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9] 바다하늘의 서릿기운은 본시부터 더디고 더디며 절서도 바로 추속(揫束)이란 한결같이 다숩게 풀리니 붉은 잎과 누런 숲이 완연히 좋은 봄의 광경이외다. 아마도 영감 정후는 절서를 맞이하여 더욱 평안하며 예전의 염려도 깨끗이 물러가고 온갖 일이..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8]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8] 청양(靑陽)이 율(律)에 들어 온갖 물건이 새롭게 되니 아마도 초반(椒盤)은 복을 연장하고 매악(梅萼)은 상서를 바치며 해는 풍년 들고 백성은 즐거우며 어룡(魚龍)은 경사가 열리고 복별[福星]은 빛깔을 더하여 이미 일원(一元)의 처음부터 증험되리니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7]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7] 연력(年曆)이 겨우 하루 남았는데 누워서 생각해 보니 같은 서울 사람은 오직 영감일 뿐이구려. 저 당음(棠陰)을 향하여 서글픈 심정을 부치리라 생각했더니 갑자기 율리(栗里)의 백의(白衣)와 화계(花溪)의 청운(靑雲)이 멀리 침음(沈吟) 적막한 속으로 물어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6]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6] 세월은 가고 가서 어느덧 섣달 막바지에 닿았으니 해상의 나그네 심사는 비록 번영과 초췌의 다름은 있을망정 북두의 의지와 경화의 그리움은 역시 취향을 함께 할 줄로 생각되는구려. 병침의 온갖 생각이 흔들리고 나풀거려 마치 바람 앞의 깃발이 제대로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5]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5] 바람은 되게 불고 구름도 가득 덮였으니 우러름과 그리움이 흔들리고 넘실거려 얼른 가라앉지 않는구려. 바로 곧 혜서를 받들어 살피온 바 절기는 제고(題糕)가 지났는데 조신 중의 영감 체력이 차츰 왕성하시다니 얼마나 흐뭇한지 모르겠사외다. 세..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4]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4] 백로가 지났는데도 노열(老熱)은 오히려 다시 이러하고 초량(初涼)은 땅밑에 잠긴 양(陽)과 같으니 어느 때나 베개 자리가 서늘기운을 맞고 둥근 부채가 수고롬을 놓게 될는지 모르겠소. 바로 곧 혜서를 받들어 삼가 살핀 근간에 영감 정후가 사뭇 평화..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3]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3] 장기 비 장기 바람 장기 열이 가을로 들어 다시 심하기는 하나 앞으로 이여드레만 지나가면 쾌히 청량의 세계로 들어갈 것이니 서풍을 손꼽아 헤아려 봄에 감람(橄欖)은 당연히 단맛이 돌고 단수수는 차츰 가경(佳境)으로 향해가니 밝은 대자리 성근 발에도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2]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2] 며칠 사이 날씨가 활짝 개고 좋으니 사람으로 하여금 폐부(肺腑)가 열리려 하게 하는구료. 다만 복날이 박두한 장열(瘴熱)을 녹여 깨트릴 꾀가 없으니 저 수궁(隋宮)에서 더위를 피하고 송대(宋臺)에서 습기를 흩날린다는 것은 도무지 범부로서는 비겨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1]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1] 해구(海颶)가 삼일 동안 법없이 마구 횡행하여 세상을 굴리는 풍륜(風輪)과 더불어 맞 어울렸으나 다만 섬 중에는 아직 농사의 손상은 없으니 아주 다행이구려. 곧 계속 내려 주는 영감의 서한을 받들어 삼가 살핀바 무더위에 정무(政務) 나머지의 동정..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0]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0] 똑같은 하나의 비이지만 기뻐할 때에는 길신(吉神)이 문에 다다르고 싫증낼 경우에는 악객(惡客)이 자리를 눌러앉으니 세정이 탈바꿈하여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와 같다오. 비는 본시 마음이 없는 건데 사람이 스스로 번뇌를 일으키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9] 야마(夜摩)와 도리(忉利)는 어떠한지 모르겠소만 이 세상에 과연 열기 없는 하늘과 모기 없는 땅이 있는지요. 