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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跋)발 호법론(跋護法論) -이색(李穡)-

천하한량 2007. 5. 1. 02:48

발(跋)
 
 
발 호법론(跋護法論)
 

이색(李穡)

송(宋)나라 승상 장천각(張天覺)의 《호법론》 한 편이 거의 만여 자에 달한다. 석씨의 도제 승준(僧俊)이 환암 보제대선사(幻菴普濟大禪師)의 명으로 충주(忠州) 청룡사(靑龍寺)에서 이를 중간하였는데, 이미 공역을 마치고는 원본을 가지고 나에게 그 말미에 발하기를 요구해 왔다. 내가 그 말을 보니 거의 다 이해 할 수 없는 말들이다. 그러나 한(韓 한유)ㆍ구(歐 구양수)씨를 배척하기를 좋아하였으니, 한ㆍ구씨는 내가 본받는 바인지라, 내 실로 해괴하게 안다. 하지만 오탁악세(五濁惡世 불교에서는 인류가 생존하는 세계를 오탁악세라 부른다.)에서는 착한 일을 하여도 반드시 복되지 않으며, 악한 짓을 하여도 반드시 화 되지 않는다 하니, 불씨가 아니면 어디에 귀의하겠는가. 아, 《호법론》이 세상에 성행함은 의당한 일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