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에게 주다[與草衣][1] 초의에게 주다[與草衣][1] 산중에서 하룻밤을 묵고 나니 마치 제유(諸有)를 벗어나 삼매(三昧)의 경지로 들어선 것 같았소. 다만 꿈속의 잠꼬대가 많이도 사의 무리에게 괴이한 꼴을 보였으니 행여 산이 조롱하고 숲이 꾸지람하는 일이나 없었는지요. 바로 곧 범함(梵椷)을 받아보니 자못 못 마친.. ▒ 완당김정희 ▒ 2007.03.09
백파에게 주다[與白坡][3] 백파에게 주다[與白坡][3] 보내 온 뜻은 아울러 살폈거니와 사는 마침내 육십 년의 대강사(大講師)로 자처하며 저 사람은 곧 속인이니 저 속인이 무슨 지견이 있겠는가 하면서 설사 우자(愚者)의 일득(一得)이 있을지라도 끝끝내 마음을 비워 체험 강구하지 않고 서로 머리 숙이고자 아니하여 ‘가지례(.. ▒ 완당김정희 ▒ 2007.03.09
백파에게 주다[與白坡][2] 백파에게 주다[與白坡][2] 오늘날의 일은 오직 곧이곧대로 잘라 말해야 하며 위곡(委曲)하거나 완전(宛轉)하는 식은 필요치 않으니 아무리 저촉되고 거슬리는 점이 있더라도 성을 내어 서로 격하지 말아 주었으면 오죽이나 좋겠소. 내시(來示)에 이른바 삼처(三處)의 전심(傳心)과 오종(五宗)의 분파(分.. ▒ 완당김정희 ▒ 2007.03.09
백파에게 주다[與白坡][1] 백파에게 주다[與白坡][1] 백파 노사(白坡老師) 선안(禪安)하신지요? 이미 더불어 거리낌없이 말을 마구 했는데 어찌 체면을 보아 자제할 이치가 있으리오. 전후 지묵(紙墨)의 사이에 일호라도 노여움을 숨겨 둔 뜻은 없었는데 보내 온 깨우침이 갑자기 이렇게 중언부언한 것을 보면 이는 사(師)가 스스.. ▒ 완당김정희 ▒ 2007.03.09
권이재 돈인 을 대신하여 왕맹자 희손 에게 주다[代權彝齋 敦仁 與汪孟慈 喜孫] 권이재 돈인 을 대신하여 왕맹자 희손 에게 주다[代權彝齋 敦仁 與汪孟慈 喜孫] 고염무(顧炎武) 강신수(江愼修) 이래로 음운(音韻)의 학(學)이 멀리 천고(千古)를 넘어서서 전(前) 세대에는 비례(比例)가 없을 것 같소. 애초에는 단씨(段氏)의 십칠부(十七部)로써 정론을 삼아 다시는 여온(餘蘊)이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이월정 장욱 에게 주다[與李月汀 璋煜] 이월정 장욱 에게 주다[與李月汀 璋煜] 월정 족하(足下)께 올립니다. 근간에 제 집 둘째 아우를 인하여 여러 가지 서론(緖論)을 얻어 들었사온 바 누차 마음 쏟아주심을 입어 느꺼움이 가슴속에 맺혔사온데 사신이 돌아옴에 또 아름다운 선물을 받자오니 저 같은 비박한 몸이 무엇으로써 이를 얻게 되.. ▒ 완당김정희 ▒ 2007.03.09
양문원에게 주다[與梁文畹][2] 양문원에게 주다[與梁文畹][2] 마을 날씨가 화창하고 길에 따라 여러 갈래 회포를 거두어들이기 어렵더니 곧 보내온 편지와 연전(連牋) 수십 편을 받아 보니 역시 마음에 흐뭇하다. 다만 친환(親患)이 오래 간다니 염려가 놓이지 않으며 여러 가지 근심 걱정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 늘 마.. ▒ 완당김정희 ▒ 2007.03.09
양문원에게 주다[與梁文畹][1] 양문원에게 주다[與梁文畹][1] 지난번에 들은 겸복(兼服)의 한 조항은 바로 "참최(斬衰)의 상(喪)에 이미 우제(虞祭)와 졸곡(卒哭)을 마치고서 재최(齊衰)의 상을 만났을 적에는 경한 자는 포(包)를 하고 중한 자는 특(特)을 한다."는 것은 이미 성훈(聖訓)에 나타났으니 네가 오늘날에 있어 그에 따.. ▒ 완당김정희 ▒ 2007.03.09
