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씨 노인에게 써서 주다[書贈方老] |
우리들이 예서에 있어 평소에 마음으로 모(摹)하고 손으로 따라가는 것이 서경(西京)·동경(東京)의 옛 법에 있는데도 급기야 성취된 것은 겨우 당 나라 한택목(韓擇木)과 채유린(蔡有隣)의 과구(窠臼)에 그치고 말며 해체(楷體)에 이르러는 구·저의 문경을 탐색하려 해도 역시 명 나라 심씨(沈氏)의 형제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그 육조(六朝)의 조준(刁遵)·고담(高湛)과 고정(高貞)·무평(武平)·천통(天統)·시평(始平) 연간의 여러 비를 거슬러 올라가자면 하늘에 오르기만큼 어려운데 하물며 산음(山陰)을 거슬러 올라간단 말인가. 산음은 가장 웅강(雄强)으로써 장점을 보이는데 이는 그 신수(神髓)이다. 만약 북비(北碑)가 아니라면 그 웅강을 볼 수가 없으니 이 어찌 요즈음 통행하는 황정·악의(樂毅)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겠는가.
[주D-001]한택목(韓擇木)과 채유린(蔡有隣) : 한택목은 당 창려인(昌黎人)으로 관(官)은 공부 상서(工部尙書)·산기상시(散騎常侍)이며, 팔분(八分)에 공(工)하여 채옹(蔡邕)의 법을 배웠는데 풍류한미(風流閒媚)하여 채옹의 법이 중흥했다고 함. 채유린은 당 제양인(濟陽人)으로 관은 주조참군(冑曹參軍)인데 팔분을 잘 써서 처음에는 졸하고 약하다가 천보(天寶) 중에 이르러 드디어 정묘하였다고 함. 두보의 이조팔분소전가(李潮八分小篆歌)에 "尙書韓擇木 騎曹蔡有隣 開元以來數八分"이라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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