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동암 희순 에게 주다[與沈桐庵 熙淳][20] |
선세의 시호가 크게 선시(宣示)되고 자당의 갑년(甲年 회갑을 이름)이 처음 돌아오니 두 경사가 겹쳐짐에 따라 쌍으로 드리는 하례가 일제히 드날렸을 줄로 생각됩니다.
다만 이 몸이 붙여 있는 이 야외는 특수한 길이나 동떨어진 지경이 아닌데도 전혀 소문도 듣지 못하고 보내온 서한에 인하여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 아무리 마음이 죽은 재가 되고 형체가 마른 나무 같아서 도무지 세상과는 교섭이 없다 하지만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소? 생각할수록 한심스러워 부끄러움과 두려움만이 잇따를 뿐이외다.
다시금 이에 즈음하여 영감 시체 동정이 즐겁고 영화로워 온갖 복을 누리는지요? 우러러 송축하는 바이며 아우는 상기도 죽지 않아 세월만 헛되이 내던지고 있으니 이 무슨 꼴인지요? 다만 잠든 그대로 가버리고 싶을 따름이외다. 나머지는 벼루가 얼어붙어 불비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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