飲酒二十首其十九 음주 20수기19
飲酒 其十九 음주 제19수
陶淵明 도연명 365 - 427
疇昔苦長飢 주석고장기 지난 날 늘 굶주림에 시달려
投耒去學仕 투뢰거학사 쟁기 버리고 벼슬살이에 나섰다
將養不得節 장양부득절 그러나 가족들 부양 하기가 어려웠고
凍餒固纏己 동뇌고전기 늘 추위와 배고픔에 힘겨웠다
是時向立年 시시향입년 그때가 내 나이 삼십이였으니
志意多所恥 지의다소치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많았다
遂盡介然分 수진개연분 하지만 나의 성품을 지키려고
拂衣歸田里 불의귀전리 벼슬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왔다
冉冉星氣流 염염성기류 천천히 별 따라 세월도 흘러
亭亭復一記 정정부일기 십 이년이 지나갔다
世路廓悠悠 세로곽유유 세상살이는 넓고도 멀어
楊朱所以止 양주소이지 양주같이 길 몰라 망설이네
雖無揮金事 수무휘금사 흥청망청 쓸 돈은 없으나
濁酒聊可恃 탁주요가시 탁주라도 마시며 내 마음을 위로해야지.
○ 疇昔(주석) : 지난 날. 예전에. 疇(주)는 ‘이전’의 뜻.
○ 投耒(투뢰) : 쟁기를 던짐. 즉 농사를 포기하였음. 耒는 가래 ‘뢰’. 쟁기.
○ 凍餒(동뇌) : 凍餓(동아). 헐벗고 굶주림. 춥고 배고픔. 餒는 주릴 ‘뇌’.
○ 纏(전) : 얽을 ‘전’. 얽다 감다.
○ 向立年(향입년) : 삼십에 가까운 나이.
○ 介然(개연) : 변절(變節)하지 않는 모양.
○ 冉冉(염염) : 나아가는 모양이 느림, 약함. 冉은 나아갈 ‘염’
○ 亭亭(정정) : 아득히.
○ 一紀(일기) : 옛날 중국에서 12년을 일컫던 말.
○ 世路廓悠悠(세로곽유유), 楊朱所以止(양주소이지) : 세상의 길은 아득히 넓어 양주(楊朱)처럼 길 몰라 망설였네.
열자(列子) 제8편 설부편(說符篇) 다기망양(多岐亡羊)의 고사를 인용하였다. 양주(楊朱)는 전국 시대 초기 위(魏)나라 사람. 자는 자거(子居)라고 한다. 양생(楊生) 또는 양자(楊子), 양자거(楊子居)로도 불린다. 양자(楊子)의 이웃 사람이 양을 잃어버리자 여러 사람이 양을 찾아다녔으나 갈림길이 많아 양을 찾지 못하였다고 하자 양자가 고민에 빠졌다는 고사로 “大道以多歧亡羊(대도이다기망양) 큰 길은 갈림길이 많아서 양을 잃고, 學者以多方喪生(학자이다방상생)학자는 방술(方術)이 많아서 사는 방법을 잃는다.”고 하였다.<列子 說符篇 25>
○ 揮金(휘금) : 벼슬을 그만두고 편안하게 즐기면서 만년(晩年)을 보내는 것을 말한다. 한나라의 태부 소광이 나이가 많이 들어 은퇴하자 선제가 많은 황금을 선물로 주었는데 고향으로 돌아와 날마다 친구들을 불러 주연을 베풀며 즐겼다는 고사를 인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