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진사에게 주다[與吳進士][1] |
연달아 수함(手椷)을 받으니 매우 흐뭇하네. 또 이처럼 봄이 다 가고 녹음은 날로 두터워지는데 객지 신상이 다시금 어떠한가 생각이 간절하네.
다만 행사(行事)에 있어서는 뒤로 물리칠 생각을 갖는다니 진실로 뜬 구름은 자취가 없어서 잡아매기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중간의 상황은 귀를 가리고 달아나려고만 하니 역시 그대 앞에 대고 이야기할 수도 없네.
아행(兒行)에 대하여 동반하고 안하는 것은 역시 조금도 구애할 필요가 없으니 아무리 백 번 생각해봐도 이익될 것은 없네. 다만 그대 처지로 논한다면 오늘의 의려(倚閭)는 어제의 의려가 아닌가 자못 이해할 수 없는 일이로세. 의려는 비판(裨販)하는 물건이 아니니 괘씸한 일이로세.
"금성(錦城)이 아무리 즐겁다지만 일찍 집에 돌아가는 것만 못하다.[錦城雖云樂不如早還家]"라는 말이 있으니 그대의 재량에 달려 있을 뿐 남이 권유하거나 저지할 바가 아니지 않은가. 이미 이를 위해 머무르지 않는다면 백 리를 앞에 두고 또 어찌 꼭 오며가며 번거로움을 꺼리지 않을 필요가 있겠는가. 나머지는 불선.
[주D-001]의려(倚閭) : 부모가 자식 돌아오기를 바라는 데 쓰는 말임. 《전국책(戰國策)》제책(齊策)에 "王孫賈母曰 女朝出而晩來 則倚門而望 女暮出而不還 則吾倚閭而望"이라 하였음.
[주D-002]비판(裨販) : 비판(稗販)과 같은데 소매상을 말함. 장형(張衡)의 서경부(西京賦)에 "裨販夫婦"의 구가 있고, 그 주에 "買賤賣貴 以資裨益"이라 하였음.
[주D-003]금성(錦城)이……못하다[錦城雖云樂 不如早還家] : 이백(李白)의 촉도난시(蜀道難詩)에 나타나 있음.
[주D-002]비판(裨販) : 비판(稗販)과 같은데 소매상을 말함. 장형(張衡)의 서경부(西京賦)에 "裨販夫婦"의 구가 있고, 그 주에 "買賤賣貴 以資裨益"이라 하였음.
[주D-003]금성(錦城)이……못하다[錦城雖云樂 不如早還家] : 이백(李白)의 촉도난시(蜀道難詩)에 나타나 있음.
'▒ 완당김정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 진사에게 주다[與吳進士][3] (0) | 2007.03.09 |
---|---|
오 진사에게 주다[與吳進士][2] (0) | 2007.03.09 |
이 농장인 재규 에게 주다[與李農丈人 在奎] (0) | 2007.03.09 |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20] (0) | 2007.03.09 |
장 병사 인식 에게 주다[與張兵使 寅植][19] (0) | 2007.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