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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툰 / Platoon 음악적인 리뷰 + 음악 모음

천하한량 2007. 7. 19. 17:54

플래툰 / Platoon 음악적인 리뷰 + 음악 모음

1986년/각본+감독: Oliver Stone/주연:Charlie Sheen + Tom Berenger +

Willem Dafoe/ 음악:Georges Delerue/120분.



편견이다, 아니다, 사실이다 는 각자가 판단할일이지만

대체적으로 클래식 뮤직이 일반 팝 뮤직 보다 더 ‘고급’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같은 종류의 음악이라도 예를 들어,

Herbert Von Karajan 이 지휘하던 Berliner Philhamoniker 가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인 오케스트라들이 하는 것보다 더 훌륭하다고들 생각한다.

이는 눈으로는 볼 수 없고 귀로만 느낄 수 있는 음악의 질에 관한 문제인데 그러면

눈으로 보는 영상과 어우러지는 영화음악의 경우에도 이런 ‘고급’의 경우가 적용될까?

물론 다는 그렇지 않겠지만 적어도 이 영화의 경우에는

Samuel Barber 의 ‘Adagio For String, Op.11’




전체적으로 영화의 격을 더욱 고급스럽게 한 것만은 사실이다.



총알이 난무하는 전쟁터의 장면들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고, 또 감히

그런 장면에 사용할 발상을 했다는 자체가 신기할 정도 였는데, 결과는 120% 성공

이었으며, 영화가 더 고급스러워지는 효과도 함께 가져다 주었으니 재삼 강조,

또 강조하지만 역시 영화에 사용하는 음악이야말로 너무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해준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인 것이다.

그리고 이 성공은 오래 동안 프랑스 클래식 음악계에 몸 담었다가 1950년대부터

평생 300 여 편이 넘는 영화음악들을 만들어온 대가,



Georges Delerue (1925-1992, 프랑스/위의 사진)
의 역량에서 비롯되었다.

젊은 시절이었던 1950년대 말 부터는, 프랑스 영화계의 누벨 바그

(Nouvelle Vague / New Waves)의 기수들,

Alain Resnais(‘히로시마, 내 사랑’, 1959년에 음악참여),

Francois Truffaut (‘피아니스트를 쏴라’,1960년에 음악참여),

Jean Luc Godard (‘Contempt’,1963년에 음악참여)
등과 뜻을 같이 하면서

영화 음악으로 이들을 지원하고 또 프랑스 영화계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다면,

환갑을 넘긴 노년에는 이 작품으로 할리우드에 큰 족적을 남긴 셈이 되었다.



그가 존경한다는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의 음악 선배,(위의 사진)

Samuel Barber(1910-1981)를 무대 전면에 등장 시키므로서......



한국어로 ‘돌쇠’라는 이름(Mr. Stone)에 어울릴만한 외모의

Oliver Stone (1946, 미국 뉴욕) 감독
은 실제로도 베트남전쟁에

참전 하였고, 또 무공훈장까지도 받았다고 하는데(위의 사진 / 그도 크리스같이

자원을 하였으며 똑같이 두 번 부상 당 했다.) 그래서 그가 직접 쓴 이 영화의 각본

자체가 그의 실제 경험담 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 몇몇 등장인물은 실존했었다고

하며 마리화나 파티등도 실제 모두 있었던 사실이라고 밝혔다.

어쨌든 베트남을 소재로 한 영화로 감독에 데뷔한(1971년) 이래, 줄곧 구상해왔다는

이 작품은 15년 만에 결실을 본 셈인데, 베트남 을 소재로 한 많은 전쟁영화중에서도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1979)

특히 많이 비교(대조)를 하는 작품이 되었다.

