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詩渾似學參禪/ 시 배움은 흡사 參禪 배움 같거니
不悟眞乘枉百年/ 眞諦를 깨닫잖콘 백년이 부질없다
切莫嘔心幷剔肺/ 심장 토하고 폐부 도려냄도 더할 나위 없겠지만
須知妙悟出天然/ 妙悟는 天然에서 나옴을 알아야지.
깨달음 없는 參禪은 공연히 제 몸을 들볶는 것이나 같다.
살아 숨쉬는 깨달음이 없는 시는 말장난일 뿐이다.
禪僧 神贊은 일찍이 깨달음 없이 습관이 되어버린 參禪을 일러,
"열린 문으로는 나가려 하지 않고, 창문을 두드리는 어리석음이여.
문종이를 백년을 두드려 본들, 언제나 나가볼 기약있을꼬.
空門不肯出, 投窓也大痴. 百年鑽古紙, 何日出頭期."라 노래한 바 있다.
방 안으로 날아든 벌은 환히 열린 문은 마다하고
굳이 닫힌 창문만 두드린다.
자유의 문은 저기 저렇게 활짝 열려 있는데 집착을 놓지 못해
그걸 보지 못한다.
시인이 시의 묘리를 깨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심장을 토해내고 폐부를 도려내는 고심참담도 좋지만,
진정한 깨달음이란 원래 없는 것을 쥐어 짜내는 조탁과는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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