이여인 최상 에게 주다[與李汝人 最相] 이여인 최상 에게 주다[與李汝人 最相] 삼가 오당(悟堂) 인계(仁契)에게 답하외다. 날로 편안하신지요. 좌우는 나를 참으로 아는 것이 있다고 여기시는지요. 나는 실로 텅 비고 얕아서 한 가지 아는 것도 없고 또 한 가지 지닌 것도 없는 사람인데 지금 보여준 뜻을 되풀이하여 읽어보면 나같이 비하한 .. ▒ 완당김정희 ▒ 2007.03.09
함성중에게 주다[與咸聖中] 함성중에게 주다[與咸聖中] 귀신고(鬼神考)의 설은 극히 정밀하고 자상하나 다만 정기(精氣)와 유혼(遊魂)에 있어 처음으로 화(化)한 것을 백(魄)이라 이르고 백(魄)의 양(陽)이 혼(魂)이 된다고 했는데 이는 갓 생기는 배태(胚胎)로 나아가 말한 것이며 이에 대하여 비명(胐明) 선생이 이미 정론을.. ▒ 완당김정희 ▒ 2007.03.09
오각감 규일 에게 주다[與吳閣監 圭一][2] 오각감 규일 에게 주다[與吳閣監 圭一][2] 축군비(鄐君碑)는 지난날 첩(帖)의 겉장에 다 적어올릴 적에도 또한 우리나라에 온 일이 없다는 뜻을 아울러 전달했거니와 이 각은 한갓 동쪽에 나온 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수장한 사람이 드물다네. 연경에 들어갔을 때에 나 역시 겨우 한 번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오각감 규일 에게 주다[與吳閣監 圭一][1] 오각감 규일 에게 주다[與吳閣監 圭一][1] 모든 것은 자네 어른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 들어있으니 따로 덧붙여 말하지 않겠네. 네 인장과 인니(印泥)는 오히려 가슴속에 이 바다 밖의 비쩍 말라 붙은 신세를 간직하고 있음을 알겠으니 매우 느꺼웁네. 인각(印刻)은 더욱 나아간 경지를 보겠으니 얼마 안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오대산 창렬 에게 주다[與吳大山 昌烈] 오대산 창렬 에게 주다[與吳大山 昌烈] 하늘가나 땅 모퉁이나 어디고 다 가물거리고 아득만 한데 유독 그대에게만 치우치게 매달리고 매달려 옛 비와 이젯 구름이 모두 마음속에서 녹아지고 굴러가곤 하여 그칠 새가 없다네. 곧 인편을 통해 서한을 받으니 완연히도 봄비 밤등불에 자리를 마주하고 반.. ▒ 완당김정희 ▒ 2007.03.09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8]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8] 강마을에 봄이 하마 늦어가니 먼 곳의 그리움이 매우 가쁘던 차 자제가 뜻밖에 찾아와서 쾌히 적막을 달래주는구려. 소식을 들은 이후로 동정이 더욱 편안하신지 우러러 빕니다. 생은 근간에 어버이의 환후로 애를 태우며 날을 넘기는 중 천한 몸에 병이 또 침.. ▒ 완당김정희 ▒ 2007.03.09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7]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7] 날마다 고대하던 나머지에 혜한을 받들어 그 사이 혼사(婚事)로 분망하셨음을 알게 되었소. 옛날 상자평(向子平)의 오악(五嶽) 구경도 역시 이로써 이끌리게 됨을 면치 못했는데 하물며 지금 사람이리까. 날은 가물고 바람은 건조한 이때에 체력이 안중하심을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6]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6] 지난번 자제 돌아가는 편에 무함(蕪椷)을 부쳐 올린 바 있었으니 응당 받아 보셨으리라 생각되오. 