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정의 뒤에 쓰다[書蘭亭後] 난정의 뒤에 쓰다[書蘭亭後] 난정 백이십 종은 이미 내부(內府)로 들어와 수장되었으며 유왕(裕王)의 저중(邸中)에서 일찍이 한번 빌려나온 일이 있었는데 자획(字畫)이 엉뚱하게 달라서 사람의 의사 밖에 뛰어난 것이 있었으나 바깥 사람은 그를 볼 길이 없었다. 인간에는 오히려 조자고의 낙수.. ▒ 완당김정희 ▒ 2007.03.09
영상본 난정첩 뒤에 제하다[題穎上本蘭亭帖後] 영상본 난정첩 뒤에 제하다[題穎上本蘭亭帖後] 영본(穎本)은 명 나라 가정(嘉靖) 연간에 비로소 출토(出土)됨과 동시에 우군(右軍)의 진적(眞跡)으로 지목되어 돌에 올린 것인데 그 실은 저모(褚摸)이다. 미노(米老)의 《기(記)》에는 "소태간(蘇太簡)이 수장(收藏)한 난정의 당모견본(唐模絹本)은.. ▒ 완당김정희 ▒ 2007.03.09
국학본 난정첩 뒤에 제하다[題國學本蘭亭帖後] 국학본 난정첩 뒤에 제하다[題國學本蘭亭帖後] 이는 바로 천사암본(天師庵本)인데 원석(原石)은 상기도 연경(燕京)의 태학(太學)에 있어 혹은 국학본(國學本)이라고도 칭하는 것이며 영상본(穎上本)은 아니다. 그런데 이애당(伊藹堂)은 어찌하여 제정(題定)하여 영상(穎上)이라 했는지 모르겠다... ▒ 완당김정희 ▒ 2007.03.09
구서 화도사비첩 뒤에 제하다[題歐書化度寺碑帖後] 구서 화도사비첩 뒤에 제하다[題歐書化度寺碑帖後] 구비(歐碑)는 지금 현재 해내(海內)에 보존된 것이 일곱인데 이것이 그 중의 하나이며 다만 원석(原石)은 이미 담계(覃溪) 노인을 기다려 송탁(宋拓)의 제본을 합교(合較)하여 제녕학원(濟寧學院)에 모각(摹刻)한 바 있다. 일찍이 성친왕(成親王)이 임.. ▒ 완당김정희 ▒ 2007.03.09
축윤명의 글씨 추풍사첩 뒤에 제하다[題祝允明秋風辭帖後] 축윤명의 글씨 추풍사첩 뒤에 제하다[題祝允明秋風辭帖後] 이 권(卷)은 온전히 구법(歐法)을 본떴는데 또 당 나라 유사보(劉仕俌)의 묘지본(墓誌本)과 더불어 서로 흡사하다. 축(祝)은 유지(劉誌)를 본 것이 아닌데 그 동일함이 이와 같으니 역시 이상한 일이며 여기서 만수(萬殊)가 일본(一本)이.. ▒ 완당김정희 ▒ 2007.03.09
아이들의 시권 뒤에 제하다[題兒輩詩卷後] 아이들의 시권 뒤에 제하다[題兒輩詩卷後] 무엇보다도 이 일은 특별히 신해(神解)가 있어야만 설명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입으로 깨우치거나 붓으로 전할 수는 없는 것이니 모름지기 소동파, 황산곡(黃山谷) 두 시집에 나아가 난숙(爛熟)히 보고 읽기를 천번 만번에 이르면 저절로 신명(神明)이 있어 사.. ▒ 완당김정희 ▒ 2007.03.09
석파의 난권에 쓰다[題石坡蘭卷] 석파의 난권에 쓰다[題石坡蘭卷] 난(蘭)을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 산수(山水)·매죽(梅竹)·화훼(花卉)·금어(禽魚)에 대하여는 예로부터 그에 능한 자가 많았으나 유독 난을 그리는 데는 특별히 소문난 이가 없었다. 이를테면 산수로서 송·원(宋元) 이래 남·북(南北)의 명적(名蹟)이 하나 둘로 헤아.. ▒ 완당김정희 ▒ 2007.03.09
