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축윤명의 글씨 추풍사첩 뒤에 제하다[題祝允明秋風辭帖後]

천하한량 2007. 3. 9. 18:32
축윤명의 글씨 추풍사첩 뒤에 제하다[題祝允明秋風辭帖後]

이 권(卷)은 온전히 구법(歐法)을 본떴는데 또 당 나라 유사보(劉仕俌)의 묘지본(墓誌本)과 더불어 서로 흡사하다. 축(祝)은 유지(劉誌)를 본 것이 아닌데 그 동일함이 이와 같으니 역시 이상한 일이며 여기서 만수(萬殊)가 일본(一本)이요 고금(古今)이 합철(合轍)이란 이치를 알 수 있으니 서법은 구(歐)를 놓고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근세 사람들이 함부로 진체(晉體)라 칭하며 모[觚]를 깎아 원(圓)을 만들고 있으니 이는 벽돌을 갈아 거울을 만드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주C-001]축윤명(祝允明) : 명 장주인(長洲人)으로 자는 희철(希哲)이요, 나면서부터 지지(枝指)가 있어 스스로 지산(枝山)이라 호(號)하였으며, 군서(群書)를 박람하여 시문(詩文)이 기기(奇氣)가 있고 더욱 서(書)에 공(工)하여 이름이 해내(海內)에 떨쳤음. 관(官)은 응천통판(應天通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