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7] |
연력(年曆)이 겨우 하루 남았는데 누워서 생각해 보니 같은 서울 사람은 오직 영감일 뿐이구려. 저 당음(棠陰)을 향하여 서글픈 심정을 부치리라 생각했더니 갑자기 율리(栗里)의 백의(白衣)와 화계(花溪)의 청운(靑雲)이 멀리 침음(沈吟) 적막한 속으로 물어 옴을 보게 되니 그야말로 유철(蕤鐵)의 감응이 있는 게 아니오.
따라서 살핀 소제(少除)에 영감의 정후 다복하시다니 다소 흐뭇하외다.
누인은 해 보내기엔 너무도 익숙해져서 보통 날 보내기와 마찬가지인데 지금은 다행히도 은광(恩光)에 의탁하여 아이들도 다시 와 위로해 주니 본집이나 다름없소. 이것이 모두가 성택(聖澤)이어서 파공(坡公)의 만 리 해남(海南)이 의연히 하나 같은 중원(中原)의 기상이라 여겨집니다.
다만 병든 몸은 지금 하마 육칠십 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남을 기다려서 일어나고 또 잘 씹지도 못하니 저물어가는 볕이란 마침내 이와 같은 것인지요.
각종의 세궤(歲饋)는 월례의 도움도 이미 거룩한데 격식 밖의 가혜(嘉惠)가 이와 같이 진지할 줄은 스스로 생각 못했소. 나머지는 해를 전송하고 맞음에 있어 크게 길하며 날을 지적하여 높이 승진하기를 비외다. 뒤로 미루고 불비.
[주D-001]율리(栗里)의 백의(白衣) : 《속진양추(續晉陽秋)》에 "도잠(陶潛)이 구월 구일에 술이 떨어지고 없어 울 밖에 나가 서글피 바라보며 오래도록 섰노라니 백의를 입은 사람이 찾아왔는데 태수(太守) 왕홍(王弘)이 보낸 술을 가지고 온 심부름꾼이었다." 하였음.
[주D-002]화계(花溪)의 청운(靑雲) : 두보가 성도(成都)의 화계에 살 때 엄무(嚴武)가 매양 사자(使者)를 보내 존문(存問)하였음. 청운은 존귀를 뜻함.
[주D-003]유철(蕤鐵)의 감응 : 유철은 유빈철(蕤賓鐵)의 준말임.《유양잡조(酉陽雜俎)》에 "황보직(皇甫直)이 비파 타기를 좋아하여 한 곡조를 만들어 서늘한 때를 틈타 수지(水池)에 다달아 타는데, 본시 황종(黃鐘)인데도 소리는 유빈으로 들어갔다. 시험 삼아 다른 곳에 가서 타니 황종 그대로이고 밤에 다시 못가에서 타니 물결이 출렁대며 무슨 물건이 물 속에서 솟구치는데 마치 고기가 뛰는 것 같다가 하현(下絃)에 미치면 없어졌다. 그래서 물을 퍼내어 보니 철 한 조각이 나왔는데 곧 유빈철이 울린 것이다."라고 하였음. 이는 손가락 놀림이 정묘하여 물류(物類)가 서로 감응된 것이라고 이름.
[주D-004]소제(少除) : 제석(除夕)의 전일로 곧 12월 29일을 말함.
[주D-005]파공(坡公)의 만 리 해남(海南) : 소식이 만 리의 해남으로 좌천된 일이 있었으므로 완당 자신의 처지에 비유하여 쓴 것임.
[주D-002]화계(花溪)의 청운(靑雲) : 두보가 성도(成都)의 화계에 살 때 엄무(嚴武)가 매양 사자(使者)를 보내 존문(存問)하였음. 청운은 존귀를 뜻함.
[주D-003]유철(蕤鐵)의 감응 : 유철은 유빈철(蕤賓鐵)의 준말임.《유양잡조(酉陽雜俎)》에 "황보직(皇甫直)이 비파 타기를 좋아하여 한 곡조를 만들어 서늘한 때를 틈타 수지(水池)에 다달아 타는데, 본시 황종(黃鐘)인데도 소리는 유빈으로 들어갔다. 시험 삼아 다른 곳에 가서 타니 황종 그대로이고 밤에 다시 못가에서 타니 물결이 출렁대며 무슨 물건이 물 속에서 솟구치는데 마치 고기가 뛰는 것 같다가 하현(下絃)에 미치면 없어졌다. 그래서 물을 퍼내어 보니 철 한 조각이 나왔는데 곧 유빈철이 울린 것이다."라고 하였음. 이는 손가락 놀림이 정묘하여 물류(物類)가 서로 감응된 것이라고 이름.
[주D-004]소제(少除) : 제석(除夕)의 전일로 곧 12월 29일을 말함.
[주D-005]파공(坡公)의 만 리 해남(海南) : 소식이 만 리의 해남으로 좌천된 일이 있었으므로 완당 자신의 처지에 비유하여 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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