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회고(夫餘懷古)
靑丘孕秀應黃河 溫王生自東明家 扶疏山下徙立國 奇祥異蹟何其多 衣冠濟濟文物盛 潛圖伺隙幷新羅 在後孱孫不嗣德 雕墻峻宇紛奢華 一旦金城如解瓦 千尺翠岩名落花 野人耕種公侯園 殘碑側畔埋銅? 我來訪古輒拭淚 古事盡入漁樵歌 千年佳氣掃地盡 釣龍臺下江自波
청구의 정기 모임이 황하와 응하여
온왕이 동명의 집에 태어났네
부소산 밑에 건국할 제
기이한 징조 어찌 그리 많았는고
인물이 많고 문물이 성해
틈 보아 신라를 삼키려 도모했네
못 생긴 후손 그 덕을 계승 못해
누대 궁궐 사치하고 화려하더니
하루아침에 금성탕지 와해되어
천 척 높은 바위 이름 불러 낙화로다
공후의 꽃동산에 농부가 밭 갈고
버려진 비석 곁에 동타가 묻히었네
내 와서 고적 찾다 문득 눈물 뿌리니
옛 일은 다 어부와 초동의 노래에 붙였구나
천 년 왕기는 쓸어버린 듯 없어지고
조룡대 아래 강물만 출렁이네
[주D-001]청구(靑丘)의 …… 응하여 : 중국 황하는 탁한 물인데 1천 년만에
한 번씩 맑으면 성인(聖人)이 난다 한다. [주D-002]누대 …… 화려하더니 : 《서경》에,
“임금이 높은 궁궐담을 아로새기면 망하지 않는 법이 없다.”는 말이 있다. [주D-003]버려진 …… 묻히었네 :
진(晋)나라 장한(張韓)이 나라가 장차 망할 것을 알고,
낙양(洛陽) 궁문에 있는 구리쇠로 만든 낙타를 가리키며 탄식하기를,
“장차 네가 가시덤불 속에 누워 있는 모양을 보리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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