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6] |
보리비 보리바람이 또 돌고 돌아 푸른 부들 붉은 앵도의 철이 되니 시절이 덧없음에 따라 나그네 마음도 사뭇 흔들리어 걷잡지 못할 지경이외다.
물을 보는 느낌은 비록 괴롭고 즐거운 처지가 다름이 있을망정 북두별에 의지하는 그리움은 아마도 꿈과 혼이 함께 달리기는 마찬가지가 아니겠소.
이때에 즈음하여 영감의 정후 평안 다복하신지요. 장람(瘴嵐)이 점점 성해 가니 이와 같은 괴상한 기운은 전에도 겪어보신 일이 있는지요? 일찍이 들으니 통영(統營)이 가장 심하다는데 장기(瘴氣) 때문에 피해간 자는 아직 보지 못했소. 안중에는 다만 홍기(紅旗)와 귀도(鬼刀)가 있을 뿐이요, 장기가 보인다는 말은 없으니 모든 것이 이 마음과 함께 녹고 불어나곤 하는 거외다. 마음에 장기가 아니 낀다면 어디가도 청정 법계(淸淨法界)가 아니겠소?
구 년 동안 장기에 익혀져서 장기 속에서 밥을 먹고 장기와 더불어 잠을 자곤 하여 마치 북악산(北岳山)의 아침 안개나 인왕산(仁王山)의 저녁 노을처럼 똑같이 보아왔소. 다만 늙은 기운이 삭고 낡아서 구연(拘攣)의 증세가 자못 동전(動轉)을 괴롭히지만 역시 내맡길 뿐이외다.
마침 사소한 일에 힘을 입어야 될 것이 있어서 이와 같이 적어 보내니 헤아려 주시기 바라며 모든 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갖추지 않사외다.
[주D-001]북두별에 의지하는 그리움 : 임금을 연모하는데에 쓰는 말로 북두의 자미성(紫微星)이제좌(帝座)이므로 한 말임. 두보의 시에 "每依北斗望京華"의 구가 있음.
[주D-002]홍기(紅旗)와 귀도(鬼刀) : 적의 경계를 뜻한 말임. 온 마음이 해상의 경계에만 있고 생각이 다른 곳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함.
[주D-003]구연(拘攣) : 수족(手足)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함을 이름. 풍증(風症)의 일종임.
[주D-002]홍기(紅旗)와 귀도(鬼刀) : 적의 경계를 뜻한 말임. 온 마음이 해상의 경계에만 있고 생각이 다른 곳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함.
[주D-003]구연(拘攣) : 수족(手足)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함을 이름. 풍증(風症)의 일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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