飲酒二十首 其十四 음주 20수기14
飲酒 其十四 음주 제14수
陶淵明 도연명 365 - 427
故人賞我趣 고인상아취 옛 친구들 나를 반기며
挈壺相與至 설호상여지 술병 들고 몰려 와서
班荊坐松下 반형좌송하 소나무 아래에 자리 펴고
數斟已復醉 수짐이부취 연거푸 마신 술이 이내 취하네
父老雜亂言 부노잡난언 취기가 오르자 친구들 소란스럽고
觴酌失行次 상작실행차 술 따르는 순서도 뒤죽박죽이라
不覺知有我 불각지유아 취하여 내가 누군지 조차 잊었는데
安知物爲貴 안지물위귀 명리귀한 줄을 어찌 알겠는가
悠悠迷所留 유유미소유 한가로이 마시고 어울리니
酒中有深味 주중유심미 술 속에 깊은 생각 있음을 그대는 아는가
○ 故人(고인) : 사귄 지 오랜 친구.
○ 賞(상) : 즐겨 구경하다. <완상(玩賞)>
○ 挈壺(설호) : 술병을 들다. 挈은 손에들 ‘설’. 壺는 술병.
○ 班荊(반형) : 낙엽을 땅에 쌓아놓은 자리. 班은 자리. 荊은 가시나무. 땅.
※ 班荊道故(반형도고) : 옛 친구(親舊)를 만나 정(情)을 나누는 것을 이르는 말
○ 數斟(수짐) : 몇 잔의 술. 斟은 술을 따른다는 뜻.
○ 觴酌失行次(상작실행차) : 술 따르는 순서도 잊어버렸다. 觴은 잔‘상’. 酌은 술 부을 ‘작’.
○ 不覺知有我(불각지유아) : 내가 있는 것조차 알지 못하다. 連雨獨飲(연우독음)에서는 술에 취하여 무아지경에 이르렀음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試酌百情遠(시작백정원),重觴忽忘天(중상홀망천)。
한 잔 마시니 온갖 정이 멀어지고, 다시 한 잔 술에 홀연히 하늘도 잊었노라
<連雨獨飲(연우독음) - 陶淵明(도연명)>
○ 悠悠(유유) : 한가롭고 근심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