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은선생글 ▒

발(跋) 발 중옥 환학 시권(跋仲玉還學詩卷) -이색(李穡)-

천하한량 2007. 5. 1. 02:42


 발(跋)
 
 
발 중옥 환학 시권(跋仲玉還學詩卷)
 

이색(李穡)

중옥은 묵헌(墨軒) 선생의 손자요, 이상(二相)공의 둘째 아들이다. 나이 20여 세에 중국에 들어가서 성균학생(成均學生)에 승보(升補)되어 강습하기를 □ 오래하였는데, 동렬에게 찬양 받았으며, 어버이에게 귀성할 것을 고하고 곧 돌아오려 할 적에, 한때의 큰 선비들이 모두 시로 송별하니, 사림들이 영광으로 알았다. 신축년 난리에 분탕된 나머지 규정(糾正) 정희(鄭熙)가 이를 얻어서 민씨에게 돌려보내니, 남아 있는 자가 겨우 9명이요, 또 떨어져 나가서 분별할 수 없고, 읽어도 구절이 이루어지지 못하므로 들은 바로 질정하여 위와 같이 보충해 써 넣었다. 급암(及菴)의 시는 오직 한 귀만을 얻었으나 굳이 기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혹시 와서 고하는 자가 있지 않을까 한 것이다. 사대부에게 준 시장(詩章)은 본래 전집(全集)에 있는 것이나 전하는 것이 적고, 본권(本卷)이 세간에 산질되어 떨어져 나가 있어 자손도 얻어 보는 자가 드물거든, 하물며 그 장항아리의 덮개로 되어 흩어진 것이다. 자복(子復)이 그 어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신명에 통한 것이니, 정씨의 얻은 것이리오. 병중에 회포에 느낌이 있고, 나도 또한 중국에서 학업을 닦은 사람이로되, 선배의 한 마디의 정중한 증언(贈言)을 얻지 못하였더니, 이 책을 보고 더욱 중옥을 사모함이 있으니, 중옥은 가히 아들을 두었다고 이를 만하다. 이 책으로 하여금 드디어 인몰되도록 하였다면, 선대 유학자들의 필적을 어찌 오늘과 장래에 빛을 내게 하리요. 중옥은 가히 아들을 두었다고 이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