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풍기 이생 연묵에게 기증하여 시맹을 맺다[寄贈豐基李生淵黙 以締柿盟] 2수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4. 03:42
풍기 이생 연묵에게 기증하여 시맹을 맺다[寄贈豐基李生淵黙 以締柿盟] 2수

내사의 황감이라 대령의 삼백 배는 / 內史黃甘大令梨
이천 년의 묵적이 상기도 임리하이 / 二千年墨尙淋漓
만약에 은풍 땅 감을 한번 먹게 해준다면 / 若敎一喫殷豐柿
곡수의 풍류놀인 뉘에게 속할는지 / 曲水風流竟屬誰
접어 포갠 적경은 하나하나 돈닢 크기 / 摺疊赤瓊一錢大
하돈 같은 안본은 세상에 넘실대네 / 河豚贋本世滔滔
세 그루의 보수는 하회의 옛집이라 / 三株寶樹河淮宅
식탐 많은 늙은이에게 백 개만 봉송하게 / 一百封題爲老饕

[주D-001]내사의 황감 : 내사는 회계내사(會稽內史)를 지낸 왕희지를 말하고 황감은 그의 황감첩(黃甘帖)을 말함.
[주D-002]대령의 삼백 배 : 대령은 왕헌지의 벼슬이 중서령(中書令)을 지냈는데 직을 떠나자 왕민(王珉)이 갈음하였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헌지를 대령(大令)이라 하고 민을 소령(小令)이 라 함. 배는 헌지의 송리삼백첩(送梨三百帖)을 말함.
[주D-003]곡수 : 난정(蘭亭)의 유상곡수(流觴曲水)를 말함.
[주D-004]적경 : 곶감을 말함.
[주D-005]하돈 같은 안본 : 《죽파시화(竹坡詩話)》에 "미원장(米元章)이 다른 사람의 서화를 잘 바꾸는데 양차옹(楊次翁)이 국을 마련하여 밥을 대접하며 '오늘은 그대를 위해서 하돈 생선을 준비하였다.'고 하였는데 사실은 다른 생선이었다. 원장은 의심하여 먹지 아니하니 차옹은 웃으며 '공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안본이다.’했다." 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