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박옹국인과 더불어 동협에 노닐자는 언약이 있어 성곽을 나가다[與泊翁菊人約遊東峽 出郭] 2수 -완당 김정희-

천하한량 2007. 3. 12. 20:38
박옹국인과 더불어 동협에 노닐자는 언약이 있어 성곽을 나가다[與泊翁菊人約遊東峽 出郭] 2수

비가 오건 날이 개건 교계 안 하니 / 晴雨曾無較
막대 신발 언제고 한가하다오 / 筇鞋到底閒
오늘밤은 응당 하얀 달이라 / 今宵應白月
오늘밤은 달이 둥긂.
나아갈 길은 모두 청산이로세 / 前路盡靑山
눈을 거친 것은 다 그릴 만한데 / 過矚皆堪畫
거닐며 읊은 시는 깎아 마땅해 / 行吟合就刪
알괘라 종래부터 얼뜬 사람은 / 從知褦襶子
여기에서 짜고 신 것 구별하는 걸 / 於此判鹹酸
공몽한 저 속으로 들어만 가니 / 漸入空濛內
읊는 채찍 잠시도 한가치 않네 / 吟鞭不暫閒
닥치는 곳곳마다 안개와 구름 / 煙雲皆處處
이 산 저 산 가릴세라 모두다 청록 / 靑綠盡山山
저녁 볕은 끝내 뉘가 붙들어 두리 / 夕景終難駐
긴 길은 얼마나마 깎고 싶은 걸 / 長程輒欲刪
만나면 마시는 게 시골 막걸리 / 村醪逢着飮
어느 겨를 달고 신 걸 헤아리겠소 / 那復計甘酸

[주C-001]박옹 : 박옹은 이명오(李明五)의 호인데 자는 사위(士緯)임.
[주D-001]얼뜬 사람[褦襶子] : 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을 이름. 정효(程曉)의 조열객시(嘲熱客詩)에 "今世褦襶子 觸熱到人家"라 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