원교필결 뒤에 쓰다[書圓嶠筆訣後] 원교필결 뒤에 쓰다[書圓嶠筆訣後] 원교(圓嶠)의 필결(筆訣)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는 고려 말엽 이래로 다 언필(偃筆)의 서(書)이다. 그래서 획의 위와 왼편은 호(毫) 끝이 발라가기 때문에 먹이 짙고 미끄러우며, 아래와 바른편은 호의 중심이 지나가기 때문에 먹이 묽고 까끄러움과 동시에 획은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청애당첩 뒤에 제하다[題淸愛堂帖後] 청애당첩 뒤에 제하다[題淸愛堂帖後] 진성재(陳星齋)가 이르기를 "당은 법에 얽매이고 송은 뜻을 취했으니 천년이라 진의 운(韻)은 끝내 뉘라 분별할꼬[唐拘於法宋取意 晉韻千秋竟誰辯]"라 하였으니 이는 서가(書家)의 삼매(三昧)라 하겠다. 유석암(劉石菴) 글씨가 자못 진의 운치를 얻었다 하겠으며 .. ▒ 완당김정희 ▒ 2007.03.09
북수비문 뒤에 제하다[題北狩碑文後] 북수비문 뒤에 제하다[題北狩碑文後] 이는 바로 신라 진흥왕(眞興王)의 낡은 비(碑)이다. 비는 함경도 함흥(咸興) 황초령(黃草嶺)에 있었는데 비가 하 오래되어 닳고 벗겨졌는데 이재(彝齋) 상서(尙書)가 이 도(道)에 관찰사가 되어 인풍(仁風)을 선양하여 온갖 법도가 함께 흥기하니 잠긴 빛과 숨.. ▒ 완당김정희 ▒ 2007.03.09
이석견의 음시처 상량문의 뒤에 쓰다[題李石見吟詩處上樑文後] 이석견의 음시처 상량문의 뒤에 쓰다[題李石見吟詩處上樑文後] 청(靑)과 적(赤)을 문(文)이라 이르고, 적(赤)과 백(白)을 장(章)이라 이른다. 문장(文章)의 시작인 동시에, 병체(騈體)의 근본된 바이다. 소명(昭明)이 선(選)에 부지런하여 이 규모(規模)를 법으로 삼고, 언화(彦和)가 글월을 저술하며 이 과.. ▒ 완당김정희 ▒ 2007.03.09
이재의 동남 이시 뒤에 제하다[題彝齋東南二詩後] 이재의 동남 이시 뒤에 제하다[題彝齋東南二詩後] 구양공(歐陽公)의 논(論)에, 시(詩)는 "궁(窮)해야만 좋아진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다만 빈천(貧賤)의 궁을 들어 말한 것이다. 부귀하다 궁한 자라야만이 이를테면 그 궁을 궁이라 이를 수 있는 것이며 궁해서 좋아진 것도 또 빈천의 궁으로써 좋.. ▒ 완당김정희 ▒ 2007.03.09
권 수찬 돈인 이재의 허천기적 시권의 뒤에 제하다[題權修撰 敦仁 彝齋虛川記蹟詩卷後] 권 수찬 돈인 이재의 허천기적 시권의 뒤에 제하다[題權修撰 敦仁 彝齋虛川記蹟詩卷後] 허천(虛川)은 옛날의 속빈로(速頻路)인데 삼수(三水)의 하나이다. 금(金) 본기(本紀)에 이르기를 "도문수(徒門水)의 서쪽 혼동(渾疃)·성현(星顯)·잔준(僝蠢)·삼수 이북의 한전(閒田)은 갈뢰.. ▒ 완당김정희 ▒ 2007.03.09
삼주 이 상서의 권에 쓰다[書三洲李尙書卷] 삼주 이 상서의 권에 쓰다[書三洲李尙書卷] 주 부자(朱夫子)가 말년에 들어 《참동계(參同契)》에 마음이 끌려 심지어는 공동거사(崆峒居士) 주본(注本)까지 냈었다. 지금 이 운당(篔簹)의 고사를 간추려 보면 주자가 육십팔 세 되던 때 일이었으니 작고한 경신년과의 거리는.. ▒ 완당김정희 ▒ 2007.03.09
가장사의 치안책 권두에 제하다[題賈長沙治安策卷頭] 가장사의 치안책 권두에 제하다[題賈長沙治安策卷頭] 가의(賈誼)가 진술한 치안책(治安策)은 본래 그 보부편(保傅篇)과 더불어 각기 한 서(書)로 되었는데 반씨(班氏)가 이를 합치면서 자못 산삭(刪削)한 바 있다. 그러므로 대략만 들어 일으켜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두 가지인데 흉노에 대한 한 가지.. ▒ 완당김정희 ▒ 2007.03.09
이진재 첩에 제하다[題怡晉齋帖] 이진재 첩에 제하다[題怡晉齋帖] 조자고(趙子固)가 이르기를 "당(唐) 나라 사람을 배우는 것이 진(晉) 나라 사람을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다."라 하여 다 말을 쉽게 하고 있으나 진이 어찌 배우기가 쉬우리오. 당을 배우면 오히려 규구(規矩)를 잃지 않으니, 진을 배운다면서 당인으로부터 시작하지 않는.. ▒ 완당김정희 ▒ 2007.03.09
