飲酒二十首[其十六 음주 20수기16
飲酒 其十六 음주 제16수
陶淵明 도연명 365 - 427
少年罕人事 소년한인사 어려서부터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遊好在六經 유호재육경 육경을 읽으며 친구를 삼았네
行行向不惑 행행향불혹 세월 흘러 나이 사십 바라보니
淹留遂無成 엄류수무성 머물러 이룬 일이 없구나
竟抱固窮節 경포고궁절 비굴하지 않은 굳은 절개만을 품은 채
飢寒飽所更 기한포소경 추위와 굶주림만 지겹도록 겪었다
弊廬交悲風 폐려교비풍 초라한 오두막엔 쓸쓸한 바람만 드나들고
荒草沒前庭 황초몰전정 잡초는 집 마당을 황폐하게 만들었구나
披褐守長夜 피갈수장야 낡은 옷 걸치고 지새우는 긴긴 밤
晨鷄不肯鳴 신계불긍명 닭마저 새벽을 알리지 않으려 한다
孟公不在玆 맹공부재자 선비를 알아주는 맹공도 없으니
終以翳吾情 종이예오정 끝내 내 가슴이 답답하다.
○ 罕人事(한인사) : 인간관계가 드물다. 세상사람 들과 어울리지 못하다. 罕은 드물 ‘한’.
○ 游好(유호) : 즐기다. 지속적으로 좋아하다.
○ 六經(육경) : 유교의 근간이 되는 오경과 악경. 오경은 『詩經』『書經』『易經』『春秋』『禮記』를 말하며 여기에 『樂經』을 더해 육경이라고 한다. 악경은 전해지지 않는다.
○ 行行(행행):머지않아. 언젠가는。
○ 不惑(불혹) : 40세의 다른 명칭. 논어 위정(爲政)편에 「子曰:吾十有五而志乎學,三十而立,四十而不惑,五十而知天命,六十而耳順,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라고 하였다.
○ 淹留(엄류):오래 머무름.
○ 竟(경): 마침내.
○ 固窮節(고궁절) : 가난함 속에서도 절조를 굳건히 지킴.
不賴固窮節(불뢰고궁절), 百世當誰傳(백세당수전)。곤궁하지만 꿋꿋한 절개 아니고서야 먼 후세에 어찌 이름 전하겠는가? <음주 제2수>
○ 饑寒(기한) : 굶주리고 헐벗어 배고프고 추움.
飢寒況當年(기한황당년)。젊은 나이에 굶주림과 추위에 굽힐 수 있으랴. <음주 제2수>
○ 弊廬(폐려) : 초라한 집. 모옥(茅屋). 자기 집의 낮춤말.
○ 悲風(비풍) : 쓸쓸하고 슬픈 느낌을 주는 바람. 늦가을에 불어 쓸쓸한 느낌을 주는 바람
○ 荒草(황초) : 잡초
○ 披褐(피갈) : 베 옷을 입다..
○ 晨鷄(신계) : 새벽을 알리는 닭.
○ 孟公(맹공) : 후한의 장중울(張仲蔚)을 말한다. 고사전(高士傳) 중 장중울편에 “장중울(張仲蔚)은 후한 사람으로 평릉인(平陵人)이며 위경경(魏景卿)과 함께 은둔하며 벼슬하지 않았다. 박학다식하여 천문에 정통하고 시부에 능하였으며, 늘 빈한하게 살며 사는 집에 쑥대가 우거졌다.”고 하였다. <高士傳 張仲蔚>
○ 茲(자) : 이곳. ‘이 시대’의 의미.
○ 終以(종이) : 결국。
○ 翳(예) : 가로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