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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序) 송 설부보사 환조 시 서(送?符寶使還朝詩序) -이색(李穡)-

천하한량 2007. 5. 1. 01:12

서(序)
 
 
송 설부보사 환조 시 서(送?符寶使還朝詩序)
 

명 나라가 천명을 받아 무공(武功)이 이루어짐을 고하여 중원이 평정되므로, 이에 사이(四夷)를 권고(眷顧)하고 안무(按撫)하여 두어둠이 마땅하다. 드디어 사신을 명하여 수레를 태워 사방으로 내보내어, 위엄과 덕화를 선포하고 각기 그 나라 백성을 안정케 하였다. 그래서 부보(符寶) 설공(?公)이 조서(詔書)와 예폐(禮幣)를 받들고 만 리의 바다를 건너, 이 나라에 사신으로 와서 신성한 천자의 회유(懷柔)하는 뜻을 선양하니, 온 나라가 분주하여 받들기를 오직 삼가히 할 따름이었다. 지난번 관적(關賊)이 요동(遼東)을 침범하니 공은 실로 이 땅에 피난 왔었다. 그래서 사대부로 함께 노닌 자가 공경하고 사랑하였다. 그러므로 옛날 떠날 적엔 그리움이 깊었고, 지금 오게 되자 기쁨이 지극하였으며, 또 그 돌아감이 빨라서 만류할 수 없음을 근심하여 이에 서로 시를 지어 증정하였다.
나는 생각하건대, 조선 나라를 세운 것은 실로 당요(唐堯) 무진년이었다. 비록 대대로 중국과 상통하였으나 중국이 일찍이 신하로 여기지 아니하였으며, 이 때문에 주 무왕이 은 태사(殷太師)를 봉하여 신하를 삼지 아니하였다. 그후 신라ㆍ고구려ㆍ백제가 솥발처럼 대치하여 서로 웅장하여 진(秦)ㆍ한(漢) 이래에 혹은 상통도 하고 혹은 절교도 하였는데, 우리 시조가 굉장한 자격과 원대한 계략으로 당의 말기에 일어나서, 드디어 삼국을 합병하고 그 땅에서 왕이 되어 5대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내려왔으니, 대개 5백 년이 되어간다. 습속이 이미 다르고 언어가 통하지 아니하니, 진실로 중국의 알아주지 않는 바이지만, 그러나 시ㆍ서ㆍ예ㆍ악의 풍이 아직도 사라지지 아니하여 중국을 존대할 줄 알며, 만약 성인(聖人)이 나오게 된다면 의지하여 돌아가려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하물며 지금 천자가 먼 곳 사람을 비루하게 여기지 아니하시고, 가혜(嘉惠)하는 것이 이와 같으며, 부보공(符寶公)이 또한 능히 마음가짐이 충족하여 예칙할 수 없어, 험한 거센 파도를 보기를 평탄한 길처럼 여기고 덕음(德音)을 선초하여, 상하가 서로 믿어서 털끝만큼도 의심이 없으니, 대대로 번방이 되어 우리 제명(帝明)을 머리에 얹고, 천만세를 나갈 것이 대개 지금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공은 부디 기억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