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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한사(讀漢史) -이색(李穡) -

천하한량 2007. 2. 4. 23:10

독 한사(讀漢史)
 

이색(李穡)

우리 도가 어두워지니 / 吾道多迷晦
선비 갓 쓴 이들은 겉만 꾸미네 / 儒冠摠冶容
자운이 자못 적막하고 / 子雲殊寂寞
백시는 제라서 중용이라네 / 伯始自中庸
육적을 마침내 어디 쓰랴 / 六籍終安用
삼장을 끝내 따르지 못했네 / 三章竟不從
유유한 천년 뒤에 / 悠悠千載下
공명와룡을 다시 생각하네 / 重憶孔明龍


[주D-001]자운(子雲)이 자못 적막(寂寞) : 한(漢) 나라 양자운(揚子雲 : 揚雄)이 태현경(太玄經)을 저술하며 숨어 살면서, “적막(寂寞)으로 덕을 지킨다.”고 자칭하더니, 뒤에 역적(逆賊) 왕망(王莽)에게 벼슬하다가 죄에 걸려 체포를 당하게 되자 높은 누각에서 몸을 던져 떨어졌다. 사람들이, “적막(寂寞)은 투각(投閣)이로다.” 하였다.
[주D-002]백시(伯始)는 제라서 중용(中庸)이라네 : 한 나라 호광(胡廣)의 자(字)가 백시(伯始)인데, 경학(經學)에 익숙하고 나라의 원로(元老)로서 삼공(三公)의 지위에 있으면서 모든 정무(政務)를 잘 처리하였으므로 당시의 사람들이, “모든 일이 처리되지 않거든 백시에게 물어라. 천하의 중용(中庸)은 호공(胡公)에 있네.” 하였다. 그러나, 당시에 왕씨가 세력을 부려서 나라를 빼앗았는데도 그는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몸만 보전하니, 후세에서는 이를, “호광의 중용”이라고 기롱하였다.
[주D-003]삼장(三章) : 한 고조(漢高祖)가 처음 진(秦) 나라를 평정하고 부로(父老)들을 불러 말하기를, “진 나라의 법은 너무 혹독하고 까다로웠으므로, 나는 이제부터 진 나라 법을 모두 없애고, 법 삼장(三章)만을 약속한다. 살인한 자는 죽이고, 사람을 상해(傷害)한 자와 도둑질한 자는 처벌한다.” 하였다.
[주D-004]공명와룡(孔明臥龍) : 한 나라 말기(末期)의 제갈공명(諸葛孔明)이 출세하기 전에, 사람들이 그를 와룡(臥龍)이라 하였다.