飲酒二十首 其十二 음주 20수기12
飲酒 其十二 음주 제12수
陶淵明 도연명 365 - 427
長公曾一仕 장공증일사 장공은 한번 세상에 나갔으나
壯節忽失時 장절홀실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버리고
杜門不復出 두문불부출 두문 불출하며
終身與世辭 종신여세사 평생토록 속세와 멀어졌네
仲理歸大澤 중리귀대택 양중리도 물러나 큰 집에 돌아오자
高風始在玆 고풍시재자 고상한 기풍이 그 속에서 생겨났다네
一往便當已 일왕변당이 한번 결심하면 당연히 끝을 봐야지
何爲復狐疑 하위부호의 하는 듯 마는 듯 하지 않으리라
去去當奚道 거거당해도 지금 당장 물러나 어디로든 가야 하지만
世俗久相欺 세속구상기 세상은 언제나 속이기만 하니
擺落悠悠談 파락유유담 허튼 소리는 귀에 새기지 말고
請從余所之 청종여소지 오직 내 뜻에 따라 살아가리라.
○ 長公(장공) : 장지(張摯). 한(漢) 나라 장석지(張釋之)의 아들로, 대부(大夫) 벼슬에 이르러 면직된 뒤, 강직한 성품을 굽히지 않은 채 종신토록 벼슬에 나아가지 않았다.
○ 曾一仕(증일사) : 일찍이 한 번 벼슬을 하였다. 曾은 일찍 ‘증’
○ 壯節(장절) : 장년의 시절.
○ 杜門不出(두문불출) : 집 안에만 들어 앉아 있고 나다니지 아니함.
○ 仲理(중리) : 후한(後漢)의 학자 양륜(楊倫), 자(字)가 중리(仲理)이다. 군(郡)의 문학연(文學掾)이라는 벼슬을 지냈으나 뜻에 맞지 않아 벼슬을 버리고 대택(大澤)에서 글을 가르쳤다. 제자가 천여 명이 넘었다고 한다. <後漢書卷七十九上 儒林列傳第六十九上>
○ 大澤(대택) : 양중리가 제자들에게 글을 가르쳤던 곳.
○ 茲(자) : 이곳. 이때
○ 便(변) : 곧. 문득
○ 狐疑(호의) : 의심이 많아 우물쭈물하다. ※ 狐疑不決(호의불결) : 여우가 의심이 많아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대하여 의심이 많아 결행(決行)하지 못함을 비유하는 말
○ 去去當奚道(거거당해도) : 가고 또 가되 어찌 그 길을 가려하는가, 관계(官界)로 나가는 길을 끊자고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다.
○ 擺落(파락) : 털어 없앰.
○ 悠悠談(유유담) : 한가하고 근심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