途中風雪 도중풍설 눈바람 맞으며
李穡 이색 1328~1396
萬竅呼號風怒起 만규호호풍노기 오만 구멍 부르짖어 성난 바람 몰아치니
毳帽狐裘如潑水 취모호구여발수 털모자 여우 갖옷은 물을 뿌린 듯하고
須臾雪勢欲包空 수유설세욕포공 잠깐 새에 눈보라가 공중을 몽땅 휩싸니
海岳奔走歸溟濛 해악분주귀명몽 바다와 산은 분주히 어둠속으로 돌아가네
糢糊車轂垂長氷 모호거곡수장빙 흐릿해진 수레바퀴엔 긴 고드름 드리우고
玉杯馬蹄珠綴騣 옥배마제주철종 말굽은 옥잔같고 갈기엔 구슬이 주렁주렁
丘陵坑坎平如削 구릉갱감평여삭 구릉과 골짜기는 깎아 놓은듯 편평하여라
咫尺倒顚何數數 지척도전하삭삭 지척에서 넘어지는 것 어이 그리 잦은고
平生最愛僧窓眠 평생최애승창면 평생에 가장 좋아한 건 절집에서 잠잘 때
松竹蕭蕭雲滿天 송죽소소운만천 송죽엔 바람 불고 하늘엔 구름 가득할 제
煎茶爐火照面紅 전다노화조면홍 화롯불에 얼굴발갛게 비추며 차를 달이어
淺斟低唱飛蚊同 천짐저창비문동 조금마시고 모기 소리로 조용히 읊음일세
已知此樂天下獨 이지차락천하독 이런 낙을 아는 사람은 천하에 나뿐이니
便合逍遙老巖谷 편합소요노암곡 암곡에서 소요하며 늙는것이 합당하거늘
誰敎遠走學爲官 수교원주학위관 누가 멀리 달려와 벼슬하길 배우게 했나
要識世間行路難 요식세간행로난 요컨대 세간의 행로 어려움을 알아야겠네
<牧隱詩稿卷之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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