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우작(偶作)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3. 18:24
우작(偶作)

속이 달고 갓이 씀을 계산조차 하지 않고 / 不算甛中與苦邊
하늘 바람 한 삿갓은 역시 인연 따라설레 / 天風一笠亦隨緣
백발이 휘날려라 삼 천의 길이라면 / 飄零白髮三千丈
홍진에 허덕여라 육십 년이 이 아닌가 / 折磨紅塵六十年
내 침명을 좋아하여 자주 술을 맞는 건데 / 我愛沈冥頻中聖
먼 귀양 가엾다서 신선이라 칭해주네 / 人憐遠謫漫稱仙
처마밑에 절뚝절뚝 때로 약을 내리면서 / 蹣跚簷底時行藥
차 끓이는 연기 하냥 세월을 보낸다오 / 消受茶罏伴篆煙

[주D-001]술을 맞는 건데[中聖] : 중주(中酒)와 같은 말인데 술의 청(淸)은 성(聖)이고 탁(濁)은 현(賢)이라 칭함. 두보의 음중팔선가(飮中八僊歌)에 "含杯樂聖稱避賢"의 글귀가 있는데 그 주에 보임.
[주D-002]약을 내리면서[行藥] : 약을 마신 뒤에 약이 내려가라고 거니는 것을 말함. 두보의 시에 "行藥病涔涔"의 글귀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