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문(祭文)
경재상 형제가 부친인 시중 정렬공에게 제사지내는 글을 대신 지음[爲慶宰相兄弟祭父侍中貞烈公文]
아, 슬프다. 하늘이여! 여기에 이르렀는가. 죽음을 다해 나라를 섬겨 어려운 때를 구제함에 있어서 더욱 분발하고 더욱 연마하여, 조금도 쇠한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임금의 수족이 되고 나라의 귀감(龜鑑)이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덕은 소공석(召公奭)과 같았으니 마땅히 스승이 되셔야 할 것인데, 하늘이 주지 아니하여 향리(鄕里)에 돌아오셨습니다. 향리에 돌아오셨으니 마땅히 오래 사셔야 할 것인데, 하늘이 수(壽)를 주지 아니하였으니, 슬프다. 어찌할꼬. 외롭게 외롭게 남은 저희 자식들은 앞으로 누구를 의지하겠습니까. 우리 자손들을 돌아보고 흠향하시옵소서. 아, 슬프다.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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