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달에 시하의 모든 복이 더욱 융성하여 승진의 운수도 대통하고 붓놀림도 크게 길하며 모든 일도 순조롭기를 우러러 비외다. 둥그렇던 달이 하현(下弦)으로 되려는데 오히려 한번 묻지를 못했으니 이유연(二由延)에 지나지 않는 거리지만 하늘가와 같이 아득만 했다오. 곧 혜한(惠翰)을 받드니 한갓 새해의 안면(顔面)이라 해서 한 가닥 기쁨이 될 뿐만 아니라 졸던 꿈을 깬 것 같고 연꽃이 피어난 것 같아서 보내고 맞는 사이 막히고 걸린 것을 개운히 씻어내니 어찌 상쾌하지 않겠소. 내린 눈과 모진 추위는 모두 지난 섣달에 없었던 것인데 영감 시체(侍體) 다시금 편안하신지 우러러 비외다. 아우는 실낱 같은 낡은 목숨이 버티어나서 또 새해를 보게 되니 이 무슨 사람인지 스스로 돌아봐도 추할 뿐이외다. 언 손을 불고 대략 써 올리며 갖추지 못하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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