飲酒二十首 其九음주 20수기9
飲酒 其九 음주 제9수
陶淵明 도연명 365 - 427
淸晨聞叩門 청신문고문 아침 일찍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倒裳往自開 도상왕자개 서둘러 옷 입고 대문을 여니
問子爲誰歟 문자위수여 누구냐고 묻는 내 앞에
田父有好懷 전부유호회 마음씨 좋은 농부가 서 있다
壺漿遠見侯 호장원견후 멀리서 술 들고 인사 왔다며
疑我與時乖 의아여시괴 세상과 떨어져 산다고 나를 나무란다
襤縷茅詹下 남루모첨하 누차하게 초가집에 산다하여
未足爲高栖 미족위고서 고상하고 맑은 삶이라 할 수없다 한다
一世皆相同 일세개상동 모든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살듯이
願君汨其泥 원군골기니 그대 또한 뒤섞여 함께 더불어 살라 하네
深感父老言 심감부로언 농부의 말에 마음 깊이 느끼는 바 있으나
稟氣寡所諧 품기과소해 본시 타고난 성품이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니
紆轡誠可學 우비성가학 험한 일이야 배울 수 있겠지만
違己거非迷 위기거비미 타고난 성품을 바꾸는 것도 바르지 못하리
且共歡此飮 차공환차음 속 뜻을 알았으니 가져온 술이나 마십시다
吾駕不可回 오가불가회 본래 타고난 나의 본성은 돌릴 수 없으리라
○ 歟(여) : 어조사 ‘여’. ~까. 강한 의문을 표시하는 종조사(終助詞)。
○ 田父(전부):나이 많은 농부. 농민에 대한 존칭.
○ 好懷(호회): 호의. 호감을 가짐.
○ 壺漿(와장):병술.
○ 見候(견후):방문하다.
○ 疑(의): 의아해 하다.
○ 與時乖(여시괴): 세상과 떨어져 산다. 乖는 이그러질 ‘괴’. 단절되다. 끊어지다.
○ 茅簷(모첨): 띠로 인 처마. 초라한 집.
○ 未足(미족): 아직 넉넉하지 못함.
○ 高栖(고서): 살림살이. 高는 경어적 표현
○ 尚(상) : 존경하다. 공경하다.
○ 願君汨其泥(원군골기니) : 그대도 진흙탕을 어지럽혀라. 즉, 세상에 뒤섞여 살라는 뜻.
○ 汨(골):흐리게 하다. 어지럽히다. 汨羅江(멱라강) : 굴원이 빠져 죽은 강이름.
○ 稟氣寡所諧(품기과소해) : 타고난 기질이 남과 화합하지 못하다.
○ 稟氣(품기) : 타고난 성질.
○ 所諧(소해) : 화합하도록 하다.
○ 紆轡誠可學(우비성가학):고삐를 틀어 가는 방향을 바꾸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다. 즉, 세상과 타협하여 사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다는 뜻이다. 紆(우):굽다. 구부러지다 轡(비):고삐, 재갈
○ 違己(위기): 자신의 신념을 어기다.
○ 詎(거): 어찌.
○ 駕(가):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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