바로 곧 혜서를 받들어 살핀바 봄이 저물어가는 이때에 동정(動靖)이 안승(晏勝)하시다니 애달프던 마음 몹시 흐뭇하외다. 다만 올라온다는 기별은 없고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5]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5] 지난번 자제가 떠날 적에 안부를 드렸기로 곧 받아보셨을 줄 알았는데 지금 혜서를 받으니 자제가 이제껏 중도에 지체됨을 짐작하겠소. 그 사이에 하마 돌아왔는지 자못 염려되는구려. 요즈음 녹음이 날로 거칠어 가는데, 동정(動靖)이 더욱 안중(安重)하신지.. ▒ 완당김정희 ▒ 2007.03.09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4]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4] 어제 안부를 올린 바 있었으니 이와 더불어 선후하여 받으시게 될 거외다. 곧 인편에 세 통의 서한을 연달아 받았고 아울러 보한(寶翰)마저 보여주시니 마치 가난한 집이 졸지에 부자가 되어 진주와 산호가 품에 가득하고 주먹에 찬 것과 같구려. 여러 편액(扁.. ▒ 완당김정희 ▒ 2007.03.09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3]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3] 자제가 뜻밖에 찾아와 주는 것만도 기쁘고 감사한데 하물며 그 옹(翁)을 보나 다름없음에 어찌하리까. 또 성한을 받들고 아울러 행원(杏園)의 여러 글자를 받아보니 볼수록 더욱 기이하여 신묘하기 짝이 없구려. 쾌히 3백년간 누속(陋俗)의 인습을 씻었으니 드.. ▒ 완당김정희 ▒ 2007.03.09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2]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2] 지난번에 답서를 보냈는데 과연 바로 들어갔는지요. 날마다 매달려 바라는 가운데 어느덧 섣달은 꼬리를 보이고 빈 골짜기의 발자국 소리는 그 사이에 거의 빗나갔으니 이 마음의 괴로움은 아마 상상할 수 있을 거외다. 이해도 겨우 몇 날밖에 남지 않았는데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1]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1] 시월이 하마 지나고 이 해도 역시 그럭저럭 다 되어가니 금석(金石)의 언약은 이제 이미 변해버렸소. 뜻밖에도 팔월에 보낸 서한을 이제야 받았는데 오히려 흐뭇하고 기쁜 것은 편지 속에 약속이 들어 있어 예전에 바라던 것이 상기도 지워지지 않은 때문이지.. ▒ 완당김정희 ▒ 2007.03.09
홍군 현보 에게 주다[與洪君 顯普][4] 홍군 현보 에게 주다[與洪君 顯普][4] 그 떠날 적엔 바람과 같아서 아무런 소식조차 미치지 않았고 그 올 적에는 번개와 같아서 빛과 그림자도 따라 붙지를 않았으니 이야말로 성색(聲色)과 견문(見聞)으로써 구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닌가 싶네. 바로 곧 하나의 산승(山僧)을 인하여 비로소 연어(蓮馭).. ▒ 완당김정희 ▒ 2007.03.09
