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담(龜潭) -완당 김정희- 구담(龜潭) 괴이한 돌 거북 같아 물줄 타고 내려오니 / 石怪如龜下碧漣 물결 뿜어 비내려라 하늘 연댄 흰 기운이 / 噴波成雨白連天 뭇 봉우리 모두다 부용빛을 이뤘으니 / 衆峯皆作芙蓉色 한번 웃고 바라보자 작기가 돈닢같네 / 一笑看來似小錢 ▒ 완당김정희 ▒ 2007.03.13
선유동(仙遊洞) -완당 김정희- 선유동(仙遊洞) 푸른 구름 조각조각 가을 그늘 이뤘는데 / 碧雲零落作秋陰 날리는 샘물조차 돌 숲에 뿌려대네 / 唯有飛泉灑石林 옥퉁소 불던 사람 떠나간 뒤부터는 / 一自吹簫人去後 계화향기 차가워라 오늘에 이르렀네 / 桂花香冷到如今 ▒ 완당김정희 ▒ 2007.03.13
은선대(隱仙臺) -완당 김정희- 은선대(隱仙臺) 공산의 누른 잎이 각건을 두드려라 / 黃葉空山打角巾 긴 노래 어느 곳에 지초 캐는 사람인고 / 長歌何處采芝人 난새 몰고 학을 타라 도리어 귀찮은 일 / 鞭鸞駕鶴還多事 기왕에 신선인데 은륜마저 겸했구려 / 旣是神仙又隱淪 ▒ 완당김정희 ▒ 2007.03.13
상선암(上仙巖) -완당 김정희- 상선암(上仙巖) 한 걸음 두 걸음에 길 후이고 봉 도는 데 / 行行路轉峯廻處 한 가닥 맑은 샘이 천상에서 흘러오네 / 一道淸泉天上來 아무리 방편 있어 세상에 나간대도 / 縱使有方能出世 훗날 바다로 가면 역시 봉래 아니겠나 / 異時歸海亦蓬萊 ▒ 완당김정희 ▒ 2007.03.13
중선암(中仙巖) -완당 김정희- 중선암(中仙巖) 백궁의 돌 책 포개는 서상을 대신하니 / 百弓石作疊書床 선로에다 표낭마저 벌려놀만 하군그래 / 可置宣罏與縹囊 게다가 성그른 솔 푸른 빛을 어울리니 / 更有疎松交翠影 한 묶음의 문자를 시냇빛에 써 내누나 / 一編文字寫溪光 [주D-001]선로 : 송 나라 선화(宣和 : 송 휘종(.. ▒ 완당김정희 ▒ 2007.03.13
하선암(下仙巖) -완당 김정희- 하선암(下仙巖) 그늘진 긴 골짝은 줄행랑과 흡사한데 / 陰陰脩壑似長廊 흐르는 저 물 속에 해와 달이 떠도누나 / 流水浮廻日月光 검은 먼지 한 점도 전혀 붙질 않았으니 / 一點緇塵渾不着 흰구름 깊은 곳에 향이나 피우련다 / 白雲深處欲焚香 ▒ 완당김정희 ▒ 2007.03.13
이요루(二樂樓) -완당 김정희- 이요루(二樂樓) 사양이라 붉은 누각 세 글자에 절드리니 / 紅樓斜日拜三字 이백 년 동안에 이분이 또 있으리 / 二百年中無此君 당시에 벼루 씻던 그곳을 스쳐보니 / 想見當時洗硯處 한 시내 구름 함께 옛 향기 떠오르네 / 古香浮動一溪雲 [주D-001]세 글자 : 이요루(二樂樓)의 편액을 말함. 안평대군(安平.. ▒ 완당김정희 ▒ 2007.03.13
옥순봉(玉筍峯) 2수 -완당 김정희- 옥순봉(玉筍峯) 2수 끝 없는 종고소리 으시시 풍기는데 / 無端鐘鼓發蒼寒 한 덩이 밝은 달이 빈 강에 느릿느릿 / 宛轉空江月一丸 인간의 범상한 저 초목에 비한다면 / 若比人間凡艸木 만송이 부용마냥 스스로 깨끗하네 / 芙蓉萬朶自珊珊 사람의 붓대 힘이 천둥 번개 닫는 듯이 / 如人筆力走雷霆 빼어난 .. ▒ 완당김정희 ▒ 2007.03.13
북벽(北壁) -완당 김정희- 북벽(北壁) 짜개진 두 산 사이 외로운 정자 하나 / 兩山斧劈一孤亭 어느제 발걸음이 돌병풍에 이르렀노 / 步屧何曾到石屛 십 년을 제아무리 번화장에 달린대도 / 十載縱令趨紫陌 사람 보면 이제부터 눈이 항상 푸르리라 / 看人從此眼常靑 ▒ 완당김정희 ▒ 2007.03.13