열기가 아무리 심하지만 모기가 더욱 심하군요. 주각(籌閣) 영당(鈴堂)에도 모기가 많다는데 하물며 이 게굴과 달팽이집이겠소. 옛날의 모기.. ▒ 완당김정희 ▒ 2007.03.09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8]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8] 비가 오다 개다 하는 것은 다 장기가 들어서 그렇게 만든 것이며 또 내지(內地)와 더불어 다른 것은 박거(駁車)의 구름이 더욱 사람을 고달프게 하는 점이지요. 곧바로 혜서를 받으니 눈이 환하게 뜨이는구려. 따라서 석류꽃 철에 영감의 정후 안중하시다니 마음..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7]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7] 뜻밖의 서한이라 역시 뜻밖의 위안을 가져다 주는구려. 어제는 비가 오다가 오늘은 개니 개기를 바라던 기쁨 또한 뜻밖의 기쁨이 아니겠소. 다시금 천중(天中)의 가절에 영감의 정후 복을 누리시는지요? 마음껏 비외다. 표류한 왜인에 대한 번뇌는 족히 신경..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6]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6] 보리비 보리바람이 또 돌고 돌아 푸른 부들 붉은 앵도의 철이 되니 시절이 덧없음에 따라 나그네 마음도 사뭇 흔들리어 걷잡지 못할 지경이외다. 물을 보는 느낌은 비록 괴롭고 즐거운 처지가 다름이 있을망정 북두별에 의지하는 그리움은 아마도 꿈과 혼이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5]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5] 만약 영감의 서찰이 아니라면 무엇이 이 눈을 열리게 하겠소. 날은 길어 한 해 같은데 종일토록 들리는 것은 다만 지저귀는 새소리뿐이라오. 뜻밖에 서찰을 접하게 되니 마치 쑥밭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반기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지요. 따라서 며칠 사이에..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4]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4] 인편이 돌아오자 보내 주신 답서를 받으니 자리를 마주하고 반갑게 웃는 것 같아서 머나먼 백리 길도 지척의 형세가 있음을 느끼외다. 다시 묻노니 연화바람[楝花風]에 영감의 정후 날로 편안하신지요? 어수선하게 눈 앞에 들어오는 것들이 모두가 설..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3]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3] 청초(靑草)의 장기(瘴氣)는 지나가고 황매(黃梅)의 장기가 일어나니 이곳 사람들 집 문간에는 짙은 푸르름 일색이라 절물(節物)에 대한 감촉은 누구나 다 있겠지만 한인(恨人)과 기사(羈士)는 더욱 먼저 깨달을 게 아니겠소. 불신(佛辰)이 또 다가오는데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2]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2] 한번 비 내리고 한번 바람부는 사이에 봄 돌아가는 길을 재촉하여 하마 푸른 잎은 살이 찌고 붉은 꽃은 여위어감을 깨닫게 되니 여러 모로 마음이 산란하여 걷잡지 못하겠구려. 전일의 답서는 바로 곧 받아보셨을 듯하며 요즈음도 영감의 정체(政體) 한결같이.. ▒ 완당김정희 ▒ 2007.03.09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 성진(聲塵)이 매우 가까우니 비록 당장에 손을 잡고 즐기지는 못하나마 의지와 믿음을 지닌 것 같아서 마음 든든하오. 이는 막다른 길이라 인정으로서 그럴 수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려니와 어찌 이 땅에서 영감과 더불어 서로 만날 것을 생각이나 했겠소. 바.. ▒ 완당김정희 ▒ 2007.03.09
