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于天 (김립 1807~1863 )

천하한량 2006. 12. 23. 18:09
論鄭嘉山忠節死嘆金益淳罪通于天   

    논정가산충절사탄김익순죄통우천

 

         金笠   김립 1807~1863 (김병연.김삿갓)

 

 

   一爾世臣金益淳   일이세신김익순   대대로 임금을 섬겨온 金益淳은 듣거라  

   鄭公不過卿大夫   정공불과경대부   鄭公은 卿大夫에 불과했으나 

    

   將軍桃李농西落   장군도리농서락   농서의 장군 이능처럼 항복하지 않아   

   烈士功名圖末高   열사공명도말고   충신 열사들 가운데 공과 이름이 서열 중에 으뜸이로다   

   詩人到此亦慷慨   시인도차역강개   시인도 이에 대하여 비분강개하노니   

   撫劍悲歌秋水溪   무검비가추수계   칼을 어루만지며 이 가을 날 강가에서 슬픈 노래를 부르노라    

   宣川自古大將邑   선천자고대장읍   宣川은 예로부터 대장이 맡아보던 고을이라   

   比諸嘉山先守義   비저가산선수의   가산 땅에 비하면 먼저 충의로써 지킬 땅이로되   

   淸朝共作一王臣   청조공작일왕신   청명한 조정에 모두 한 임금의 신하로서    

   死地寧爲二心子   사지영위이심자   죽을 때는 어찌 두 마음을 품는단 말인가     

   升平日月歲辛未   승평일월세신미   태평세월이던 신미년에   

   風雨西關何變有   풍우서관하변유   관서 지방에 비바람 몰아치니 이 무슨 변고인가    

   尊周孰非魯仲連   존주숙비노중련   周나라를 받드는 데는 魯仲連 같은 충신이 없었고   

   輔漢人多諸葛亮   보한인다제갈량   漢나라를 보좌하는 데는 諸葛亮같은 자 많았노라   

   同朝舊臣鄭忠臣   동조구신정충신   우리 조정에도 또한 鄭忠臣이 있어서  

   抵掌風塵立節死   저장풍진입절사   맨손으로 병란 막아 절개 지키고 죽었도다   

   嘉陵老吏揚名旌   가릉노리양명정   늙은 관리로서 구국의 기치를 든 가산 군수의 명성은   

   生色秋天白日下   생색추천백일하   맑은 가을 하늘에 빛나는 태양 같았노라    

   魂歸南畝伴岳飛   혼귀남무반악비   혼은 남쪽 밭이랑으로 돌아가 악비와 벗하고    

   骨埋西山傍伯夷   골매서산방백이   뼈는 서산에 묻혔어도 백이의 곁이라    

   西來消息慨然多   서래소식개연다   서쪽에서는 매우 슬픈 소식이 들려오니   

   問是誰家食錄臣   문시수가식록신   묻노니 너는 누구의 녹을 먹는 신하이더냐      

   家聲壯洞甲族金   가성장동갑족김   가문은 으뜸가는 壯洞 金씨요 

  

   名字長安行列淳   명자장안항렬순   이름은 장안에서도 떨치는 淳자 항렬이구나   

   家門如許聖恩重   가문여허성은중   너희 가문이 이처럼 聖恩을 두터이 입었으니  

   百萬兵前義不下   백만병전의불하   백만 대군 앞이라도 의를 저버려선 안되리라     

   淸川江水洗兵波   청천강수세병파   청천강 맑은 물에 병마를 씻고  

  

   鐵甕山樹掛弓枝   철옹산수괘궁지   철옹산 나무로 만든 활을 메고서는

   

   吾王庭下進退膝   오왕정하진퇴슬   임금의 어전에 나아가 무릎 꿇듯이    

   背向西城凶賊脆   배향서성흉적취   서쪽의 흉악한 도적에게 무릎 꿇었구나   

   魂飛莫向九泉去   혼비막향구천거   너의 혼은 죽어서 저승에도 못 갈 것이니  

   地下猶存先大王   지하유존선대왕   지하에도 선왕들께서 계시기 때문이라     

   忘君是日又忘親   망군시일우망친   이제 임금의 은혜를 저버리고 육친을 버렸으니  

   一死猶輕萬死宜   일사유경만사의   한 번 죽음은 가볍고 만 번 죽어야 마땅하리    

   春秋筆法爾知否   춘추필법이지부   춘추필법을 너는 아느냐  

 

   此事流傳東國史   차사유전동국사   너의 일은 역사에 기록하여 천추만대에 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