남굴(南窟) -완당 김정희- 남굴(南窟) 천 년이라 숨은 괴물 연서에 맥 못쓰고 / 千秋幽怪歎燃犀 영한 바람 으시으시 어둔 개울 불어오네 / 肅肅靈風吹暗溪 어느 사이 용 배암 모두 돌로 바뀌어라 / 彈指龍蛇皆化石 등불빛은 오히려 무지개를 만드누나 / 燈光猶作紫虹霓 [주D-001]연서 : 숨겨진 유괴물(幽怪物)을 밝게 비추어보는 것.. ▒ 완당김정희 ▒ 2007.03.13
함벽루(涵碧樓) -완당 김정희- 함벽루(涵碧樓) 푸른 벌 학 다리에 흰구름 빗겼는데 / 綠蕪鶴脚白雲橫 눈부셔라 비추이는 저 강빛도 장관일세 / 取次江光照眼明 그림을 읽는 듯한 이 걸음이 대견하니 / 自愛此行如讀畫 외론 정자 비바람이 책머리에 생동하네 / 孤亭風雨卷頭生 ▒ 완당김정희 ▒ 2007.03.13
추모란(秋牡丹) -완당 김정희- 추모란(秋牡丹) 홍색 자색 바꿔가며 해마다 꽃이 피니 / 紅紫年年迭變更 모란의 잎이라면 국화의 몽우릴레 / 牡丹之葉菊之英 가을이면 너처럼 부귀론 게 또 있으리 / 秋來富貴無如汝 처사란 그 이름은 아무래도 맞잖은걸 / 橫冒東籬處士名 추모란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당국(唐菊)이라 부름. [주D-001]처.. ▒ 완당김정희 ▒ 2007.03.13
대자기작(代慈屺作) -완당 김정희- 대자기작(代慈屺作) 장수산은 전체가 모두 돌인데 / 長壽山皆石 작은 암자 반공에 매달렸구려 / 小庵懸半空 몇 사람이 기슭에서 돌아갔는고 / 幾人自厓返 홀로 앉아 하늘 바람 쏘이고 있네 / 獨坐灑天風 ▒ 완당김정희 ▒ 2007.03.13
서벽정 가을날[棲碧亭秋日] [1] -완당 김정희- 서벽정 가을날[棲碧亭秋日] [1] 외론 정자 버섯처럼 조그마한데 / 孤亭同菌小 좋은 지경 갈수록 더 아름답기만 / 佳境似蔗甘 몸을 가져 돌 속으로 들고자 하니 / 將身欲入石 안개 속을 솟아 나는 사람 말소리 / 人語出碧嵐 [주D-001]돌 속으로 들고자 하니[入石] : 《신승전(神僧傳)》에 "달마사(達摩師)가 .. ▒ 완당김정희 ▒ 2007.03.13
과우즉사(果寓即事) -완당 김정희- 과우즉사(果寓即事) 뜨락이라 복사꽃 눈물흘리니 / 庭畔桃花泣 하필이면 가랑비 내리는 속에 / 胡爲細雨中 주인이 병에 잠긴 적이 오래라 / 主人沈病久 감히 봄바람에 웃질 못하나보다 / 不敢笑春風 ▒ 완당김정희 ▒ 2007.03.13
혼사와 더불어 산중에 묵으면서 법체와 세체에 대해 말 아니한 것이 없고 또 두 게를 부채에 써서 보여 주다-완당 김정희- 혼사와 더불어 산중에 묵으면서 법체와 세체에 대해 말 아니한 것이 없고 또 두 게를 부채에 써서 보여 주다[與混師 信宿山中 法諦世諦無不說及 又以二偈書示其扇] 누각이라 한 송이 하이얀 눈은 / 樓閣雪一朶 화엄의 법계에서 돌아왔다네 / 華嚴法界廻 알과라 그대의 자운 글귀는 / 知君紫雲句 목서.. ▒ 완당김정희 ▒ 2007.03.13
집안 아이들이 상언을 보내는 운에 차하다[次兒輩送商彦韻] -완당 김정희- 집안 아이들이 상언을 보내는 운에 차하다[次兒輩送商彦韻] 별회에 별취가 들어 있으니 / 別懷有別趣 가는 길로 하여금 유달리 길게 / 偏令去程長 모를괘라 그대의 가는 곳에는 / 不識君行處 한 길에 매화 피어 향기로운지 / 梅花一路香 ▒ 완당김정희 ▒ 2007.03.13
