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오 진사에게 주다[與吳進士][5]

천하한량 2007. 3. 9. 04:36
오 진사에게 주다[與吳進士][5]

연달아 혜서를 받드니 형(形)은 막혀도 신(神)은 가깝구려. 더구나 봄이 무르익는데 체력이 날로 편안하다니 바라고 빌던 바이로세.
누인은 예와 같은 초췌한 몸이라 더 말할 게 없네. 보여준 별지는 마음을 쏟음이 이와 같이 정중하니 감격하여 견디지 못하겠네. 다만 실지에 벗어나는 명성은 군자가 부끄럽게 여기는 것이니 이는 스스로 돌이켜 낯이 붉어질 일이외다.
그대가 나와 다른 날 서로 보게 될 때에는 바로 또 없는 데서 있는 것을 내놓으라 할 것이니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져 한번 웃게 될 걸세. 이 경우를 생각하니 미리 입에 든 밥알이 튀어 나오곤 하네. 나머지는 팔이 아려 더 쓰지는 못하겠으니 눌러 양찰하기 바라네. 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