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5]

천하한량 2007. 3. 9. 04:51
조눌인 광진 에게 주다[與曺訥人 匡振][5]

지난번 자제가 떠날 적에 안부를 드렸기로 곧 받아보셨을 줄 알았는데 지금 혜서를 받으니 자제가 이제껏 중도에 지체됨을 짐작하겠소. 그 사이에 하마 돌아왔는지 자못 염려되는구려.
요즈음 녹음이 날로 거칠어 가는데, 동정(動靖)이 더욱 안중(安重)하신지요. 구구한 마음 멀리 쏠리외다.
생의 근황은 그 사이 독감에 걸려 몹시 욕을 보았으며 지금도 베개맡에서 신음하고 있으니 답답하군요.
산수정(山水亭)이나 연광정(練光亭)의 편액은 기굴(崎崛)하지 않은 바 아니나 전번에 쓴 것과 비교하면 반드시 낫다고는 못하겠으며 전번 쓴 진본(眞本)이 상기도 나의 상자 속에 들어 있는데, 이야말로 천연 그대로 손에서 벗어난 것이니, 비록 다시 이와 같이 쓴다 해도 절대로 등을 뛰어 올라갈 수는 없을 거요.
이 편액은 존필(尊筆)에 있어서도 역시 쉽게 얻지 못할 것이니, 고쳐 달게 없을 듯하외다. 팔이 아려 나머지는 간신히 이에 그치며, 불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