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가을밤에 연생과 더불어 함께 짓다[秋夜 與蓮生共賦] 2수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3. 17:57
가을밤에 연생과 더불어 함께 짓다[秋夜 與蓮生共賦] 2수

술이 익자 꽃조차 갓 피어나니 / 酒熟花初發
시의 정은 눈썹 끝에 함께 엉겼네 / 詩情俱在眉
다른 이끼 돌은 같은 기쁨이라면 / 異苔同石喜
각각 꿈 상 함께 한 앎이로세 / 各夢共床知
벌레소리 푸른 등불 비내리는 밤 / 蛩雨靑燈暗
기럭 나는 서리하늘 단풍 더딘 철 / 雁霜赤葉遲
중양도 차츰차츰 가까워지니 / 重陽看漸近
이 또한 술잔 잡을 때가 아닌가 / 又是把杯時
십 년이라 담로를 상상하자니 / 十年覃老想
문득문득 수염 눈썹 나타나는 듯 / 忽若現鬚眉
단정코 맺혔어라 삼생의 연업 / 定結三生業
되려 만 리로 좇아 알게 되다니 / 翻從萬里知
시감엔 향판이 예롭다면은 / 詩龕香瓣古
서파엔 석범이 더디군그래 / 書帕石帆遲
불묵에 참선을 마치고 나니 / 佛墨參禪罷
그윽한 정이 다시 몰려드는 걸 / 幽情更湊時

[주D-001]다른……기쁨이라면 : 주 5) 참조.
[주D-002]담로 : 옹담계를 말함.
[주D-003]삼생의 연업 : 불가어로 삼세전생(三世轉生)의 뜻임.
[주D-004]향판(香瓣) : 주 2) 참조
[주D-005]석범 : 주 15)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