홍군 현보 에게 주다[與洪君 顯普][3] 홍군 현보 에게 주다[與洪君 顯普][3] 봉제(鳳題)가 아직 마르기도 전에 이서(鯉書)가 뒤미쳐 이르러오니 서운했던 심정이 반가움으로 뒤바뀌었네그려. 매실 익는 비 많은 철에 연리(蓮履)가 고이 돌아와 모든 것이 다 좋다니 흐뭇하고 개운하네. 주수(主帥)의 병환은 근자에 과연 차도를 얻어 편안한지,.. ▒ 완당김정희 ▒ 2007.03.09
홍군 현보 에게 주다[與洪君 顯普][2] 홍군 현보 에게 주다[與洪君 顯普][2] 바다 끝과 하늘가에 십 년을 동떨어져 있었는데 어찌 사흘 밤을 같이 지냈다 해서 쌓이고 쌓인 것이 다 풀렸다 이르리오. 다만 객지에서 존수부(尊帥府)와 더불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비록 하나의 전광석화(電光石火)였지만 역시 우연은 아닌 듯싶었네... ▒ 완당김정희 ▒ 2007.03.09
홍군 현보 에게 주다[與洪君 顯普][1] 홍군 현보 에게 주다[與洪君 顯普][1] 막바지 섣달에 말없이 앉았자니 마치 원숭이가 찻잔을 대하고 새가 선감(禪龕)에 깃든 것 같아서 조용(照用)이 전혀 사라졌는데 갑자기 보내온 편지를 받으니 안색이 달아오름을 깨닫겠고 또 들기러기가 사람을 본 것과 같아지네. 정이 끌리는 곳에는 늙은 돌도 역.. ▒ 완당김정희 ▒ 2007.03.09
김군 석준 에게 주다[與金君 奭準][4] 김군 석준 에게 주다[與金君 奭準][4] 동짓날이 이미 지났으니 아마도 주문(朱門)에는 황감(黃柑)을 전해 줄 건데, 들사람은 다만 팥죽을 사립에 뿌릴 따름이니 풍미(風味)가 사뭇 동떨어진 것도 역시 하나의 멋이라면 멋이 아니겠는가. 절에서 돌아온 뒤로 소식이 양쪽 다 막히어 천애(天涯)와 같이 아.. ▒ 완당김정희 ▒ 2007.03.09
김군 석준 에게 주다[與金君 奭準][3] 김군 석준 에게 주다[與金君 奭準][3] 요사이 혹은 산 절에 가고 혹은 강정(江亭)에 가느라니 어느덧 연화바람[楝花風]이 불어오는 줄도 몰랐네. 자네 역시 총총하여 이와 같이 소식이 끊겼으려니 생각했는데 바로 곧 편지를 받아 보니 막혔던 나머지라서 더욱 반가워 가슴이 열리네. 다만 동래(.. ▒ 완당김정희 ▒ 2007.03.09
김군 석준 에게 주다[與金君 奭準][2] 김군 석준 에게 주다[與金君 奭準][2] 베개와 삽자리가 서늘 기운을 맞아들임에 따라 기거(起居) 동작(動作)이 경쾌하고 편안한가. 촌과 들녘에도 이 맛을 느끼는데 더구나 서울이겠는가. 진정 그대들과 더불어 이 물이 빠지고 돌이 솟아나는 때를 타고서 홀가분하게 떠나 멀리 노닐어 산천의 맑고 상쾌.. ▒ 완당김정희 ▒ 2007.03.09
김군 석준 에게 주다[與金君 奭準][1] 김군 석준 에게 주다[與金君 奭準][1] 그대가 오니 꽉 찬 것 같았는데 그대가 가니 텅 빈 것 같네. 그 가고 옴이 과연 차고 비는 묘리와 서로 통함이 있단 말인가. 그대는 매양 역(易)을 읽지 못한 것을 유감으로 삼는데 그 행리(行履)와 동정은 저절로 대역(大易)의 소식(消息)하는 속에 들어 있으니 이러.. ▒ 완당김정희 ▒ 2007.03.09
오생 경석 에게 주다[與吳生 慶錫][4] 오생 경석 에게 주다[與吳生 慶錫][4] 고분(叩盆)의 슬픔은 너무도 놀라워 견딜 수 없네. 이 일은 비단 노년 중년이 당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소년도 역시 당해서는 안 되는 것이니 이는 이른바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라 차군(此君)과 더불어 마찬가지라네. 나도 일찍이 이 경지를 겪어서 그 달고.. ▒ 완당김정희 ▒ 2007.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