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초 병학 에게 주다[與潁樵 炳學][1] |
하늘에 기러기 날고 첫서리가 내리는데다 또 국화철을 만나게 되니, 얼마 전 같은 열기와 번뇌를 생각하면 오늘날 이 서늘바람이 불어줄 줄을 뉘라서 예측했겠습니까. 천기(天機)의 돌고 돎이 이와 같은가 봅니다.
박군을 인하여 시하(侍下)에 계신 영체(令體) 평안하시단 말을 들었으니 마음이 놓이며, 합부인(閤夫人) 병환은 염려되기는 하오나 복록을 누리는 집안이니, 한때의 무망(無妄)쯤은 과히 염려할 게 있사오리까. 두려움보다 믿음이 앞섭니다.
아우는 오랜 지병이 상기도 여전하니, 목석 같은 완둔(頑鈍)한 신세라 스스로 가련하외다. 서화용 여러 장 종이는 춘부장의 촉탁이 계셨으니 곧 받들어 써 올리지 않으리까만 이는 잠깐 사이 만들어 응수(應酬)하는 것과는 다르니 두고서 며칠을 기다려 계획하겠으며, 또한 사소하게 걸리는 일이 있어 부득불 조금 지체하지 않을 수 없으니 행여 사정을 헤아려 주심이 어떨는지요. 늦은 햇볕이 훈더워 간신히 써 올리며 갖추지 못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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