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6]

천하한량 2007. 3. 9. 04:51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6]

지난번 자제 돌아가는 편에 무함(蕪椷)을 부쳐 올린 바 있었으니 응당 받아 보셨으리라 생각되오. 바로 곧 혜서를 받들어 살핀바 봄이 저물어가는 이때에 동정(動靖)이 안승(晏勝)하시다니 애달프던 마음 몹시 흐뭇하외다.
다만 올라온다는 기별은 없고 양호필(羊壺筆)만을 청구하니 양호는 확실히 있으나, 있어도 절대 내어놓지는 않을 것이며, 올라와서 스스로 가져가기를 기다릴 뿐이오. 자제도 응당 이 뜻을 전달할 거외다.
지금 보내온 비의 탑본은 우리 동방 오백 년에 이와 같은 신묘한 것은 아마도 없을 거요. 이는 좌우를 위해 과장하느라 아름답지 못한 말을 만든 게 아니니, 좌우도 응당 스스로 알 거외다.
다만 이 진사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관데 이런 묘필(妙筆)을 얻어서 그 선대 무덤을 빛내어 무궁한 세대에 남기게 되는지요. 이 또한 신후(身後)의 큰 복분(福分)의 하나가 아니겠소.
자제는 과연 잘 내려갔는지 마음을 못 놓겠으며 보내온 글자는 돌려보내니 거두어 들이시오. 인편이 서서 재촉하므로 이만 줄이며, 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