미를 모방한 소경 선두에 스스로 쓰다[自題仿米小景扇頭] -완당 김정희- 미를 모방한 소경 선두에 스스로 쓰다[自題仿米小景扇頭] 가까운 숲 푸르러 쪽보다 짙고 / 近樹深於染 먼 산은 흐릿하여 흔적만 있네 / 遙山澹有痕 어디메 있는 건가 사람의 집은 / 人家何處是 마을 길 어슴프레 땅거미 같네 / 村逕似黃昏 ▒ 완당김정희 ▒ 2007.03.13
중(仲)의 시를 논한 전으로써 또 한마디 말을 붙여 달라고 청해 왔다. 6수 -완당 김정희- 중(仲)의 시를 논한 전으로써 또 한마디 말을 붙여 달라고 청해 왔다. 근일 말류의 폐단이 이루 말할 수 없으므로 창졸히 쓰기를 이와 같이 하니 다만 건상에 거두어 두는 것이 가할 따름이다[念以仲論詩卷 又要一轉語 近日末流之弊極矣 率題如此 只可收之巾箱而已] 6수 두 말이 필요찮은 충효의 뜻은 .. ▒ 완당김정희 ▒ 2007.03.13
떨어진 상자 속의 망가진 초고는 옛날의 작품인가 하면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고 ... 4수 -완당 김정희- 떨어진 상자 속의 망가진 초고는 옛날의 작품인가 하면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고 이제의 작품인가 하면 또 그도 아니다. 이제와 옛의 사이에 나는 나의 작품으로 삼아도 역시 가하다[弊篋敗藁 古之作耶 不知爲誰 今之作耶 又不是也 今古之間 吾以爲吾作亦可] 4수 마음이 한가하니 도도 한가해 .. ▒ 완당김정희 ▒ 2007.03.13
오난설 숭량의 기유십육도에 제하다[題吳蘭雪 嵩梁 紀遊十六圖] 병서 -완당 김정희- 오난설 숭량의 기유십육도에 제하다[題吳蘭雪 嵩梁 紀遊十六圖] 병서 을유년 삼월 이십 오일이 오난설의 육십초도가 된다. 그는 평생에 공극이 미친 산수를 들어 우인에게 부탁하여 기유십육도를 만들고 아울러 소서까지 붙이고서 시를 지어 그 전을 오래 가게 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제십육도서에.. ▒ 완당김정희 ▒ 2007.03.13
실제(失題) 4수 -완당 김정희- 실제(失題) 4수 맑은 새벽 옛 우물에 양치물하니 / 淸晨漱古井 옛 우물 빛이 붉어 훨훨 타는 듯 / 古井紅如燃 복사꽃 만발한 걸 알지 못하고 / 不知桃花發 단사천 있지 않나 의심을 하네 / 疑有丹砂泉 뭇 꽃다움 시내 집에 비추이는데 / 群芳照澗戶 아침해 조각 노을 불그레하네 / 朝日片霞紅 숲 새는 짓.. ▒ 완당김정희 ▒ 2007.03.13
사자항에서 석간의 운에 차하다[獅子項次石間韻] -완당 김정희- 사자항에서 석간의 운에 차하다[獅子項次石間韻] 이렇듯 가파른 델 타지 않으면 / 非因此巀嶭 영축산을 어떻게 오른단 말고 / 靈鷲那由階 천 봉우리 둘러싸인 꽃비의 속에 / 花雨千峯內 걸음걸음 가경으로 접어드누나 / 行行漸入佳 [주D-001]영축산 : 중인도에 있음. 이곳에서 석가세존이《.. ▒ 완당김정희 ▒ 2007.03.13
