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낙중학사가 옥당에 숙직하면서 눈 속에 편지를 보내 안부를 물으므로 주초하여 부쳐 보내니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3. 18:32
낙중학사가 옥당에 숙직하면서 눈 속에 편지를 보내 안부를 물으므로 주초하여 부쳐 보내니 달음질에 좋은 걸음이 있을 리 없다[洛重學士 直玉署 雪中存訊 走艸奉寄 急行無善步也]

한묵의 향기 때로 지척에 들려오니 / 尺地時聞翰墨香
금문이라 새벽 눈에 봄빛도 이르구려 / 金門曉雪早春光
벼슬 인연 단사의 고을과 어떠하뇨 / 宦緣何似丹砂郡
선경이라 백옥당을 참으로 이뤘거든 / 仙境眞成白玉堂
흥을 타서 대안도를 찾아갈 생각이라 / 乘興欲尋戴安道
읊는 짝은 속절없이 맹양양을 생각하네 / 伴吟空憶孟襄陽
상자 속의 좀 똥을 번거로이 씻어내니 / 篋中蠹粉煩相拭
서글프다 기럭 발톱 잊을래야 못 잊을레 / 惆悵鴻泥不可忘

[주D-001]금문 : 주 333) 참조.
[주D-002]단사의 고을 : 진(晉) 나라 갈홍(葛洪)이 교지(交趾)에서 단사가 난다는 말을 듣고 벼슬을 구하여 구루 영(句漏令)이 된 고사를 인용한 것임.
[주D-003]대안도 : 진(晉) 나라 사람인데 이름은 규(逵)임. 왕자유(王子猷)가 산음(山陰)에 살 때에 야설(夜雪)이 처음 개자 승주(乘舟)하여 대규를 찾아갔다가 그 문에 미쳐 되돌아섰다. 누가 그 까닭을 물으니 대답하기를 "흥을 타고 왔다가 흥을 타고 가는데 반드시 대안도를 볼 게 뭐가 있느냐."고 하였음.
[주D-004]맹양양 : 당 나라 시인 맹호연(孟浩然)을 이름. 그는 일찍이 설중(雪中)에 건려(蹇驢)를 타고 패교(灞橋)에 가서 매화를 구경한 일이 있음. 소식의 시에 "又不見 雪中騎驢孟浩然 皺眉吟詩肩聳山"의 글귀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