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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구름 쌓인 곳에 세 칸 초가집(山居)-慧勤-

천하한량 2007. 3. 8. 19:30
        
白雲堆裡屋三間/ 흰 구름 쌓인 곳에 세 칸 초가집
坐臥經行得自閑/ 앉아 눕고 쏘다녀도 제 절로 한가롭네.
澗水巉巉談般若/ 시냇물은 졸졸졸 般若를 속삭이고
淸風和月遍身寒/ 맑은 바람 달빛에 온 몸이 서늘하다.  

고려 말의 禪僧 慧勤의 〈山居〉란 작품이다. 
배 고프면 밥 먹고, 
곤하면 잔다. 
흰 구름 속 초가 삼간. 
시냇물은 졸졸졸 흘러가며 般若의 설법을 들려주고, 
맑은 바람과 흰 달빛은 내 정신을 쇄락케 한다. 
산 기운 저녁이라 더욱 고운데 나는 새 짝을 지어 돌아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