형이상학적으로 어느 면에서는 어려운 영화로 꼽힌 ‘지옥의 묵시록’이 미군 고급장교

들의 이야기를 다룬다면 이 영화는 한 엘리트 사병의 눈으로 본 베트남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그 누구 편도 들지 않고)아주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우리는 적군들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싸우고 있었습니다. 결국 적은 우리들의 내부에 있었던 것 이었죠“


라는 마지막 장면의 독백처럼 한 소대(Platoon) 안의 여러 부류의 인간 상 들 과

또 이들끼리의 아주 복잡한 인간관계가 매우 리얼한 전투 씬 들과 함께 펼쳐 진다.

“Rejoice, O Youngman in Thy Youth"

라는 의미 있는 타이틀 자막과 함께 시작되는 첫 장면,

1967년9월, 대학을 중퇴 하고 남들은 어떻게 하면 안 가려고 애쓰는 베트남을

자원한 신병, 크리스(Charlie Sheen) 가 비행기에서 내리고, 곧, 캄보디아 국경

부근에 주둔한 제25보병 사단 브라보 중대에 배속이 된다.

그리고 그가 배치 받은 소대에는,

Lt. Wolfe (Mark Moses/소대장/풋내기 장교),

Sgt. Bob Barnes (Tom Berenger/선임 하사관),

Sgt. Elias Grodin (Willem Dafoe/분대장),

Sgt. O Neil (John C Mcginley/분대장)
등의 고참들이 있다.



그러나 일주일도 않되, 계속되는 정글속의 매복, 수색작전 등으로 크리스 는

지옥 같은 이곳을 지겨워하기 시작하고, 고참들 역시 곧 죽을 목숨들이라고 이들

신병(Fresh Meat) 들에게는 관심도 없다. 아니게 아니라, 깊은 밤에 코앞에까지

다가오는 적들과 교전을 하면서 신병들은 계속 죽어가고 죽음의 공포는 점점 더

강해진다.

그런 가운데, 시간은 흘러, 1968년, 새해가 밝아오고, 크리스도 차츰 변해 가는데,

어느 날 의심이 가는 한 마을을 수색하다가 반스 와 엘리어스가 서로 싸우게 되고

무고한 양민을 죽였다, 아니다 로 소대원들은 편이 갈리게 된다.


인간성을 상실하고 킬링 머쉰으로 변해가는 반스 지지파,

그나마 라도 남은 인간성을 유지하려는 엘리어스 지지파.

서로를 증오하는 가운데 반스 중사가 작전 중 고립된 엘리어스를 구한답시고는

가서 그를 죽여 버린다. 그리고, 이를 눈치 챈 크리스는 복수를 다짐하는데,

마침 월맹군이 대 공습을 감행해온다. 밤을 새운 치열한 전투에서 모든 소대원들이

전멸해가는 가운데, 크리스 만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그리고 의무병을 불러달라는 반스 를 끝내 사살하고 만다.



전선이 따로 없는 밀림 속에서 죽을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죽는 게 낳겠다고 까지

말하는 소대원들, 백인들을 위해서 우리가 왜 죽느냐고 말하는 흑인 병사들,

폭우가 퍼붓는데도 그 빗속에서 잠에 골아 떨어지는 병사들,

주로 하류층들로만 구성되어, 총알받이 역할만 한다고 불평들을 하는 이 보병대원들을

지옥 같은 상황으로 묘사한 올리버 스톤의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

무엇이 옳고 그름도 판단하기 힘든 극한 상황으로 몰리는 이들은 같은 소대원들끼리

갈등하고 미워하며 서로 죽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경험 한 듯한

스톤은 전쟁 광으로 망가져 가는 반스도, 또 그 반대편의 입장에 서있는

엘리어스도, 그리고 반스를 죽이는 크리스도 모두 변호하듯이 이 영화의

줄거리를 풀어 나갔다.

물론, 반전은 기본이겠지만 그가 이 영화를 통하여 하고픈 말들은 어쩌면 크리스가

할머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의 내용(헬리콥터에 앉아 있던 크리스의 독백)과

같지 않을런지.....

“나에게 전쟁은 끝났지만, 그 기억만은 늘 나와 함께 할 겁니다.