천송 금강경 뒤에 제하다[題川頌金剛經後] 천송 금강경 뒤에 제하다[題川頌金剛經後] 나는 묘향산에 들어가면서 이 경(經)과 개원(開元) 연간의 고경(古竟)을 산에 들어가는 호신의 부적(符籍)으로 삼았다. 성사(星師)는 그 구장(舊藏)인 정국옹(鄭菊翁)의 합주본(合注本)을 꺼내어 보여주는데 그 뜻은 나더러 아울러 가지고 가게 하려는 것이니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영모암 편액 후면의 제지에 대한 발[永慕庵扁背題識跋] 영모암 편액 후면의 제지에 대한 발[永慕庵扁背題識跋] 이는 우리 증조고께서 영모암 편배(永慕庵扁背)에 제지(題識)하신 수묵(手墨)이다. 산 아래의 일은 우리 집에서 전관해 온 지가 팔구십 년이었으나 불초 후생은 다만 무인년 이후의 사리(事理)가 혹 그랬으리라고만 알았고 고조부의 유훈이 계셔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연산뢰기(硏山瀨記) 연산뢰기(硏山瀨記) 도천(陶泉)은 고을 서쪽 시오리 지점에 있는데, 크고 작은 여나무 덩이의 돌이 섬돌 놓이듯 성가퀴마냥 연대고 엉클어져 마치 미가(米家)의 연산도(硏山圖)와 같다. 그 아래는 샘이 흘러 비단결같이 곱게 돌아 쏟아지니 새파랗고 조촐하여 함부로 침도 못 뱉을 지경이라 굳이 비교.. ▒ 완당김정희 ▒ 2007.03.09
겸겸실기(謙謙室記) 겸겸실기(謙謙室記) 나는 《역(易)》을 읽고서 건(乾) 구삼(九三)의 의(義)에 깊이 느낌이 있어 나의 거실의 편액을 ‘척암(惕庵)’이라 했다. 김진항(金鎭恒)이라는 자가 있어 지나다가 보고 물으며 말하기를 "거룩하옵니다. 척(惕)의 의야말로. 선생은 대인이시니 장차 대인의 덕(德)에 나.. ▒ 완당김정희 ▒ 2007.03.09
귤중옥서(橘中屋序) 귤중옥서(橘中屋序) 매화·대·연·국화는 어디에도 다 있지만 귤에 있어서는 오직 내 고을의 전유물이다. 겉빛은 깨끗하고 속은 희며 문채는 푸르고 누르며 우뚝이 선 지조와 꽃답고 향기로운 덕은 유(類)를 취하여 물(物)에 비교할 것이 아니므로 나는 그로써 내 집의 액호(額號)를 삼는다. 아, 우공(.. ▒ 완당김정희 ▒ 2007.03.09
전당시서의 서[全唐詩序序] 전당시서의 서[全唐詩序序] 옛날에는 서(序)가 다 별책으로 갈라져 행세(行世)하였으니 백 편의 서가 붙은 《고문상서(古文尙書)》 사십오 권이 《한서(漢書)》 예문지에 사십육 권으로 된 것은 서를 따로 하여 말한 것이며, 《역(易)》의 서괘(序卦)도 역시 별책으로 행세하여 십익(十翼)의 하나를 차.. ▒ 완당김정희 ▒ 2007.03.09
사람에게 주다[與人] 사람에게 주다[與人] 어제 병든 종씨를 살피기 위해 잠깐 강상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보니 내려주신 편지만이 남아 있어 놀라고 두려웠으나 다만 연궤(硏几)에 상서가 솟고 주정(廚丁)이 기쁨을 알리니 훌륭한 선물을 우러러 받으며 두 손 모아 사례함에 느꺼움이 맺힙니다. 오직 오백 년의 화수(.. ▒ 완당김정희 ▒ 2007.03.09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8]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8] 함께 산극(山屐)을 다스려 선탑을 계람(溪藍)에 빌렸는데 한 조각의 공산(空山)에 더불어 말할 사람은 없고 감불(龕佛)은 사람을 향해 말을 하려다가 말을 아니하니 이는 유마(維摩) 거사의 말하지 않는 한 법인가. 