飲酒二十首 其十八 음주 20수기18
飲酒 其十八 음주 제18수
陶淵明 도연명 365 - 427
子雲性嗜酒 자운성기주 양자운은 천성적으로 술을 좋아 했으나
家貧無由得 가빈무유득 집이 가난하여 마실 수가 없었다
時賴好事人 시뢰호사인 가끔, 글 좋아 하는 사람이
載醪祛所惑 재료거소혹 막걸리 들고와 모르는 글 물으니
觴來爲之盡 상래위지진 잔 들어 홀짝 마시고
是諮無不塞 시자무불색 모르는 글을 쉽게 풀더라
有時不肯言 유시불긍언 떄로는 입 다물고 모르는 척 하니
豈不在伐國 기불재벌국 다른 나라 침략하는 일 때문에 그러지 않았겠는가
仁者用其心 인자용기심 어진이가 정신을 바로 사용하면
何賞失顯默 하상실현묵 어찌 말하고 말하지 않는 일을 실수할 수 있겠는가
○ 양자운(楊子雲) : 자(字)가 자운(子雲)인 한(漢)나라 때의 유학자인 양웅(揚雄)을 가리킨다. 그의 저서로는 주역을 본떠 지은 태현경(太玄經)과 법언(法言)이 유명하다. 학문이 깊고 기이한 글자를 잘 알았는데도 벼슬은 궁정에서 창을 잡는 낭관(郎官)에 지나지 못하였다. 양웅(揚雄)은 천록각(天祿閣)에서 사무를 보던 중 자신의 스승이 제위(帝位)를 찬탈한 왕망(王莽)을 비판하다가 처형당했다는 말을 듣고 이에 연루될까 두려워하여 투신자살하려 하였으나 죽지 않고 살아나 왕망(王莽)을 섬겼다. <漢書 卷八十七 揚雄傳(양웅전)>
<참고> 古文眞寶 185. 취시가(醉時歌) - 두보(杜甫)
子雲識字終投閣(자운식자종투각) 글 잘 아는 양자운도 끝내 천록각(天祿閣)에서 투신하였네.
○ 賴(뢰) : 덕택에
○ 好事人(호사인) : 호사가(好事家). 색다른 것을 좋아하는 사람. 일을 벌이기를 좋아하는 사람. 남의 일에 특별히 흥미를 가지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 載醪祛所惑(재료거소혹) : 들고 온 막걸리로 미혹을 떨어 없앴다. 醪는 막걸리 ‘료’, 祛는 떨 ‘거’로 떨어 없애다.
○ 不塞(불색) ; 막힘 없다.
○ 豈不在伐國(기부재벌국) : 어찌 다른 나라를 정벌하는 일 때문에 그러지 않았겠는가? 양자운이 낭관으로 지낼 당시 왕망(王莽)이 제위를 찬탈하였으나 왕망을 섬겼으므로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한 것이다.
○ 顯黙(현묵) : 드러내고 감추는 것. 말을 하거나 침묵을 지키는 일이라는 뜻. 顯은 나타날 ‘현’. 黙은 묵묵할 ‘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