아마 반스와 엘리어스는 앞으로도 계속 싸우면서 평생동안 내 영혼을 사로 잡겠죠.

그러나 어쨌든 간에 살아남은 자에게는 그 전쟁을 다시 상기하고 우리가 거기서

배운 것들을 (후세에게) 알리면서, 우리의 남은 생애동안 생명의 존귀함과 참 의미를

찾아야할 의무가 남아 있습니다.“



이 영화의 명장면, 헬리콥터로 죽음의 계곡에서 철수하는 대원들의 눈 앞에서

벌떼처럼 달려드는 적군의 총알 세례를 받고 엘리어스가 위로 팔을 뻗치다

쓰러지는 처참한 광경(맨 아래 포스터 참고)위로 흐르는,

비장한 분위기의 ‘Adagio For String, Op.11’은 크리스가

흙먼지 자욱한 공항에 내리는 첫 장면과 대공세 다음날 아침에 불도저로 시체를

치우고 있는 그 끔찍한 전장 터를 벗어나는 마지막 장면을 포함하여 전편에 걸쳐

대여섯 번 정도 들을 수가 있는데,(마을이 불 탈 때, 빗속에서 수색을 할 때 등)

그 어느 누구의 지휘와 연주보다도( Leonard Bernstein 과 비교해보아도)

이 Georges Delerue가 편곡하고 지휘한 이 영화음악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다.

Samuel Barber가 로마에서 공부할 때 현악 4중주곡으로 작곡을 하였다고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왜 그렇게 슬프게만 들리는지.......



전체 스코어를 담당한 Georges Delerue 와는 별도로 Music Supervisor 인

Budd Carr 도 의미 있는 팝송 3곡을 영화 속에 삽입 하였는데, 치열한 전투를

끝내고 베이스 캠프 로 돌아와 마리화나 파티를 할 때, 환각의 분위기하면 절대로

빼어 놓을 수가 없는, Jefferson Airplane의 1966년도 히트 곡,

‘White Rabbit’ 이 먼저 분위기를 잡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 다음 곡으로, 이곡과는 정반대의 역설적인 의미를 지닌

“우리는 마리화나 나 LSD 를 하지 않습니다” 라는 가사로 만들어진

‘Okie From Muskogee’(Merle Haggard 노래) 가 흐르는데 그 이유가 뭘까?



우리나라에서는 서유석씨가 오래전에 이곡에다 한글가사를 붙여 노래한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삽입한 음악들이 서로 반대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너도 옳고 나도 옳다는 식

으로 반스 와 엘리어스의 입장을 음악적으로 다시 정리 해주는 셈이다.

그리고 흑인 백인 가릴 것 없이 약에 취해서 텐트 안에서 합창을 하는 곡은

Smokey Robinson & The Miracles의



‘Tracks of My Tears’라는 오래된 소울 뮤직이다.



아버지, Martin Sheen (1940, 오하이오)이 ‘지옥의 묵시록’에서 독백을 하지만

아들, 찰리 쉰(1965,뉴욕)도 이 영화에서 독백을 하는 것이 재미난 우연인데,

역시 이 영화가 그를 스타덤에 올렸고 또 출연한 대부분의 배우들이 지금은

거의 스타들이 되어 있다.(감독, 올리버 스톤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Johnny Depp (1963, 켄터키)의 신인시절 모습도 볼 수가 있지만,

역시 Tom Berenger (1949, 시카고)의 섬��한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필리핀에서 촬영을 한 이 작품을 위해 모든 출연자들이 특별 유격 군사 훈련을 별도로

오랫동안 받았다고 하는데, 많은 군사전문가의 참여도 리얼한 영상제작에 큰 도움이

되었겠지만, 올리버 스톤은 1978년에 Deer Hunter 를 제작하고 감독한

Michael Cimino (1939, 뉴욕) 선배 에게 특별히 감사를 표하였다.

그리고 1987년도, 제59회 아카데미상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포함 4개 부문 과

그해 골든 글로브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포함3개 부문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