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贊)
사 귀곡서원화 찬 병서(賜龜谷書院畵贊幷序)
달마절로도강도(達磨折蘆渡江圖), 동자보현 육아백상도(童子普賢六牙白象圖), 큰 글씨로 쓴 각운(覺雲)ㆍ귀곡(龜谷) 모두 네 개의 두루마리다. 높이와 넓이가 꼭 같은데 모두 지금 임금의 친필이다. 지금의 대조계종사 선교도총섭 숭신진승 근수지도 도대선사(大曹溪宗師禪敎都總攝崇信眞乘勤修至道大禪師)인 운공(雲公)이 이것을 가지고 한산(韓山) 이색(李穡)에게 들려서 이르기를 “임금께서 주신 것을 화려하게 하려면 문장보다 더 좋은 것이 없을 것이니 대저 현세의 사람에게 보이며 후대에 전함에 있어서 이것이 아니고는 다른 방도가 없다. 그러므로 장차 관료들에게 글을 받으려 하는 것이니 그대가 먼저 하여 달라.” 하고 또 이르기를 “장노도(長蘆圖)와 백상도(白象圖)는 나를 경계하시기 위함이니 그 은혜 본시 망극하온 바이며 각운(覺雲)은 나의 이름이요, 귀곡(龜谷)은 나의 호(號)다. 지금 그 집을 나가서 도를 공부하는 사람이 그 수가 몇 만 명인데 이름과 호가 임금에게 알려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하물며 또한 마음에 명심하시고 손을 대시고 글씨로 나타내어 한 세상에 빛나게 하셨으니 그 다행이 어떠한가, 이러므로 나는 기필코 그대에게 이것을 부탁하는 것이다.” 하였다. 신(臣) 색(穡)이 삼가 엎드리어 펴 보고 물러 앉아서 말하기를 “불교가 세상에서 소중히 여긴지가 오래 되었다. 다만 인과(因果) 관계를 말하며 죄와 복을 운운하는 자는 말단에 속하는 것이요, 고상하고 공허하며 묵묵히 모든 세속 밖에, 초월한 사람에 대하여는 곧 우리 유학(儒學)에서 고상한 사람이라도 그를 경멸히 여기지 않는다. 공손히 생각하옵건대 성상 전하(聖上殿下)께옵서는 깊이 오묘한 뜻을 체득하셨으므로 그들에게서 취하는 것이 그 방도를 얻으셨다. 그러므로 근세의 속된 폐해를 모조리 배척하시고 장차 태조(太祖)의 옛 도리를 복구하시려 하였다. 그런데 귀곡(龜谷)은 홀로 사랑을 받자와 벌써 자(字)로 표창하여 높이는 칭호를 내리셨고 또 한가하신 때에 항상 그를 생각하시와 친이 서화를 제작하시어 이렇게 사랑하심을 내리셨으니 곧 그 사람이 어떠한 줄은 알 수가 있다. 대저 귀곡은 양반의 후예다. 타고난 기질이 벌써 보통 사람과 달랐고 도학으로 닦은 공부가 또한 원숙하였다. 그러므로 달마(達磨)의 마음으로, 보현(普賢)의 행적을 따랐다. 그의 이름을 생각하여 마음에 아무것도 가지지 아니함으로써 모든 존재의 원리를 삼았고 그의 호(號)를 생각하여 장륙(藏六)을 모든 행동의 근본으로 삼았다. 그의 행적은 자연스러웠고 그의 마음은 담담하였으니 본시, 벌써 물질을 물질로 여기지 아니한 것이다. 그가 오늘에 내리신 것을 받음은 요행이 아니요 당연한 것이다. 큰 글씨는 깊고 온자하여 만근 무게의 솥과 같으며 변화한 품은 아홉 번 제련한 단사(丹砂)와 같다. 코끼리의 걸음이 뚜벅뚜벅 옮겨지는데 강 바람이 옷에 가득하니 인간의 정서와 물건의 형태가 모두 그 극치에 도달하였다. 성인의 마음이 붓으로 옮겨지는 것이 조물주의 재주가 물건에 나타나는 것과 같다.” 신 색은 감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이에 대하여 찬을 지으며 그 첫 머리에 서술하였다.
귀곡(龜谷)
화(和)한 기운은 하늘에 있으며 허령(虛靈)함은 물건에 있다. 오직 신묘한 용도(用途)를 간직하였으니 아무도 이를 막을 이 없다. 누가 이것을 고르게 베풀어서 우주를 하나로 만들 것인가.
달마(達磨)
이 몸은 공허한 것, 하늘과 물이 한가지 빛이로다. 아득히 가는데 바람은 맑고 달은 밝았다. 그 가운데 조그마한 존재, 오직 한결 같아, 알지 못하리라.
보현(普賢)
어금니 여섯 개인 큰 코끼리는 큰 들로 걸음을 내딛었네, 부귀스럽구나 이 훌륭한 모습을 보라. 딱할사 산골 길에는 비로소 나의 수레를 달리는구나.
법명(法名)
무심으로 마음을 삼아, 큰 허공으로 드나들도다. 바람은 벗이 되며 비는 아들이라. 그것도 부지런한 일이구나 오묘한 그 까닭 알아낼 사람, 스님이 아니면 누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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