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驛吟 산역음 산역에서 읊다
李穡 이색 1328~1396
迢迢官道燕山遙 초초관도연산요 아득한 관도 따라 연산은 멀기도 하여라
馹騎飛塵朝復朝 일기비진조부조 말굽에 먼지 날리며 하루요 또 하루로세
眯目何曾賞風景 매목하즌상풍경 티 든 눈으로 어떻게 풍경을 감상할쏜가
如暗夜中行路永 여암야중행로영 캄캄한 밤중에 먼 길 가는 것과 같아라
山容水態瞥眼過 산용수태별안과 산수의 풍경마저 별안같이 스쳐 지나니
無人停驂發高詠 무인정참발고영 말 멈추고 소리높여 읊는 이 아무도 없네
郵亭困臥鼻如雷 우정곤와비여뢰 객사에 곤히 누워 우레처럼 코를 골아라
羊肉白麵腸中堆 양육백면장중퇴 양고기와 메밀국수는 창자 가득 담았는데
王事靡盬星火急 왕사미고성화급 왕사를 튼튼히 할 일이 성화같이 급하여
中書下檄仍相催 중서하격잉상최 중서에서 격문 내려 잇따라 재촉을 하네
誰知外國謹守禮 수지외국근수례 외국인이 삼가 예의 지킴을 누가 알리요
使者往來無吏事 사자왕래무이사 사자들이 왕래함에 관리의 일은 통 없고
遇興高吟或久立 우흥고음혹구립 흥이 나면 높이 읊으며 혹 오래도록 서서
長短詩成書側理 장단시성서측리 장단의 시구 이루어 측리지에 기록한다오
況此靑山似東國 황차청산사동국 더구나 이 청산은 우리 동국과 같아서
啼鳥野僧雲滿谷 제조야승운만곡 새 울고 스님 있고 골짝에 구름 가득하니
人間何處不堪隱 인간하처불감은 인간 어느 곳인들 은거할 만하지 못하랴
他日吾詩當再讀 타일오시당재독 후일에 나의 시구를 의당 재차 읽으리라
<牧隱詩稿卷之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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