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5] |
바람은 건조하고 비는 게을러서 병 속의 양지(楊枝)도 오히려 한 방울을 아끼니 들녘 인심이 날로 소란하여 작은 근심이 아니구려. 곧 서한을 받들어 요사이 영감 시체 왕성하심을 살폈으니 물 쏟듯이 마음 개운하외다.
전에 주신 작은 편액은 자리 한 구석에 붙여놓고 날마다 마주 보니 마치 그림 속에 앉아 있는 분위기였소. 또 이 병액(屛額)마저 연달아 보여주시니 참으로 산음의 도중에 응접(應接)하느라 겨를이 없는 것과 같군요.
하물며 산호(珊瑚)와 벽수(碧樹)가 큰 가지 작은 가지 서로서로 어울려졌으니 사씨(謝氏)의 집 뜨락에는 본래 평범한 식물(植物)이 없는 모양이지요. 다만 북돋고 물주고 하는 힘을 더욱 더해주길 깊이깊이 빌 따름이외다.
아우는 병정(病情)이 괴로움만 더하고 다리 쑤시는 증세는 더욱 심하여 막대를 짚고도 얼른 일어나지 못하니 사는 맛이 갈수록 없어지외다. 어찌하지요. 안화(眼花)가 붓끝에 어른거려 간신히 쓰다보니 글자가 되지 않았소. 우선 이만 줄입니다. 불선.
[주D-001]병속의 양지(楊枝) : 《관정경(灌頂經)에 "옛날 유야여민(維耶黎民)이 병이 들었는데 선제(禪提)가 불교를 받들고 주(呪)를 가지고 가서 병을 피하게 하니 병이 다 나았다. 선제가 입에
[주D-002]산음의……없는 것 : 구경거리가 매우 많아 주위를 돌아볼 틈이 없다는 뜻으로 쓰여짐.
[주D-003]산호(珊瑚)와 벽수(碧樹) : 산호는 수중에서 나는 보물이고 벽수는 요수(瑤樹)를 칭한 것임. 한유(韓愈)의 《석고가(石鼓歌)》에 "珊瑚碧樹交枝柯"의 구가 있음.
[주D-004]사씨(謝氏)의……모양 : 《진서(晉書)》사현전(謝玄傳)에 "비하자면 지란(芝蘭)과 옥수(玉樹) 같은 것이 그 정계(庭溪)에 돋아나게 하고 싶습니다."라 하였음. 그래서 인가(人家)의 아름다운 자제들을 예찬하는 말임.
[주D-002]산음의……없는 것 : 구경거리가 매우 많아 주위를 돌아볼 틈이 없다는 뜻으로 쓰여짐.
[주D-003]산호(珊瑚)와 벽수(碧樹) : 산호는 수중에서 나는 보물이고 벽수는 요수(瑤樹)를 칭한 것임. 한유(韓愈)의 《석고가(石鼓歌)》에 "珊瑚碧樹交枝柯"의 구가 있음.
[주D-004]사씨(謝氏)의……모양 : 《진서(晉書)》사현전(謝玄傳)에 "비하자면 지란(芝蘭)과 옥수(玉樹) 같은 것이 그 정계(庭溪)에 돋아나게 하고 싶습니다."라 하였음. 그래서 인가(人家)의 아름다운 자제들을 예찬하는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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