구나. 몇 해 동안이나 이 마음은 신선 지경 찾으려 했나, 천 리 먼 길에 길 떠나려 양식을 방아찧었네. 도끼의 액운이 없었으니 한위(漢魏)를 지났고, 재목은 큰 집[廓廟] 지을 수 있으니 기룡(?龍 기ㆍ용은 순 임금의 어..

붉은 깃발에 옹위되어 화성(火城)에 돌아오니,(강원도 강릉)-이곡(李穀)-

붉은 깃발에 옹위되어 화성(火城)에 돌아오니, 사신의 놀이가 인정에 알맞았다. 야복(野服)을 입으니 수수하여 좋고, 시편(詩篇)은 선배를 따름이 기쁘구나, 긴 여름해에 바람 쏘이려 난간을 부여잡았고, 깊은 밤에 달빛을 따라 배 가는대로 맡겨둔다. 호수 가운데 어찌하면 경치를 독차지하여, 미친 객..

소래사(蘇來寺)산 찾는 것이 신선 찾기 위함은 본시 아니지만, (전라도 부안)-이곡(李穀)-

산 찾는 것이 신선 찾기 위함은 본시 아니지만, 천리를 유람함이 어찌 우연이겠나. 호겁(浩劫 불교에서 말하는 인간의 큰 재화(災禍))이 인연 되어 내원(內院 도솔천(兜率天)의 내부인데, 곧 미륵 보살의 처소를 말함)으로 돌아와서, 상방(上方 산 위의 절) 세계에서 모든 하늘[諸天 불교에서는 하늘이 ..

소래사(蘇來寺)중은 구름과 반 칸 집을 나누었다.(전라도 부안)-이곡(李穀)-

높고 뛰어난 해안산(海岸山)이라 일찍 들었는데, 한가함을 틈타서 마음 놓고 등반 하였네. 사람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 사다리가 1천 척이요, 중은 구름과 반 칸 집을 나누었다. 고요하게 있어도 아직껏 얽맨 세상 벗지 못했으니, 세상의 인연을 어찌 감히 상관할쏘냐. 푸른 산속 어느 날에나 내 머..

빗소리는 깊은 마을 나무 위에 떨어지고, (전라도 금산)-이곡(李穀)-

명승지를 찾아 다녀 험하고 평탄한 것을 가리지 않으니, 우연히 금계(錦溪)를 향해 왔도다. 돌 많은 산길을 다 가니, 꾸불꾸불 이어진 전망이 홀연히 열리는구나. 빗소리는 깊은 마을 나무 위에 떨어지고, 산 그림자는 뜰에 가득한 이끼 위에 비치네. 가르치고 기르는 것이 이 누구의 책임인고, 지령(地..

민락정(民樂亭)(전라도 고부)백년의 뜬 인생은 바다로 흘러가는 시내라네. -이곡(李穀)-

남유(南游)를 옛부터 꿈꾸어 오다가 등림(登臨)하니, 만 가지 걱정이 구름처럼 흩어지는구나. 수없이 지나는 과객은 바람에 나는 버들꽃이요, 백년의 뜬 인생은 바다로 흘러가는 시내라네. 도솔산(兜率山) 빛 맑아 잡을 만한데, 봉래산(逢萊山)의 운기는 멀리 서로 이어졌네. 시구를 남기고자 읊조리며 ..

용두동(龍頭洞) 옛집 추녀 앞에 석양이 비꼈네. ..(전라도 김제)-이곡(李穀)-

용두동(龍頭洞) 군의 남쪽 2리에 있는데, 조간(趙簡)이 살던 곳이다. 전하는 말에, “조간은 태어나면서 양쪽 어깨에 용의 비늘이 있었는데 바로 벽골제의 용정(龍精)이라고 하였다. 그가 군의 낮은 관리가 되었는데 하루는 괴수(槐樹) 나무에 올라갔더니, 읍재(邑宰)가 낮잠을 자다 꿈에 나무 위에 쌍룡..

이곡(李穀)의 〈완산도중시(完山途中詩)〉에, (전라도 전주)-이곡(李穀)-

최용갑(崔龍甲) 1등으로 뽑혀 급제하였다. 이자을(李資乙) 1등으로 뽑혀 급제하였다. 최용갑(崔龍甲)과 함께 문명(文名)이 있었다. 이곡(李穀)의 〈완산도중시(完山途中詩)〉에, “장원(壯元)한 최(崔)ㆍ이(李)의 재명(才名)이 크고, 경계 머리[界首] 완산(完山)이 전라도에 기상이 웅장하구나. 과객은 신..

전주의 남쪽 고덕산에 절이 있으니, 이를 보광사(普光寺)라 한다(전라도 전주)-이곡(李穀)-

이곡(李穀)의 기(記)에, “전주의 남쪽 고덕산에 절이 있으니, 이를 보광사(普光寺)라 한다. 실로 백제(百濟)로부터 내려오는 큰 절이다. 비구(比丘) 중향(中向)이 어려서 이 절에서 자랐는데, 그 절이 황폐해지는 것을 걱정하고 개연히 중흥시킬 뜻을 품었는데, 주(州)의 사람 중에 지금의 자정사(資政使..

개운포(開雲浦)경치가 좋으니 신선이 자주 놀았고, (경상도 울산)-이곡(李穀)-

경치가 좋으니 신선이 자주 놀았고, 구름이 열렸으니 세상 길이 통해졌네. 아득한 신라 때 두 선옹(仙翁)들을 일찍이 그림 속에 보았네. 달에 춤추니 파사(婆娑)하게 희었고, 꽃을 비녀하니 난만하게 붉어있네. 남긴 자취 찾으려하나 아득히 무궁하니, 모름지기 반 돛대 바람을 불었네.

백련암(白蓮巖)보배스런 웃음 명주 덩어리요(경상도 울산)-이곡(李穀)-

보배스런 웃음 명주 덩어리요, 구슬 옷은 안개 무늬일세. 백련암의 아름다움이 어찌 헛말이랴. 때때로 이상스런 향기 풍겨 오네. 손의 베개는 차디차기 물과 같고, 중의 등잔은 밝고 밝아 어둠을 잊네. 누가 유도(儒道)와 불도(佛道)를 함께 말하지 말라 하였던가. 여기 이르러서는 아침 햇빛에 모두 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