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공가이드 ▒

당신, 지금 지루하십니까?

천하한량 2007. 6. 3. 01:23
아주 오래 된 기억이다.
초등학교 시절 매주 한번씩 학급 회의를 했다.
 
반장이 회의 주재를, 부장들이 보고를 했다.
그리고 학급 친구들이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회의 내용은 서기가 기록을 했다.
그리고 논의된 주제는 다수결로 통과되고 40여분 지나면 회의가 끝이 났다.

학급회의를 할 때는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랬기에 맘껏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했다.
 
논의된 내용은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되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담임선생님께 전달이 되었다.
 
실천 과제로 학급 칠판에 일주일간 기록이 되어 지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초등학교 시절 학급 회의, 일명 어린이 회의에 대한 기억이다.

그로부터 수 년이 지났다.
나이가 들면서 의심할 나위 없이 경험도 많아졌고, 지식도 많아졌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는 지금,
회의의 회수는 훨씬 많아졌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우리가 어릴 적 제대로 배운 회의 방식을 까먹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보통의 직장인이면 크건 작건 적어도 하루에 한번 이상의 회의를 한다.
상사가 있는 자리면 상사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고,
 
팀원끼리 모이면
회의의 주 내용을 벗어나게 되는 일들도 종종 있다.
 
제대로 회의 하는 법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초등학교 시절 어린이 회의를 통해 배웠던 회의에 대한 기초적인 내용들을 되짚어 보자.
무엇이 문제인가?

1.
회의의 주제가 있는가, 또는 알고 있는가?


한 온라인 게임 업체 S 마케팅 팀장은 회의의 아버지라 불리 울 만큼 회의를 좋아한다.
늘 문제가 생기면 꼭 회의를 통해 팀원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사공이 많다 보니 늘 회의는 주제 없이 마냥 흘러 갔다.
결국 팀원들의 만류로 더 이상 전체가 모이는 회의는 안 하기로 했다.
 
주제가 확실치 않거나 모인 인원들에게 공유가 되지 않은 경우
그 회의는 무의미하다.

2.
회의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어떤 회의건 그 회의가 제일 필요하다고 느낀 사람이 있다.
그리고 회의를 소집한다. 그 경우 그 사람이 그 회의를 이끌어 갈 의무가 있는 것이다.
 
불러 놓고, 이런 이야기를 하자 해 놓고 멀뚱멀뚱 앉아 있으려면
차라리 메신저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게 낫다.
 
회의에서 빛나는 사람은 발표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라
회의를 잘 이끌어 가는 주재자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의 에너지와 관심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다.
리더로서의 자질까지도 회의를 이끌어 가는 모습에서 볼 수 있다.
 
혹시 회의를 소집해 놓고도
회의를 바라 보고만 있지 않나 생각해 보자.

3.
회의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 문제는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상당히 좌우된다.
어른들이 많은 회사에서는 아무래도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분위기는 힘들다.
 
그러나 정말 헛소리를 지껄이지 않는 한
모든 이의 의견은 소중하다.
 
각자의 고유의 경험과 생각들이
적당히 걸러져서 나오는 것이 의견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한 온라인 게임 회사는 회의 때마다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기로 유명하다.
회의가 주로 상사의 이야기를 듣는 형태라고 한다.
 
일장 연설을 듣다 보면
하고 싶은 이야기도 저 뱃속 깊이로 쑥 들어 간다.
 
만약 늘 회의에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다면 그 회사는 멈출 수 밖에 없다.
몇 사람의 의견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게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4.
회의가 언제 끝나는지 알고 있는가?


회의가 마냥 늘어 진다. 시계를 자꾸 봐도 답답하기만 하다.
심지어 옆 사람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참 크게 들린다.
 
이미 회의 시간은 3시간을 넘어 섰는데,
답은 안 나오고, 회의의 주제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새 버린 듯한 느낌이다.
 
이런 회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미 회의가 지루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생기면 그 회의는 중단을 해야 한다.
 
만약 회의를 주재할 기회가 많은 분이라면
이 점을 명심해라.
 
인간은 최적의 상황에서 최상의 의견을 낼 수 있다.
지루한 회의는 중단하자.

5.
회의를 통해 얻어진 결론에 대해 실천을 하는가?

이 문제는 힘든 부분이다.
말로만 한다고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만약 결론을 내린 것들에 대해 100% 완수하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는 매년 엄청난 속도로 성장만 할 것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회의에서 회사에 해가 되는 걸 결정하는 경우는 없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수많은 회의들이 심지어 기록으로 남지도 않는다.
회의는 많이 했다는데, 무슨 회의를 했는지
 
문서가 아닌 참석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확인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첫째로 중요하다.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 봐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수준이면 더욱 좋다.
그리고 그 내용을 각 담당자들이 실천해야 한다.
 
회의에 대해서 회의를 갖지 않으려면 그렇다는 것이다.
어린이 회의에 관한 기억들을 떠 올려 보자.
 
q
어린이 회의(Should-be)
잘못된 회사 회의(To-be)
회의 주제가
명확하다
없을 때도 있다
회의 주재자()
정해져 있고 능숙하다
역할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자유로운 의사 소통이
된다. 어른이 없다
안 될 때가 많다
회의의 기록이
정확히 남는다
사람에 따라 다르다
회의에 정해진 시간이
있다. 40분에 다 된다
없다
회의의 결론은
실천 과제로 칠판에 적힌다
생각만 한다

어떤 사람에게 전화를 했을 때 상대편이
, 회의 중이야”, 혹은저 회의 중입니다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제부터는 참 궁금해야 한다.
그 회의에서 명확히 논의되는 것이 있는 건지,
 
회의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있는 건지,
회의에서 그 사람이 이야기를 듣고만 있는 건 아닌지,
 
그리고 몇 시간 째
무의미한 이야기들만 떠들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그 회의가 잘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마디만 하면 된다.

지금 지루하십니까?”
 
 
(고평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