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산사(山寺)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3. 18:19
산사(山寺)

기운 봉 비낀 고개 여기가 진경인데 / 側峯橫嶺箇中眞
열 길이라 홍진 속에 잘못 들어 헤매었네 / 枉却從前十丈塵
감불은 사람보고 얘기를 하자는 듯 / 龕佛見人如欲語
산새는 새끼 낀 채 절로 와서 가까운 양 / 山禽挾子自來親
흠대의 맑은 물에 차를 끓여 마신다면 / 點烹筧竹冷冷水
분화를 공양해라 담담한 봄이로세 / 供養盆花澹澹春
눈물 닦는 그 공부를 어느 누가 터득했노 / 拭涕工夫誰得了
만 골짝 솔바람에 한번 길게 한숨 쉬네 / 松風萬壑一嚬申

[주D-001]한번……한숨 쉬네[嚬申] : 얼굴을 찌푸리며 고통하는 소리임. 이백의 명고가(鳴皐歌)에 "寡鶴淸唳 飢鼯嚬申"이라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