운기동(雲起洞) 2수 -완당 김정희- 운기동(雲起洞) 2수 갖가지 붉은꽃 핀 곳으로 가서 / 千紅花處去 만 푸르른 시냇가를 찾아도 보네 / 萬綠磵邊尋 산이라 돌아갈 길 잊어 버리니 / 山路忘歸去 이 봉 저 봉 저녁 그늘 일어나누나 / 峯峯起夕陰 홍진 속의 나그네 아니라면은 / 不有紅塵客 무슨 연유 이 땅을 찾아들건고 / 那由此地尋 사는 사.. ▒ 완당김정희 ▒ 2007.03.13
조령진장 왕군 태를 보내다 [送鳥嶺鎭將王君太] 병서 -완당 김정희- 조령진장 왕군 태를 보내다 [送鳥嶺鎭將王君太] 병서 어제 작별이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잊을래야 잊혀지지 않으니 서글퍼서 회포를 보낼 길이 없다. 근자에 필연의 일을 포기하였고 또한 생각을 해서 글귀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고시를 집구하여 보내었는데 자기 입에서 나오는 것과 같을 뿐만 아니.. ▒ 완당김정희 ▒ 2007.03.13
낙중학사가 옥당에 숙직하면서 눈 속에 편지를 보내 안부를 물으므로 주초하여 부쳐 보내니 -완당 김정희- 낙중학사가 옥당에 숙직하면서 눈 속에 편지를 보내 안부를 물으므로 주초하여 부쳐 보내니 달음질에 좋은 걸음이 있을 리 없다[洛重學士 直玉署 雪中存訊 走艸奉寄 急行無善步也] 한묵의 향기 때로 지척에 들려오니 / 尺地時聞翰墨香 금문이라 새벽 눈에 봄빛도 이르구려 / 金門曉雪早春光 벼슬 인.. ▒ 완당김정희 ▒ 2007.03.13
매화시 운에 차하다[次梅花詩韻] 2수 -완당 김정희- 매화시 운에 차하다[次梅花詩韻] 2수 설 전이라 봄의 뜻이 잠긴 문을 깨뜨리니 / 臘前春意破機扃 손가락 한번 튕겨 신령이 열리는 듯 / 如敎彈開一指靈 저게 무삼 인연으로 북녘 땅에 와 있는고 / 者箇何因來北地 여기라면 반드시 서령만 못지 않네 / 是中不必減西泠 여윈 등불 말없이 비.. ▒ 완당김정희 ▒ 2007.03.13
개원 선방에서 느낌을 고우 금운의 사이에 붙이니 나도 몰래 시름에 저촉되어 부질없이 이 시를 써 -완당 김정희- 개원 선방에서 느낌을 고우 금운의 사이에 붙이니 나도 몰래 시름에 저촉되어 부질없이 이 시를 써 통판에게 보이다[開元禪房 寓感於古雨今雲之際 不覺觸忤閒愁 漫題示通判] 푸른 하늘 한 손바닥 이 선루에 올라하니 / 靑天一握此禪樓 온조성 드높아라 열수의 머리로세 / 溫祚城高冽水頭 설숙.. ▒ 완당김정희 ▒ 2007.03.13
증혼허(贈混虛) -완당 김정희- 증혼허(贈混虛) 대낮이라 산머리 삿갓 쓰고 지나가니 / 卓午山頭戴笠行 탕가 성을 지닌 사람 문득 맞아 반기누나 / 姓湯人忽喜歡迎 방에 노닌 옛날에 보리세계 들렸더니 / 遊方昔入菩提界 시의 게는 이제 또 폭포소리 듣는구려 / 詩偈今聞瀑布聲 은지의 삼관은 원력에 말미암고 / 銀地三觀由願力 천룡.. ▒ 완당김정희 ▒ 2007.03.13
이군의 시상이 심히 아름다워 궁마 속의 사람 같지 않으므로 주화하여 주다[李君詩思甚佳 不似弓馬中人 走和贈之] -완당 김정희- 이군의 시상이 심히 아름다워 궁마 속의 사람 같지 않으므로 주화하여 주다[李君詩思甚佳 不似弓馬中人 走和贈之] 문단 응당 제일 공을 빼앗기고 말겠구만 / 文陣當輸第一功 변방 구름 그 속에서 이런 솜씨 나오다니 / 朅來唾手塞雲中 바닷고래 끌어내니 다시금 상쾌한 일 / 掣鯨碧海應.. ▒ 완당김정희 ▒ 2007.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