성각(性覺)은 자못 혜성(慧性)을 지녀서 능히 어산(魚.. ▒ 완당김정희 ▒ 2007.03.09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7]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7] 이와 같은 불볕 더위는 범을 잡아 엎드리고 용을 길들일 수 있는 힘으로도 아마 당해 내기 어려울 것 같소. 모르괘라 은지(銀地) 법계(法界)에는 능히 이선천(二禪天)의 낙(樂)을 얻어 세간의 열갱(熱坑) 화택(火宅)과는 같지 않은지요. 곧 묻노니, 선리(禪履)는 맑고 충족하며 .. ▒ 완당김정희 ▒ 2007.03.09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6]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6] 중이 와서 초의의 서한을 전하고 또 다포도 전해주었네. 이곳의 샘맛은 바로 관악산(冠岳山) 한 맥에서 흘러나온 것인데 두륜산(頭輪山)에 비하면 갑을(甲乙)이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역시 공덕(功德)의 삼사(三四)는 있겠기에 빨리 보내온 차를 시험해 보니 샘맛도 좋고 차맛.. ▒ 완당김정희 ▒ 2007.03.09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5]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5] 《주림(珠林)》·《종경(宗鏡)》 신편 어록은 한번 와서 서로 고증하고 싶지 않은가. 대혜(大慧)에 대한 한 안건은 남김 없이 다 타파했으니 이는 크게 유쾌한 일이로세. 새 차는 몇 조각이나 따왔는가. 잘 간수하여 장차 나에게 주려는가. 자흔(自欣) 향훈(向熏) 제납에게서도.. ▒ 완당김정희 ▒ 2007.03.09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4]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4] 편지를 보냈지만 한번도 답은 보지 못하니 아마도 산중에는 반드시 바쁜 일이 없을 줄 상상되는데 혹시나 세체(世諦)와는 어울리고 싶지 않아서 나처럼 간절한 처지인데도 먼저 금강(金剛)을 내려주는 건가. 다만 생각하면 늙어 머리가 하얀 연령에 갑자기 이와 같이 하니 우.. ▒ 완당김정희 ▒ 2007.03.09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3]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3] 세밑의 한 서한은 해가 지나도 오히려 소매 속에 들어 있는데 그 사이 또 봄바람이 문득문득 불어와서 하마 화조(花朝)에 미쳤으니 흘러가는 세월은 법계도 역시 마찬가지인가. 나무는 우줄우줄 번영으로 향하고 샘물은 자질자질 흐르기 시작하는데 선송은 멈추지 않으며 단.. ▒ 완당김정희 ▒ 2007.03.09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2]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2] 곧 읍내 인편으로부터 범함(梵椷)을 받게 되니 산중이나 강상(江上)은 역시 다른 세상이 아니고 한 하늘 밑으로 모두 침개(鍼芥)가 서로 끄는 사이에 있다 하겠는데 어찌하여 지난날은 그렇게도 동떨어졌는지요. 세밑의 한 추위는 벼룻물을 얼리고 다순 술을 얼릴 만하.. ▒ 완당김정희 ▒ 2007.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