김 증산 상현 에게 주다[與金甑山 尙鉉] 김 증산 상현 에게 주다[與金甑山 尙鉉] 학이 말한 추위와 소의 눈에까지 쌓였다는 눈[雪]이 옛이야기에만 있는 게 아니라 금년의 겨울이 족히 그렇다 하겠소. 빈 산이 얼어붙어 싸늘한 늙은 매화는 시름에 잠겼는데 역사(驛使)의 한 가지가 이 봄소식을 전해왔구려. 봉함을 뜯고 편지를 펴보매 뭉게뭉..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30]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30] 기러기 울고 첫서리 내리는데 또 이 국화 철을 만나게 되니 지난날 같은 무서운 더위를 겪을 적에는 이렇게 서늘한 오늘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요. 바로 곧 서울 신편(信便)으로부터 영감의 서한과 아울러 몇 폭의 화묵(華墨)을 전해 받았으니 크게 흐..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9] 엊그제 영감의 편지는 잠깐 외출중이어서 바로 답을 못했으니 송구하고 미안한데 거듭된 편지가 또 먼저 날아드니 늙고 게으른 사람은 부득불 소장(少壯)에게 허여할 수밖에 없군요. 동쪽의 행차가 고이 돌아오고 영감의 시체 동정이 희신(喜神)을 맞아 다복..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8]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8] 봄 그늘이 차츰 열리어 강 버들과 강 풀이 날로 무성해짐을 알겠으니 병석의 연연한 생각이 실로 딴 데 있는 게 아니었지요. 바로 곧 영감의 서한을 받드니 완연히 침개(鍼芥)가 서로 응하는 것 같구려. 더구나 이 즈음에 시하 동정이 평안하시다니 심축하여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7]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7] 봄 그늘이 먹빛과 같아 곧장 사람을 물들이려 하고 창 그림자는 눈에 어른거려 정신을 차릴 수 없었는데 갑자기 영감의 편지를 받으니 바로 구름이 걷히는 듯하며 따라서 청안(靑眼)을 닦게 되었소. 어찌 우울한 가슴이 활짝 열리기만 하오리까. 더욱이 이때..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6]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6] "두 되들이 냄비 안에서 산천을 볶는다.[二升鍋裏煮山川]"는 글귀는 바로 회선(回仙)이 희롱조로 한 말인데 그 놀림을 한번 받을 줄이야 뉘 알았겠소. 곧 서한을 받들어 살핀바 이 열기 속에 번거로움을 벗어나서 한가를 즐기심은 오히려 청량산(靑涼傘)..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5]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5] 바람은 건조하고 비는 게을러서 병 속의 양지(楊枝)도 오히려 한 방울을 아끼니 들녘 인심이 날로 소란하여 작은 근심이 아니구려. 곧 서한을 받들어 요사이 영감 시체 왕성하심을 살폈으니 물 쏟듯이 마음 개운하외다. 전에 주신 작은 편액은 자리 한 구석에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4]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4] 곧 또 주신 서한은 계속 감사할 뿐이지요. 아마도 벽돌 그림자[甎影] 물시계 소리 사이에 특별히 맑고 서늘함을 차지하여 저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곡식 밭과는 같지 않으리라 생각되오. 날씨라도 영감 시체 기쁨에 따라 왕성함과 아울러 신시(申時)..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3]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3] 새해 첫 달에 시하의 모든 복이 더욱 융성하여 승진의 운수도 대통하고 붓놀림도 크게 길하며 모든 일도 순조롭기를 우러러 비외다. 둥그렇던 달이 하현(下弦)으로 되려는데 오히려 한번 묻지를 못했으니 이유연(二由延)에 지나지 않는 거리지만 하늘가와 같..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2]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2] 해가 바뀐 뒤로 소식이 너무도 아득하니 비록 대두(戴斗)의 아래라도 이보다 더할 수는 없겠지요. 쌓인 눈 깊은 산에 온갖 생각이 옛 사당의 향로(香爐)와 같은데 유독 영감 곁에만 하늘거리는 한 올의 실이 가물가물 서리고 얽히는구려. 바로 영감의 존문(存.. ▒ 완당김정희 ▒ 2007.03.09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1] 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1] 바람 피해 문을 걸고 깊이 앉았노라니 마치 땅 속의 벌레가 깊은 겨울을 나는 것 같아서 어제가 가면 다시 오늘이 온다는 것을 어찌 알기나 하겠어요. 곧 서한을 받들어 밤 사이에 영감의 기체 시하 다복하심을 살폈으니 마음 기쁘오이다. 보내 주신 순나물은 .. ▒ 완당김정희 ▒ 2007.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