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시모음집 ▒

산을 보면 산이었고 물을 보면 물이었다.-靑源惟信-

천하한량 2007. 3. 9. 01:48
  

老僧이 30년 전 參禪하러 왔을 때는 
 
산을 보면 산이었고 물을 보면 물이었다. 
 
뒤에 와서 善知識을 친견하고 깨달아 들어간 곳이 있게 되자, 
 
산을 보아도 산이 아니었고 물을 보아도 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몸뚱이 쉴 곳을 얻으매 
 
예전처럼 산을 보면 산이요 물을 보면 물일 뿐이로다. 
性澈 스님의 法語로 해서 유명해진 靑源惟信 선사의 公案이다. 
 
禪師는 30년 간의 수행 끝에 처음 본래 자리로 돌아와 앉아 있다. 
 
그러고 보면 30년의 공력은 
 
본래 자리로 돌아오기 위한 고초일 뿐이었다. 
 
한때 눈 앞이 번쩍 열리는 깨달음의 빛 속에서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닌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와 다시 보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일 뿐이다. 
 
무엇이 어떻다는 말인가? 
 
3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그 사이의 소식을 알 수 있다면 
 
그는 이미 깨달음의 경계에 진입한 자일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