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차황산운(次黃山韻) 2수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3. 18:23
차황산운(次黃山韻) 2수

하얀꽃 붉은꽃이 시새운 듯 벌어지니 / 旋開群白又叢紅
차례로 돌고돌아 봄빛이 안배되네 / 春色安排次第中
유명한 좋은 철 곡우를 만났는데 / 佳節有名逢穀雨
봄빛은 번풍을 아니 부는 날이 없네 / 韶光無日不番風
눈앞의 탈바꿈이 응당이 이럴진대 / 眼前幻相應如是
분수 밖의 번화롬도 다시 헛것 아니로세 / 分外繁華復不空
오늘밤 어여쁠사 저 꽃 위 밝은 달은 / 今夜可憐花上月
맑은 빛깔 술에 서려 거년과 마찬가지 / 淸輝入酒去年同
꽃다운 때 술 대하면 언제나 서글프니 / 芳辰對酒每咨嗟
돈과 술로 세월을 멈추기란 어려운 일 / 難把酒錢歲月賖
배 채우자 보리밥을 함께 한 내 부끄럽소 / 愧我塡腸同麥飯
세상에 보기 드문 그대는 바로 창화 / 如君稀世是菖花
차 달이는 그곳엔 파리 모기 응당 적고 / 蠅蚊應少拈茶處
가조하는 그 집에는 벌 나비 드셀레라 / 蜂蝶爭喧嫁棗家
눈에 가득 석류꽃 불꽃같이 피었으니 / 滿眼石榴開似火
시차가 굴러굴러 문앞에 당도하네 / 門前轢轢到詩車

[주D-001]창화 : 《양서(梁書)》 태조장황후전(太祖張皇后傳)에 "初后嘗於室內 忽見庭前 菖蒲生花 光彩照灼 非世中所有 后驚視 謂侍者曰 汝見不 對曰 不見 后曰 嘗聞見者富貴 因遽取呑之 是月生高祖"라 하였 음.
[주D-002]가조 : 정월에 대추나무를 두들기는 것을 말함. 《군방보(群芳譜)》에 "每元旦日未出時 反斧斑駁椎之 謂之嫁棗 不椎則 華而不實 斫之則 子萎而落"이라 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