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연명시집 ▒

丙辰歲八月中於 <병진년 하손에서 추수하며>

천하한량 2007. 2. 24. 19:49

陶淵明

 

 

丙辰歲八月中於 <병진년 하손에서 추수하며>
 
貧居依稼穡  빈거의가색  농사지어 먹는 가난한 살림
戮力東林외 
육력동림외  온 식구가 힘을 합해 일을 하네
不言春作苦 
불언춘작고  보리고개의 배고픔은 견디겠으나
常恐負所懷 
상공부소회  기대하던 타작 망칠까 두려웁네
司田眷有秋 
사전권유추  농사감독관이 곡식 익은 것 보고
寄聲與我諧 
기성여아해  희롱조로 풍작이라 내게 말 했으나
飢者歡初飽 
기자환초포  굼주리던 나도 포식할 기쁨에 넘쳐
束帶侯鳴鷄 
속대후명계  의관 갖추고 닭 울기만 기다리네
楊읍越平湖 
양읍월평호  노를 저어 잔잔한 호수를 건너
汎隨淸壑廻 
범수청학회  출렁충렁 맑은 계곡 따라 돌면
鬱鬱荒山裏 
울울황산리  울창하게 숲이 우거진 깊은 산중에
猿聲閑且哀 
원성한차애  원숭이 울음 애처롭고 적막하다
悲風愛靜夜 
비풍애정야  쓸쓸한 밤 바람 더욱 애처롭고
林鳥喜晨개 
임조희신개  날 밝자 새들이 즐거워 한다
日余作此來 
일여작차래  세속을 떠나 농사 지은 지
三四星火頹 
삼사성화퇴  이미 십이년의 세월이 지났노라
姿年逝已老 
자년서이로  몸이 나이를 이미 먹었으나
其事未云乖 
기사미운괴  나의 의지만은 변함이 없네
遙謝荷조翁 
요사하조옹  하조옹 바라보고 감상하니
요得從君서 
요득종군서  그대 덕택에 내가 물러나 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